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조에 가면 좋은 일이 있다

출전두수와 편성면에서 경마팬들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지난주 경마, 그러나 2주전만 해도 경마 성립 자체에 많은 우려가 있었기에 지난주 경마는 무사히 치렀다는 점만으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4월, 5주 경마의 첫 관문이었던 지난주 경마는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출전두수가 적었고 편성 강도가 낮았다. 이것은 반대로 부진마들에겐 입상 기회의 제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배당도 생각보다 낮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최고배당 8백24.1배를 비롯 10배 이상 8회 기록)
먼저 조별 성적에 대해 살펴보면 2승씩을 기록한 9조, 22조, 35조, 38조, 49조, 53조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중 2승 2위 2회를 기록한 22조(이왕언 조교사)가 돋보인다. 22조는 ‘꽃길’, ‘마이산’등의 국산 마필들로 첫 승을 기록함과 동시에 ‘글라이딩프린스’, ‘흥해’의 상승세도 이어나갔다. 지난해 경주마 세대교체와 더불어 윤기정 기수의 영입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22조는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더욱 탄탄한 안정감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경마팬들의 사랑을 더욱더 많이 받기를 기대해본다. 2승을 기록한 49조(지용철 조교사)도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바로 기수 기용면. 김정년 기수의 기승 정지, 김훈 기수의 부상으로 기수 기용면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49조는 최근에 조용배 기수의 기용으로 기복없는 마방임을 과시하고 있다.
전례를 볼 때 무명의 김정년 기수가 탑기수로 부각되는 등 49조 마필에 기수들이 기승하면 좋은 일이 생김을 볼 수 있는데 현재는 마방 해체이후 다소 공백기가 있었던 조용배 기수에게 새로운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조기수는 3월에만 4승 2위 4위를 기록했고 4월 들어서는 3승으로 가장 높은 승수를 쌓았다.
49조 마필들에 대해 좀 더 언급하면 동시기에 도입된 ‘러브이즈블라인드’, ‘로즈보우턴’, ‘세인트크리스토퍼’, ‘센터플레이’등이 현재는 어느 정도 능력차를 보이고 있으나 도입당시 지용철 조교사가 이들에 걸었던 기대치가 대동소이했음을 고려할 때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마필들에 대해서는 좀 더 기대를 해도 좋은 듯 싶다. 국산마 ‘솔마루’, ‘수지’, ‘영취산’도 비슷한 맥락.
이외에도 2승 2위 1회씩을 기록한 35조(하재흥 조교사), 38조(박흥진 조교사), 2승을 거둔 53조(김문갑 조교사)도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기수 부문에서는 3승 2위 1회를 기록한 조용배 기수가 압도적이다. 소속조, 타조 할 것 없이 고른 활약을 보였는데 배당면에서는 2위를 차지한 ‘주동자’의 선입작전이 경마팬들의 뇌리에 가장 강인하게 남았을 것이다. 선·추입 모두 가능한 조용배 기수는 최근 안정적인 선입작전에 강세를 보이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2승 2회를 기록한 윤기정 기수도 맹활약을 펼친 한주였다. 2승 2위 2회라는 성적도 상당한 성과로 평가내릴수 있지만 내용은 그 이상. 이유는 총 9번의 기승 중 7번이 선행작전을 구사했기에 경마팬들로선 “또 들어오나?”라고 위협(?)을 느낄 정도. 전성기 기량에 거의 접근한 윤기수의 기승술에 경마팬들은 주목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정균 기수는 ‘기원’으로 마침내 수습해지에 성공했다. 강태현, 함완식, 박을운 기수등과 함께 누가 먼저 수습을 해지하느냐에 관심을 모으기도 한 상태에서 문기수가 그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기수들 사이에서는 우스개 소리로 “수습해지 즉시 행복 끝 불행 시작”이라는 말이 있는데 문정균 기수가 정식 기수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새로운 관심사다.
이외에도 올해 들어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혜성 기수가 신예마로 분류될 수 있는 ‘득마산성’과 ‘플루이드’로 2승,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김창옥 기수가 ‘수재’와 ‘마리오네’로, 3월 최다승 기수 박수홍 기수가 ‘플래터러’와 ‘능소능대’로 각각 2승씩을 거둬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8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40조의 ‘신세대’가 32승으로 과천벌 최다승 기록을 연이어 경신했다는 것과 역시 40조 마필 ‘당나루’가 90전을 맞아 첫 입상에 성공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이중 ‘신세대’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 40조 고옥봉 조교사는 “마필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경마대회보다는 일반경주에 치중할 것이며 또한 1kg의 부담중량에도 민감하므로 3kg의 감량 기수 기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신세대’의 경마대회 공백은 당분간 ‘글라이딩투댈러스’가 메울 것”이라고 덧 붙였다.
신예마 부분에서는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2조의 ‘웨딩위시’와 9조의 ‘플루이드’가 인상적이었다. 이중 ‘플루이드’는 데뷔전을 앞둔 시점에서 지용훈 조교사의 “지구력에서는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단평을 고려할 때, 2번째 경주를 맞아 선행 우승을 차지했음은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한 마필이라는 점을 짐작케 해준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