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과 24일에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오영복)가 주최한 3월 국산마 경매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경매장에서 실시됐다. 경매결과 제주도내 52개 경주마 생산농가가 상장한 104두 가운데 63두가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낙찰율은 60.5%로 지난해의 44%에 비해 무려 15.2%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고 몸값은 부마 ‘비카’와 모마 ‘프라이즈탑’의 자마로, 경매가격은 1억6400만원이고, 평균가는 466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초 경마혁신방안 추진을 두고 경주마생산농가와 유관단체가 국산마 몰락 우려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여 경마중단의 위기까지 있었다. 그래서 이번 경매는 다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증폭되었다. 이번 경매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이 직접 경매현장을 방문해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등 높은 관심을 표명했고, 마사회 임직원과 유관단체 관계자, 심지어 일반 경마팬까지도 경매장을 찾아 경매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생산자협회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보행검사가 시행된 23일 오후 1시까지 구매신청자가 57명, 구매희망두수가 63두에 그치면서 마주들이 경마혁신방안 추진으로 인해 국산마 구매의욕이 저하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듯 했다. 하지만 23일 추가적인 구매신청이 이어지면서 오후 6시까지 집계는 구매신청자가 76명, 구매희망두수가 82두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보행검사장에 외국인 마주와 대리인, 추후 외국인 마주 신청 예정자들이 참석을 하고, 더불어 최근 서울마주가 된 신규마주들이 경매현장을 방문하면서 경매열기가 급격하게 뜨거워졌다. 결국 24일 경매 당일 96명(서울 46, 부경 48, 일반 2)이 3월 국산마 경매에 구매자로 참여했다.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한국마주에 진출하고 첫 경매에 참여한 외국인 마주는 6명이 11두를 구매했는데, 총낙찰가는 5억7,350만원으로 평균가는 5,214만원으로 전체 평균가보다 500여만원이 높았다.
이처럼 국산마 경마에 대한 열기는 뜨거운데 반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말산업육성법에 의해 말산업을 육성시켜야 하는 국가정책이 마구 흔들리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2018년 전자카드 전면 시행안 및 2015년 전자카드 확대 시행 권고(안)’를 결정할 전체회의가 3월30일에 개최한다. 지난 2월23일 사감위 회의에서 전문위원 간 의견이 분분해 끝내 의결하지 못하고 재논의하기로 했던 사안이라 이번엔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자카드 제도가 도입되면 베팅스포츠 참여자들은 반드시 전자카드를 통해 경주권을 구입해야 한다. 1인당 한 장씩 개인의 생체정보(지정맥)를 수집해 발급된다. 사감위는 2012년부터 경주류(경마, 경륜, 경정) 장외매장의 10% 수준에서 전자카드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올해는 3만원이 넘는 고액베팅에 한해 시범운영을 20%로 확대하고, 2018년 복권과 카지노를 포함한 모든 사행산업에 전면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합법사행산업(20조)의 5배에 이르는 불법사행산업(100조)만 더욱 커지게 된다.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경마산업도 결국 붕괴되고 말 것이다. 경마산업이 붕괴되면 결국 전체 말산업도 함께 붕괴될 수밖에 없다. 전체 말산업 중에서 경마산업의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말(馬)이라는 단일 축종을 대상으로 하는 ‘말산업육성법’을 제정하여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감위의 경마 규제를 한편에서는 말산업 육성을 방해하고 한편에서는 말산업을 육성하기 안간힘을 쏟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혼란한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은 옥상옥의 조직을 개선하여 합법사행산업은 각 개별법에 맡기고 사감위 명칭과 역할을 ‘불법 사행행위 감독’ 기구로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국가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