- 도시지 이론, “결코, 정답은 될 수 없다”
지난호에 이야기한 ‘포트스톡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먼저 ‘포트스톡턴’의 부마인 ‘Cure the Blues’는 10전6승2위1회를 기록했던 경주마로 1000m∼1700m 사이의 단거리에서 활약했다. 2000m로 펼쳐지는 캔터키더비에서는 15위에 그쳐 중장거리에서는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또한 ‘Cure the Blues’의 자마 역시 ‘포트스톡턴’을 비롯해 대부분 스피드를 보유한 조기완성형 단거리 혈통의 자마가 많았다. ‘Cure the Blues’의 부마인 ‘Stop the Music’역시 우승거리가 2000m를 넘지 않아 단거리에서의 활약이 높았고, 자마 역시 조기완성형 단거리 혈통이 많았다.
결국 이와 같은 피를 이어 받은 ‘포트스톡턴’은 도시지이론상의 적정거리인 1700m∼1800m보다 좀 더 거리적성이 짧아지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의 부마인 ‘Cure the Blues’와 조부 ‘Stop the Music’이 모두 셰프드라스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거리적성이 다소 길게 나오는 것이다. 현재 셰프드라스에는 모두 200여 마리의 씨수말이 포함돼있고, 적절한 시기마다 한번씩 교체가 되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씨수말로 활약한 ‘Cure the Blues’도 셰프드라스에 포함될 전망이고, 그렇게 된다면 ‘포트스톡턴’의 도시지지수 역시 평균 DI와 CD가 상승하면서 거리적성도 좀 더 짧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도시지지수는 ‘포트스톡턴’과 같이 윗대 씨수말이 셰프드라스에 포함되지 않아 분석 결과가 맞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것과는 달리 ‘사이코배블’처럼 별다른 이유 없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이코배블’의 DI값은 1.35로 도시지이론상의 거리적성은 2400m 이상의 스테미나 혈통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코배블’의 현지 성적은 12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단거리마였고, 국내 자마들 역시 조기완성형의 스피드마가 많다. 도시지이론과는 전혀 맞지 않는 셈이다. 부,모의 거리적성이 반드시 자마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포트스톡턴’과 ‘사이코배블’에서 볼 수 있듯이, 도시지이론은 결코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물론 해가 갈수록 연구가 거듭되고 있어 점점 더 근접하고는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경주마는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국내산마의 경우 도시지이론은 거의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 높고, 실제로 도시지이론을 토대로 경주마의 적정거리를 내는 경우가 국내에는 거의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경주 체계가 지나치게 단거리에 몰려 있단 점과, 세계 삼류 생산국인 우리 여건상 셰프드라스에 포함되지 않는 씨수말이 너무나 많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겠다.
결국 도시지이론으로 비슷하게 추리는 할 수 있지만, 맹신은 금물이란 뜻이다. 특히 국산마들은 더욱 더 그렇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