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대감’이 막판 짜릿한 역전승으로 제 1회 코리안오크스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시작된 삼관경주의 신호탄을 울림과 동시에, 첫 삼관마의 후보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4월 16일 일요일 경주거리 1400m, 총상금 1억3천만원에 우승 상금 7천1백50만원을 놓고 12두의 국산 3세 암말들이 한판 승부를 펼친 이번 코리안오크스배 경마대회는 어느 대회 못지 않게 박진감이 넘치는 경마대회였다. 한국 경마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삼관경주의 시작이었고, 때마침 과천 경마공원에서는 벚꽃 축제가 맞물리며 13만4천여명에 이르는 많은 경마팬들이 관람대와 각 지점을 가득 메워 그 어느 때보다도 열기가 넘쳤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경주는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역전의 묘미가 이어졌다.
일단 출전마중에서는 기록과 성적에서 앞서있던 7번 ‘에스키모’(안병기)의 전력이 한 수위로 평가됐다. ‘에스키모’는 단승식 1.5배, 연승식 1.1배를 기록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절대 인기를 모았다. 상대마로는 순발력과 끈기를 겸비한 2번 ‘솔마루’(조용배), 능력 기수가 안착한 10번 ‘선봉대감’, 직전경주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5번 ‘자상’(송석헌) 등이 꼽혔다. 그러나 아직 전력이 다 드러나지 않은 신예마들의 출전이라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려운 분위기였다.
출발 신호가 울리자 선행형 마필들의 숨가쁜 선행 싸움이 시작됐다. 1번 ‘자유만끽’(임대규), 2번 ‘솔마루’, 4번 ‘칠불암’(홍성호), 6번 ‘신통한’(윤기정), 7번 ‘에스키모’ 등 대거 5두의 마필이 치열한 선행 싸움에 가담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출발지 이점과 순발력에서 앞서는 2번 ‘솔마루’가 선행 싸움을 마무리하며 먼저 앞서 나왔다.
그 뒤에는 6번 ‘신통한’과 7번 ‘에스키모’가 바짝 따라붙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4코너를 돌면서는 2번 ‘솔마루’와 7번 ‘에스키모’와의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 속에 후속마로 6번 ‘신통한’과 1번 ‘자유만끽’만이 따라붙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쉽게 끝나기엔 너무 아쉬웠던 탓일까? 4코너부터 성큼성큼 따라붙은 10번 ‘선봉대감’의 막판 반격이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였다. ‘선봉대감’은 앞선 마필들을 한두한두 제압하기 시작, 결국 결승선에 임박해서는 ‘에스키모’마저 반마신차로 제압하는데 성공하고 극적인 우승을 거머쥐었다.
시종 선두를 유지하던 ‘솔마루’는 4코너 이후 선행 싸움으로 인한 체력저하로 3위에 그쳤으며, 지나치게 ‘솔마루’를 의식하며 경주 전개를 펼쳤던 ‘에스키모’ 역시 막판 파워 부족으로 분루를 삼켰다.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선봉대감’의 김효섭 기수는 결승선 통과와 동시에 손을 번쩍 들어올려 경마팬들의 환호에 답하기도.
직전경주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승권과 다소 거리가 먼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던 ‘선봉대감’은 4코너까지 선행마들의 치열한 몸싸움을 지켜보다 막판 한발로 역전승을 차지하는 작전의 승리도 우승 요인에 한 몫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선봉대감’은 앞으로 열릴 5월 코리안더비와 11월 SBS배 경마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으로 알려져 한국판 첫 삼관마의 탄생에 신호탄을 울렸다. 과연 그가 암말뿐만 아니라 수말들도 대거 출전하는 코리안더비와 SBS배를 석권하며 삼관마로 탄생할 수 있을지, 이제 많은 경마팬들의 관심은 5월 코리안더비로 모아질 것이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인·터·뷰
노승구 마주
― 1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소감은
▲ 물론 기쁘다. 특히 1회 대회 우승이라 더욱 기분이 좋다.

― ‘선봉대감’의 마필 구입 배경은
▲ 지난 99년 국산마 경매에서 직접 구매한 마필이다. 다른 것보다도 생김새가 마음에 들어 구입하게 됐다. 이렇게 잘 뛰어주니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김양선 조교사
― 경주전 우승을 기대했는지
▲ 기대했다. 기록상으로 2초 정도 ‘선봉대감’이 뒤지는 편이었으나 그 정도는 경주 전개나 기수와의 호흡 여부에 따라서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봉정암’ 이후 오랜만에 경마대회 우승 같은데, 소감은
▲ 매우 기쁘다. 사람은 꿈을 갖고 사는데, 이렇게 꿈이 현실로 다가올 땐 보람을 느끼곤 한다.

김효섭 기수
― 경주전 염두한 부분이 있다면
▲ 큰 인기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선행형 마필이 많았기 때문에 그 작전을 역이용했다.

― 1년여만의 경마대회 우승인데, 소감은
▲ 일단, 좋은 말을 태워주신 조교사님과 열심히 관리해준 관리사 여러분께 감사한다. 오랜만에 우승이라 기쁘고, 특히 제1회 대회의 우승이라 더없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