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햇살과 더불어 24만5천여명(토·일 합산, 마사랑 포함)의 경마팬들로 가득 메워졌던 경마공원. 조교사협회노조의 단체행동이 마무리된 지난주 경마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지난주 경마는 2주 훈련을 기본으로 하는 경주마 새벽훈련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함이 있었으나 이번주 펼쳐지게 될 코리안오크스에 대한 기대와 마지막주(4월30일)의 마주협회장배에 대한 설렘으로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배당면에서는 5배 안팎의 저배당이 주를 이룬 가운데 1백와 70배의 고배당이 발생했다. 이것은 토요일 제1경주와 일요일 제11경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면 특이할만한 사항이었다.
부문별 활약상 중 먼저 기수부문을 살펴보면 4승을 기록한 박태종 기수가 위력을 발한 한주였다.
지난해 낙마 사고로 인해 약 4개월간의 공백이 있었던 박기수는 2월말부터 재기전에 나선 뒤 현재까지 12승을 기록하는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지난주 일요일에는 7경주‘히즈어스카이트’, 8경주‘왕발산’, 10경주‘한판승부’의 3회 연속 기승을 모두 우승으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목표도 역시 1백승”이란 포부에 걸맞게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 나갔다.
박태종 기수로 인해 빛을 발했지만 토요 경마에서 또한 3연타석 우승을 차지한 안병기 기수도 빼놓을 수 없다.
6경주 ‘리노’, 7경주‘여걸’, 8경주‘홍주성’에 기승해 모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안병기 기수는 본지가 선정한 1월 MVP 기수답게 선전을 거듭했다.
박태종, 안병기 기수는 통산 5백승 이상씩을 기록한 과천벌 대표급 기수로서 지난해 영예기수로 선정된 만큼 타의 모범이 되며 성실한 기수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2승씩을 기록한 김효섭, 윤기정 기수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연이어 상한가를 치고 있는 윤기정 기수는 ‘스텝린’, ‘연승비상’등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갔는데 소속조(22조) 마필들에게 고른 우승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한편 1백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3개월간 목말라(?)했던 김형수 기수는 ‘리걸디드’로 드디어 고지를 점령했다.
토요일 제1경주에서 ‘명성산’으로 고배당을 터트린 김기수는 여세를 몰아 ‘리걸디드’로 1백승 달성, 아홉수에서 벗어난 뒤 ‘그로브레이디’로 손쉽게 1승을 추가했다.
조교사 부문에서는 3승을 기록한 38조 박흥진 조교사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38조는 5승으로 4월 다승 부문 단독 선두에 올랐다.
우승마 내용을 살펴보면 ‘데이몬즈’, ‘히즈어스카이트’, ‘한판승부’등인데 ‘데이몬즈’는 2전째를 맞아 여유 선입승을 일궈냈기에 3세 암말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히즈어스카이트’는 500kg대의 거구로써 순발력이 장거리까지 통한다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경주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이미 경마팬들의 뇌리에 자리잡은 38조, “명장 밑에 약졸 없다”란 말이 있듯이 경주마는 물론 박태종, 문정균 이란 능력기수들까지 배출했기에 박흥진 조교사의 지도력을 엿볼수 있다.
2승씩을 기록한 최혜식(39조), 이왕언(22조), 이희영(13조) 조교사도 뜻깊은 활약을 펼쳤다.
‘인모션’의 경마대회 석권 실패로 다소 의기소침해 있던 최혜식 조교사는 신예 능력마가 아닌 ‘리노’, ‘홍주성’과 같은 기존 마필들의 선전으로 분위기 쇄신을 이뤘고, 22조는 ‘끈기와 집념’이란 새로운 마풍을 연상시키며 데뷔 이후 주춤했으나 실전 감각이 쌓이면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스텝린’, ‘연승비상’등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또한 13조도 ‘그로브레이디’, ‘리걸디드’등의 선전으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국산1군 우승으로 두둑한 상금을 챙긴 ‘여걸’과 ‘왕발산’의 활약을 꼽을 수 있다.
최근 국산1군 경주 편성과 비교해볼 때 다소 강도가 낮았던 지난주 국산1군 경주는 그동안 능력마들에게 주눅(?) 들었던 중위권 마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이 기회를 살린 마필이 바로 34조 ‘여걸’과 18조‘왕발산’이었다. 이들은 국산1군 승군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여걸’, ‘왕발산’은 모두 4세 마필들로 동갑내기인 ‘새강자’, ‘자당’, ‘당대발복’등에게는 밀리나 나이를 고려해 볼 때 현시점이 가장 힘을 발휘할 시기므로 이들의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신예마 부문에서는 나란히 3전 3승을 기록한 ‘큰바위’와 ‘그로브레이디’를 꼽을 수 있다.
늦출발이란 단점이 있으나 막강한 추입력을 보유한 ‘큰바위’, 선·추입 자유로운 ‘그로브레이디’ 모두 차세대 기대주들로 거론될 수 있는 신예들이다.
이중 16조 박원선 조교사의 ‘큰바위’는 코리안더비를 앞둔 현 시점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속조 ‘합천’과 더불어 더비 출전이 유력시되는 ‘큰바위’는 53조의 ‘핵돌풍’·‘에스키모’, 12조의 ‘단심’등과 함께 우승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고된다.
한편 11조의 ‘크로스티취’, 38조의 ‘데이몬즈’, 22조의 ‘스텝린’등도 2전째를 맞아 우승을 차지했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