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대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그러나 편성이 편성인만큼 작전은 공개하지 않겠다. 이번 경주 우승을 통해 59kg의 징크스도 꼭 깨고 싶다.” 스포츠서울배를 앞둔 10조 김정진 조교사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스트라이크테러’의 낙승이었고, 작전은 선행 경합을 피한 추입 작전이었다. 또한 59kg의 부담중량 징크스도 깨 버렸다.
지난주 경마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던 제15회 스포츠서울배 경마대회, 기대와는 달리 너무 맥없이 끝나지 않았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선행 경합은 ‘스트라이크테러’와 ‘언지퍼’의 추입 작전 변경으로 인해 ‘허드슨스피드’, ‘로빙’ 정도만이 조촐한 싸움을 벌였고, ‘샤이닝타임’은 외곽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다 결국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스트라이크테러’는 올해 들어 경마대회 출전만 3회, 이중 2승 2위 1회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명실공히 과천벌 최고마로 자리 잡았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기념경주에서는 재기 이후 3연속 입상에 성공했던 ‘에루화’가 돋보이는 순발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거머줬다. 그러나 더욱 경마팬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정일’이 2위를 차지한 것인데 이는 마명이 북한의 최고 통치자 김정일과 같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이렇듯 한 경주를 놓고 기상 천외한 다각도의 분석이 가능한 것이 바로 경마이고 앞으로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성적을 조교사 부문부터 살펴보면 모처럼 만에 3승을 거둔 14조 김일성 조교사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체로키치프’의 완벽한 재기, 마명 만큼이나 튼튼한 골격을 과시하는 ‘골리앗’, ‘동력선’의 깜짝 우승등 중위권 마필들의 대도약으로 14조는 올해들어 가장 높은 승수를 쌓았다.
여타 조를 살펴보면 정찬근·김춘근·지용훈·김점오 조교사등이 나란히 2승을 거뒀는데 특히 정찬근 조교사와 김춘근 조교사는 최근 부진을 말끔히 씻은 기분 좋은 승수고, 지용훈 조교사는 ‘글라이딩호크’로 스포스서울배에서 2위를 차지해 보너스(?)를 챙겼다.
기수부문에서는 그칠줄 모르는 상승세, 과천벌의 황태자, 박태종 기수가 4승 2위 4회라는 탁월한 성적을 기록하며 또다시 경마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지난주 경마가 전반적으로 저액배당 분위기였는데 이는 인기를 모았던 박태종 기수가 기대대로 입상을 해주었다는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출전’=‘입상’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탁월한 기승술을 과시하는 박기수의 현재 활약상이라면 머지않아 김명국 조교사의 7백22승 고지도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여타 기수들을 살펴보면 김혜성·최봉주·함완식·박을운 기수등이 2승씩을 챙겼는데 특히 박을운 기수는 1군 경주에서 이와같은 성적을 거둬상금부문에서 두둑한 한주를 보냈다.
한편 우창구 기수는 2위 2회에 그쳤으나 모두 고액배당이 기록돼 주목받았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마주협회장배 이후 약2개월만에 출전한 ‘비산’이 안정감을 더해 갔다. 44조 장두천 조교사는 “앞으로 출전 주기가 더 길어질 것이며 하반기에는 문화부장관배에 도전할 것”이라고 행보를 밝혔다.
중위권에서는 외국산마 ‘체로키치프’와 국산마 ‘자유만끽’이 승군 행진을 펼쳐 나갔는데 특히 ‘체로키치프’는 ‘캐실라베이’와 동기로써 그에 못지 않는 대형 마필로의 성장을 예고했다.
신예마 부문에서는 4군 강자틈에서 낙승을 거둔 ‘플루이드’와 3연승에 성공한 ‘풍림화산’이 두각을 드러냈는데 이들은 모두 9조 마필들로서 9조의 든든한 미래로 낙점을 받았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