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한 “나는 03승이다∼”, 박태종 “나도 03승이다∼”

언제 경마 중단 사태가 있었냐는 듯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차분하게 치러졌던 지난주 경마, 그러나 경마팬들은 토요일 제1경주부터 제6경주까지 연이어 발생한 고배당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편, 최고 하이라이트였던 스포츠 조선배에서는 국산마 ‘자당’이 외국산 강호들을 여유있게 물리쳐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지난주 경마 성적을 기수부문부터 살펴보면 나란히 3승씩을 기록한 장세한, 박태종 기수가 단연 돋보인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CF(씨에프) 문구처럼 장세한 기수가 먼저 토요일 경마에서 “나는 03승이다∼”를 선언하자 박태종 기수는 바로 일요일 경마 1경주에서 승수를 추가하며 “나도 03승이다∼”라고 응수하는 듯 했다.
장기수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크로스티취’,‘노칫챗’, ‘꿈엔들’등 모두 능력 신장세 신예 마필들로 3승을 일궈냈는데, 특히 ‘노칫챗’과 ‘꿈엔들’은 이미 2연승을 기록한 ‘대제학’과 함께 7조의 단단한 기반을 구축했다. ‘캐실라베이’로 스포츠 조선배에서 다소 주춤했지만 한번 불붙기 시작하면 두려울 것 없는 기승술을 자랑하는 장기수에 경마팬들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3승으로 4월 MVP 기수로 선정된 박태종 기수도 지난주 역시 3승을 기록해 우리나라 최고 기수로서의 명성에 손색이 없게 했다. 최근 들어 타조 기승 회수가 더욱 증가돼 혹시나 체력 저하가 따르지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박기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이트가 열리고 경주마가 출발하면 나는 우승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허심탄회하게 밝혀 ‘타고난 승부사’임을 생각하게 했다.
여타 기수들의 활약상을 짚어보면 배휴준, 김창옥, 안병기 기수가 2승을 차지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김창옥 기수는 스포츠 조선배에서 2군 마필인 ‘쥬아라’로 2위를 차지해 역대 스포츠 조선배 우승 2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 대회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한편 김재섭 기수는 48조 마필인 ‘마천제’에 기승에 2위를 차지했는데 최근 ‘문전쇄도’, ‘빨간모자’에 이어 또다시 적지 않은 복승식 배당을 선사했다.
조교사 부문에서는 ‘자당’으로 스포츠 조선배를 거머쥔 29조가 강윤식 조교사가 눈에 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산 최고마 ‘자당’이 과연 외국산 강자들을 만나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기대대로 8마신이란 대차로 우승을 차지해 주가를 드높였다.
강윤식 조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당’의 행보를 짚어보면 6월 첫째주에 펼쳐질 스포츠 서울배(1400m, 5세 이하, 별정)와 6월 둘째주에 펼쳐질 마사회장배(1800m, 오픈, 핸디캡) 중 한 개 대회를 고려중인데 당연히 마사회장배가 적합하겠지만 62kg 혹은 63kg의 과도한 부담중량이 예상되는 만큼 스포츠 서울배가 오히려 경주를 치르기에는 더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스포츠 서울배를 앞두고 ‘스트라이크테러’, ‘샤이닝타임’, ‘언지퍼’등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이것마저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여타 조교사들의 활약상을 짚어보면 2승을 기록한 7조 박진호 조교사와 11조 이인호 조교사가 있다. 7조는 ‘꿈엔들’, ‘노칫챗’등의 신예 마필들로 일궈낸 성과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고, 11조는 ‘토비역정’의 재기, ‘크로스티취’의 상승세로 마방 활력소를 불어 넣었다.
한편 20조 배대선 조교사는 1승 2위 3회라는 빈도 높은 입상 회수를 기록했는데 ‘새한빛’의 국산1군 우승, ‘쥬아라’의 경마대회 준우승을 비롯 성적에 걸맞게 두둑한 상금을 챙겼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러브이즈블라인드’가 위력을 발휘한 한 주였다. 경마 중단 사태로 실시하지 못한 니가타 특별경주, 그 경주에 출사표를 던졌던 마필들이 다시 모여 경주를 치른 결과 ‘러브이즈블라인드’가 우승을 차지했다. 2군 최강으로 발돋음 한 ‘러브이즈블라인드’로서는 앞으로 장거리 적응력 배양이 관건으로 남았다.
신예마 중에서 두각을 드러낸 마필은 ‘배리씰’과 ‘크로스티취’다. 모두 2연승을 기록했는데 순발력보다는 지구력에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향후 거리가 늘어난다고 해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50조 ‘소리마당’은 데뷔전 우승을 체력전으로 일궈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