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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마티존스’의 삼관 등극을 눈앞에 두고 ‘스마티존스’에 대한 혈통 분석도 다각도로 나오고 있는 듯 하다. 이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6전6승으로 캔터키더비에 도전할 당시만 해도 상대적으로 거리 적성이 짧아서 장거리는 어려울 것이라는 혈통 전문가들의 분석이, 시간이 갈수록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스마티존스’가 스피드 혈통이라는 것은 그의 부계나 모계에서 쉽게 드러난다. 부마인 ‘엘루시브쿼리티’(Elusive Quality)는 ‘미스터프로스펙트’계열로 7펄롱(1400m)을 1분20초1에 주파하며 트랙 신기록은 세웠던 스피드 경주마였고, B.M.S인 ‘스마일’(Smile) 역시 1986년 브리더즈컵 스프린터(G1, 1200m) 우승과 함께 당시 미국 챔피언 스프린터 경주마에 선정됐던 마필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거리적성의 대표적인 이론인 도시지이론을 살펴봐도 ‘스마티존스’의 도시지 인덱스는 3.40으로 분명 스피드에 가까운 혈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스마티존스’가 스피드 혈통에 가깝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막상 이러한 혈통 이론을 무시하고 2000m와 1900m에서 거푸 우승하자 혈통 전문가들의 의견도 바뀌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잘 살펴보니 몇 대 선조에 장거리 혈통인 xx가 있어!”, “비주류 혈통인 xx가 피를 융화시켜 장거리에서도 잘 뛴 거야!” 따위의 이야기가 그런 것들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할아버지, 할머니, 증조, 고조, 고고조 이렇게 올라가면 스테미너 있는 혈통이 왜 없겠는가? 어차피 경마라는 것이 지구력 게임에서 스피드 게임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니 당연히 선조를 치고 올라가다 보면 장거리에 적합한 혈통이 안나올 리가 없단 이야기다.
‘스마티존스’는 분명 훌륭한 경주마이고, 이번 벨몬트스테익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스마티존스’의 혈통을 살펴봤을 때, 이번 벨몬트스테익스는 적어도 이전 두 번의 대회처럼 쉽게는 우승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경주마의 혈통에 대한 분석은 과거 결과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결과에 대해 예측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서러브렛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어떤 경주마든 3대 시조와 만나게 된다. 서러브렛은 지독한 근친상간의 역사가 이어져왔고, 지금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지독한 근친상간의 역사 속에 조금 더 좋은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오랜 기간 경마 생산자들의 숙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혈통이 우수하다고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그럼에도 꾸준히 연구하고, 분석해야겠지만.
본 코너에서도 수도 없이 이야기했던 것이 ‘피어슬리’에게 암말 자마는 100% 수말 자마보다 열성이라는 것이었다. 수 년째 통계로 증명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생산자들 역시 ‘피어슬리’와 교배를 할 때는 혹시나 암말 자마가 태어날까봐 무척 고심한다고 한다. ‘피어슬리’가 우수한 자마들을 많이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자들에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도 최근 2000m 경주에서 거푸 2위 입상에 성공한 ‘즐거워’(5세, 암말) 때문에 ‘절대’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수정을 가할 수밖에 없어진 것 같다.
‘스마티존스’나 ‘즐거워’나 혈통에 절대란 없음을 알려준 사례라고 본다. 다만 계속해서 근사치를 찾아가는 것은 우리가 해야할 일이겠지만 말이다.
작 성 자 : 김중회 rin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