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5월 경마가 막을 내렸다.
5월 둘째주 경마는 78년 경마사 이래 인위적인 경마 중단 사태가 일어나는 치욕의 한 주이기도 했다.
5월 한달 동안 치러진 경마대회는 총 3개로 스포츠 조선배는 ‘자당’이, 코리안더비는 ‘핵돌풍’이, AJC트로피는 ‘다함께’가 그 우승컵을 거머쥐며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특히 지난주 펼쳐졌던 AJC트로피에서 ‘다함께’의 우승은 과천벌 외국산마 판도 변화에 종지부를 찍었다. 즉 ‘신세대’, ‘울프사일런서’, ‘인모션’등의 시대는 갔고, ‘스트라이크테러’, ‘비산’, ‘다함께’의 시대가 도래함을 알렸다.
막강한 도주력을 과시하는 ‘신세대’라고 하지만 ‘다함께’가 그 뒤를 바짝 쫓으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신세대’의 노쇠화가 피부로 느껴졌다.
대회전 박원덕 조교사(52조)가 밝혔듯이 ‘다함께’는 장래가 보장된 기대주라고 할 수 있다. 먼저 3세라는 나이가 아직 잠재 능력이 더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지구력이 현재 과천벌 경주마 중에서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박원덕 조교사는 ‘바다’로 ’97년 무궁화배를 석권한 이후 3년만에 시상대에 올랐는데 만연한 웃음 속에서도 마사회장을 비롯 마주, 관리사, 기수 모두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훈훈한 장면까지 연출했다.
5월 경마가 마감된 현 시점에서 한달 동안 가장 두각을 드러낸 조교사와 기수를 살펴보면 조교사중에서는 8승을 거머쥔 17조 김점오 조교사가 MVP 조교사로 유력하고, 기수중에서는 12승으로 4월에 이어 또다시 두자리 승수를 기록한 박태종 기수가 유력하다.
지난주 성적을 조교사 부문부터 짚어보면 3승을 기록한 강승영 조교사가 가장 좋은 성적을 일궈냈다.
내용은 국산마 쪽에서 강세를 보였는데 마주협회장배 이후 심기 일전한 ‘당대발복’이 60.5kg이란 과중량을 극복하고 건재함을 과시했으며, 더욱 빛나는 부문은 파죽의 4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백두거인’이 일취월장해 새로운 국산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2두의 국산마로 50조는 흐뭇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 14조 김일성 조교사와 10조 김정진 조교사가 소속조 대표마 ‘클래식리절트’, ‘동틀때’를 출격시켜 2승씩을 챙겼다.
기수부문에서는 AJC트로피 히어로 배휴준 기수가 두각을 드러냈다. 배기수 역시 ‘97년 ‘바다’로 무궁화배를 차지한 이후 3년만에 시상대에 올랐는데 ‘다함께’의 상승세와 맞물려 앞으로도 자주 시상대에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주전 6승으로 기염을 토했던 박태종 기수는 지난주에는 타기수들에게 우승하기가 미안한지 2위 6회라는 역시 근래 보기 드문 성적을 기록했다. 2승 추가로 5월달 만 총 12승을 챙긴 박기수는 올해 들어 32승을 기록중이다.
타 기수들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강병은, 안병기, 김혜성, 임대규, 천창기, 하무선 기수등이 나란히 2승씩을 기록해 비교적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2군 고별전을 치른 ‘동틀때’가 돋보였다. 세대 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동틀때’까지 가세한다면 외국산마 판도는 한마디로 춘추 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연승마 부문에서는 ‘더스파이커’와 ‘백두거인’이 각각 3연승, 4연승을 구가했는데 특히 ‘더스파이커’는 매경주 7∼8마신이라는 대차로 우승을 차지해 무척 인상적이다.
신예마 부문에서는 ‘인센스티브’와 ‘도심’이 주가를 높였는데 특히 ‘도심’은 데뷔전임에도 불구하고 1000m를 1분01초6이라는 탁월한 주파기록을 작성해 기대치를 한껏 드높였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