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소개 개별수입마 과천벌 평정, 개별수입마 전성시대 활짝.
-‘템피스트웨스트’최단 기간 그랑프리 제패
-‘아일랜드피버’ 2위 징크스 아쉽지만 최선 결과
-최고 인기마 ‘언어카운티들리’방심패 하며 아쉬운 3착
-‘다함께’, 지는 해는 아름답지 않았다

‘템피스트웨스트’5개월만에 그랑프리 차지
지난 12월 14일 일요경마 제9경주로 펼쳐진 제22회 그랑프리에서 미국산 4세 거세마 ‘템피스트웨스트’가 우승을 차지하며 데뷔 5개월만에 한해 최고의 경주에서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총상금 250,000,000원, 1군 2000m 핸디캡 방식으로 펼쳐진 이번 그랑프리는 현재 서울 경마공원을 대표하는 최강자 11마리가 출전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초 12두의 마필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경주 당일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마인 ‘보헤미안버틀러’가 취소되면서 결국 11두가 최정상의 자리를 가리게 되었다.
팬들의 인기투표에서 최고의 인기를 모았던 6번‘언어카운티들리’가 출전주기가 길어지면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막상 실제 경주에선 단승식 2.8배를 기록하면서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그 뒤를 그랑프리를 앞두고 두 번의 장거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인 12번‘자비스’가 인기 2위를 기록했고, 3번‘아일랜드피버’, 1번‘찰리스카즈’, 2번‘다함께’, 4번‘보카플라이어’, 7번‘템피스트웨스트’가 엇비슷한 인기도를 보였다.
올해 그랑프리에서는 ‘언어카운티들리’의 우세가 예상되는 흐름이었지만 다른 마필들에 대한 기대치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기가 어느 마필에게 집중되기보다는 모든 마필에 골고루 분산되는 분위기였다.
경주시간이 되자 모든 경마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11두의 최고마들이 발주기에 들어섰고 출발 신호가 울렸다. 경주는 초반부터 치열하게 펼쳐졌다. 발주기 문이 열리면서 ‘보카플라이어’와 ‘토창고’가 선두권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 ‘부움’과 ‘템피스트웨스트’가 큰 거리차 없이 자리를 잡았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언어카운티들리’는 출발시 다소 주춤하는 모습으로 보이며 하위권에서 뒤따르는 경주를 전개해 갔다.
경주전개는 당초 예상대로 4번‘보카플라이어’가 경주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고, 곧바로 11번‘토창고’가 외곽에서 경합에 나섰다. 큰 다툼없이 선두권 2두가 결정된 반면, 선입권 이후에서는 다소 소요를 보이고 있었다. 저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모습이었다.
3-4위권에 나란히 선 5번‘부움’과 7번‘템피스트웨스트’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5번‘부움’이 인코스를 선점하며 곱게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 반면, 7번‘템피스트웨스트’는 외곽에 서게 되면서 최대한 안쪽으로 붙이려는 시도가 ‘부움’과 ‘토창고’로 인해 차단되면서 초반 경주에서 어려움을 느껴야 했다.
경주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3코너를 눈앞에 두고 6번‘언어카운티들리’가 다소 끌리면서 점차 앞으로 나서며 선두경합을 벌이면서다. 끌리지 않으려는 기수와 앞으로 나서려는 말과의 싸움이 펼쳐지는 동시에 초반부터 선두로 경주를 이끌던 ‘보카플라이어’와의 경합이 펼쳐진 것이다.
결국 결승선상에서 추입을 기대하던 ‘언어카운티들리’는 선두로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를 맞이했게 됐다.
선두로 4코너를 돌아선 ‘언어카운티들리’는 중앙으로 진로를 선택하며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선두를 빼앗긴 ‘보카플라이어’는 직선주로에서 안쪽으로 진로를 선택하며 서서히 걸음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언어카운티들리’가 다소 외곽으로 기대는 모습으로 탄력을 붙이지 못하는 순간 3위권을 따르던 ‘템피스트웨스트’의 날카로운 추입이 시작됐고, 중간그룹들도 저마다 진로를 정하면서 채찍질을 했다.
‘템피스트웨스트’는 기나긴 2000m 거리가 결코 길지 않다는 모습으로 남은 힘을 쏟아부며 후속마들과의 거리를 벌여 나가며 우승고지를 넘어섰다.
한편 기대하던 걸음이 나오지 않은 ‘언어카운티들리’는 결국 결승선을 바로 앞에 두고 우승 경합을 포기하는 인상을 주었고, 그 순간 가장 후미에서 관람대쪽 펜스에 근접한 진로를 선택하며 탄력을 붙여오던 ‘아일랜드피버’에게 결승선에서 머리차로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희비가 교차한‘2003 그랑프리’
말 많고 기대 많았던 그랑프리에서 결국 ‘템피스트웨스트’가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본사 소개로 서울경마공원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필중 ‘템피스트웨스트’, ‘아일랜드피버’, ‘언어카운티들리’, ‘보카플라이어’등 4두의 마필들이 2003년 최고의 그랑프리에서 진검승부를 겨뤘는데, 결국 ‘템피스트웨스트’의 우승에 이어 2위‘아일랜드피버’, 3위 ‘언어카운티들리’ 등 1-3위를 몽땅 본사 소개마가 차지하는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랑프리가 핸디캡 경주로 펼쳐진 이후 가장 무난한 핸디캡이 주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올해 과연 매년 최고 부담중량마가 입상에서 탈락하는 ‘그랑프리 악령’을 떨쳐낼 수 있을까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결국 최고 중량마인 ‘언어카운티들리’와 ‘다함께’가 3위와 7위에 그침으로써 올해도 ‘그랑프리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최강의 전력마로 평가되던 ‘언어카운티들리’는 그랑프리를 앞두고 두 달여의 공백기를 가지면서 마필의 상태가 다소 좋지 못하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경주중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승선을 앞두고 기수의 석연치 않은 동작으로 인해 방심패로 인해 기수가 기승정지 10일이라는 중징계를 당하는 불운까지 안게 되었다.
‘템피스트웨스트’의 우승은 부담중량이 낮았다는 점도 있겠지만 경주 초반부터 자리를 잡지 못하고 외곽에서 경주를 전개하면서 다른 마필에 비해 거리에서나 중간중간 타 마필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이 가능했다는 것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말몰이를 한 조경호 기수의 기승술과 아직까지 채 나오지 않은 잠재력 면에서 다른 마필들을 압도한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외산 개별거래마의 폭발적인 상승세 속에서 재기를 노리던 ‘다함께’, ‘부움’등이 기대이하의 성적을 보이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고, 유일한 국산마로 주목을 받았던 ‘북천’이 5위를 차지하면서 아쉬움 남지만 그나마 국산마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그랑프리 우승자 인터뷰〉
◇안재준 마주(마주 가족)
최고의 대회인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해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 ‘템피스트웨스트’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 박원덕 조교사 및 관리사들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템피스트웨스트’가 앞으로도 잘 뛸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원덕 조교사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사실 ‘다함께’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템피스트웨스트’와 ‘다함께’가 동반입상을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욕심이 있었다. ‘템피스트웨스트’는 체구는 작아도 항상 정직하게 뛰는 마필이다. 올해 52조 마방이 약간 부진했는데, 그랑프리 우승을 계기로 다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조경호 기수
막상 우승을 했지만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언어카운티들리’가 먼저 나가 치고 나가는 것을 보면서 추입을 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노력하는 기수로 남고 싶고, 부상만 없다면 많은 기회가 있는 만큼 열심히 노력하겠다.


-2003 그랑프리 결과-
착순 마번 마명 연령 중량 기수명 조교사 마주명 착차 마체중 단승식 연승식
1 7 템피스트웨스트 4세 55.5 조경호 박원덕 안재준 434(-11) 10.0 3.2
2 3 아일랜드피버 4세 57 문세영 김정진 박남성 4 452(5) 7.0 2.2
3 6 언어카운티들리 5세 58.5 깁효섭 김택수 선재훈 머리 473(9) 2.8 1.4
4 12 자비스 5세 56 최봉주 박덕준 나정웅 3 481(0) 6.1 1.7
5 8 북천 5세 53 김혜성 김병용 김명자 목　489(-1) 65.3 8.7
6 5 부움 7세 57 우창구 이종구 최인재 1½ 522(-8) 28.2 8.8
7 2 다함께 7세 58.5 배휴준 박원덕 윤흥렬 1¼ 512(12) 8.6 2.6
8 9 에디터인치프 4세 54.5 임대규 김점오 박준구 1¾　483(8) 19.1 4.8
9 4 보카플라이어 4세 56 천창기 김정진 박남성 2½　536(19) 9.6 2.8
10 1 찰리스카즈 5세 56 박태종 김문갑 김성두 3 481(0) 7.6 2.4
11 11 토창고 5세 56 이성일 정지은 지대섭 11 500(1) 38.3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