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주 기수, ‘슬레잇런드레이크’이후, 1년7개월만에 두 번째 경마대회 우승
- 배대선 조교사, 국산마 명가 기치 올렸다 … 기대주 대량 보유해 앞날 ‘화창’
-‘으뜸왕’, 막판 역전 허용하며 아쉬운 2위

총상금 2억원의 거액이 걸린 제4회 코리안더비에서 ‘햇빛마을’(지하주)이 준우승을 차지했던 코리안오크스의 기록보다 무려 3초가량을 앞당긴 2분 00초9로 우승을 차지했다.
4회째를 맞이한 코리안더비에는 지난 4월 치러진 코리안오크스에서 선전을 펼친 3세 암말들과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수말들이 대거 출전해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경주로 예상됐다.
많은 경주경험과 중거리 경험이 있는 수말들이 출전해, 수말들의 우세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결국 오크스에서 거리경험을 톡톡히 한 암말인 ‘햇빛마을’이 우승을 차지, 장거리로 갈수록 수말의 근성이 암말을 압도한다던 속설을 무색케 만들었다.
‘햇빛마을’은 코리안더비 우승으로 국산 3세 최강자에 등극한 것은 물론 지난달 오크스에서 패배를 안겨준 ‘에스빠스’를 제압하는 성과를 올렸다.
99년 SBS배 경마대회에서 수습기수로 출전해 ‘슬레잇런드레이크’와 인상적인 추입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지하주 기수로선 1년 7개월만에 올린 쾌거면서 최근 상승세의 정점을 보여준 경주였다.
한편 배대선 조교사는 데뷔 3년째인 97년 ‘블랙킹’과 ‘대해’의 활약에 힘입어 3개의 경마대회를 제패한 이후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는데, 최고상금이 걸린 코리안더비 우승으로 그동안의 아쉬움을 일시에 만회했다. 또한 발빠르게 국산마 수급에 열중한 결과를 얻게돼 향후 명문 국산마방으로 국산마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진다.
경주거리 1800m로 펼쳐진 제4회 코리안더비는 98년 창설된 국산3세마 경마대회다. 국내 경주마생산에 활력을 주고 국적있는 경마를 만든다는 목적하에 생겨난 코리안더비 시행을 계기로 국산마 경주가 활기를 띄면서 현재와 같은 국산마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모든 경마관계자의 관심이 집중된 경마대회인 만큼 1차등록부터 각 마방에서는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고, 대상마들은 경주거리와 상대마 분석에 열중인 모습이었다.
2차등록에서 출전예정마 1두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출전마는 총 13두가 되었으나 엇비슷한 전력이라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웠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최대의 명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많은 사람들의 설레임을 안은 채 발주신호가 울리고 7번‘장수’(박복규)가 선두에 나섰고, 인코스로 같은 마방소속인 3번‘달마도사’(윤기정)와 외곽에선 11번‘햇빛마을’이 선두경합에 나섰다.
2코너를 선회하면서 ‘장수’를 필두로 ‘햇빛마을’이 인코스로 자리를 잡아갔고, 외곽에서 13번‘으뜸왕’(김옥성)이 선두권에 가세했다. 이후 우승마 ‘햇빛마을’은 체력비축에 주력하는 듯 다소 뒤로 밀렸고, ‘우승모리’(박태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최종 승부가 시작된 4코너에서는 선두그룹 3두를 포함해 총 9두의 마필이 일제히 몰리면서 일대장관을 펼쳐냈다.
중반이후 선두권을 형성했던 ‘으뜸왕’이 막판 스퍼트에서 앞장을 섰으나 힘을 비축했던 ‘햇빛마을’이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역전을 하며 결국 최종적으로 4회 코리안더비 우승마로 등극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 지하주 기수는 팔을 높이 쳐들며 흥에 겨워하는 모습이었다.
비록 경주중간에 크게 순위가 바뀌는 모습을 보인 경주는 아니었지만 출전한 기수들이 제각기 최선을 다하는 경주를 보였고, 4코너에서 한껏 뭉치면서 일제히 스퍼트를 하는 모습을 역대 어떤 경주보다도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경마팬을 열광시켰다.

〈우승자 인터뷰〉
배대선 조교사
― 우승소감은
▲ 우승을 할 수 있던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출전을 하면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었지만 강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2위 입상이 최선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운이 크게 작용했다.

― 우승을 할 수 있던 요인과 향후 계획은
▲ 마필의 스타일대로 뛰어준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고, 한편으로는 오크스에서는 인기를 모으는 바람에 견제가 심했는데, 이번에는 견제가 없었기 때문에 경주가 유리하게 전개됐다.
6월 한달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향후 2군 암말 경마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지하주 기수
― 우승소감은
▲ 수습기수 때 경마대회 우승 경험이 있지만 정식기수로는 이번이 처음이라 너무나 기쁘다. 그리고 다른 마방을 간 마필보다 소속조에 남은 마필이 우승을 하게돼 더욱 기쁘다.

― 경주전 계획한 작전과 우승을 생각한 지점은
▲ 1코너까지 똑바로 몰고가다 앞에 갈 수 있으면 가고 못가면 인코스를 따라가라는 조교사님의 지시를 들었다. 상대마에 신경을 쓰지 않고 내 말에 집중을 했다. 4코너를 돌면서 다른 마필 사이를 뚫고 나오면서 우승 가능성을 생각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