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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눈의 이방인’ 베이커, “환타스틱 라이딩”
지난 금요일(11월11일) “부산경남경마장”에서 벌어진 제1회 ‘경남도지사배’ 경마대회에서 ‘루나’(19조, 이성희 마주)가 우승하며 막을 내렸다.
총 상금 2억을 놓고 각 마방의 주축 마필들이 국내산마 제왕의 자리를 노리며 자웅을 겨룬 이번 대회는 1등에게 주어지는 1억1천만원의 상금과 함께 ‘루나’는 부산경남경마장 오픈 이래 국내산마 경마대회에서 첫 번째 우승마라는 명예까지 얻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회가 치러지기 전 ‘화려한꿈’(3조, 유상호 마주)과 ‘두터운정’(17조, 김의기 마주)의 근소한 우세속에 ‘이시대최고’(15조, 송문관 마주) 등을 도전세력으로 꼽았으나 경주 결과는 참담했다. 인기 1~3위 마필들이 최하위권에 그치는 부진을 보여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던 것.
이날의 주인공은 역시 인마호흡의 절정을 보였던 우승마 ‘루나’.
파란눈의 외국인기수 베이커가 기승한 ‘루나’는 단승식 43.9배의 비인기마였지만 초반 후미에서 적절한 힘안배 이후 3~4코너 부터 선두권과 서서히 거리를 좁혀지는 모습 보였으며 결승주로에 들어와서도 근성있고 침착한 기승술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결승선 통과 후에는 ‘루나’의 뒷다리가 풀려 휘청거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그만큼 ‘루나’의 능력을 200% 아니 300% 이상으로 이끌어낸 베이커 기수. 우리가 생각했던 외국기수 3인방의 기승술은 한국기수들과 한 차원이 아닌 두세차원이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줘 충격을 넘어선 경악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8조 소속의 ‘픽미업’(전종섭 마주)이 마지막까지 대추격전을 펼쳤으나 우승마와 1과1/4마신 차이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픽미업’ 역시 인기도 5위에 불과했던 이번경주는 복승식 177.5배, 쌍승식 634.7배의 폭탄배당을 연출했다.
한편 3,4위도 나란히 인기도 최하위군을 형성한 ‘의지’(단승식 40.1배)와 ‘버들가지’(단승식 50.8배)가 각각 차지해 이번대회는 이변 그 자체로 화제였다.
이번 경마대회는 끝이 아닌 시작을 알리는 대회로서 외국인에게 우승을 빼앗겼다는 손실감을 갖기 보다는 그들의 기승술을 조금이라도 더 배워 아직 어린 기수들이 주축인 부산경남경마장의 초석을 세우는데 밑거름으로 써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서 우승 차지한 ‘베이커’기수 이하 다른 2명의 외국인 기수들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형배(마복)mabok@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