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자키클럽 트위터 계정이 올린 해당 경주의 일부 영상 캡쳐. 게이트가 순차적으로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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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사고로 출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홍콩 심판들, 무효 선언
브레스게스 CEO, “관습이 문제다”…철저한 조사 약속
현지 시각으로 10월 26일 홍콩 해피밸리 경마장에서 열린 제4경주에서 출발대 게이트가 순차적으로 열리자 홍콩 경마시행체가 126백만 홍콩달러(한화 186억)를 경마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일이 발생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수요 경마’ 중 문제가 생겨 경마 고객들의 돈을 돌려주는 일이 생겼다고 알렸다. 제4경주에서는 게이트 오작동으로 12개의 게이트 중 3번, 6번, 10번, 12번이 먼저 열린 후, 2번, 4번, 5번, 7번, 8번, 11번이 열렸다. 1번과 9번은 그 이후에 열렸다.
심판들은 10분간의 심의를 거친 후, 경기 무효를 선언했다. 단일 경주 베팅에 걸려있던 금액인 126백만 홍콩달러는 경마 고객들에게 돌아갔다. 김 켈리(Kim Kelly) 최고 심판위원은 “경기 무효를 선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게이트 사고는 ‘관습’이 문제였다. 홍콩 트랙 관리자들은 보통 경기 이후 잔디를 정리하는 데 사용하는 ‘갈고리(rake)’를 출발대에 두는데, 이 갈고리가 게이트가 열릴 때 걸리적거리면서 출발대 게이트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윈프레드 브레스게스(Winfried Engelbrecht-Bresges) 홍콩자키클럽 최고경영자는 사고 다음날부터 본격적 수습에 들어갔다. 브레스게스 CEO는 “점검을 위해 운영 절차, 장비 등을 재배치하고 혹시 연루되어 있을지도 모를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나가겠다”라며, “홍콩에서 처음으로 경마 무효 선언이 이뤄졌다. 그동안 경쟁을 위해 노력해왔음에도 관습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한편, 홍콩의 빠른 처리에 홍콩 경마팬들은 물론, 전 세계 경마팬들이 놀라고 있다. 하나의 경기에 베팅을 했던 경마팬들은 바로 환불을 받았으며 ‘식스업’(6경주 연속 1위 또는 2위를 맞추는 승식), 삼복승식 등 다소 복잡한 고배당 승식은 다음주인 11월 2일에 다시 베팅할 수 있게끔 처리했다.
이 소식에 한국의 경마팬들도 인터넷상에서 “동일한 사건이 일어난다면 한국마사회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표현하기도 했다.
황수인 기자
▲홍콩자키클럽 트위터 계정이 올린 해당 경주의 일부 영상 캡쳐. 게이트가 순차적으로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