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 유가족 관리사 처우개선 요구, 발인 무기한 연기
- 유가족, 11일(금) 마필 출장로 점거 시위로 부경 3경주 20분 지연

과도한 업무와 부당한 처우 등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故 박용석 조교보의 유가족들이 관리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마필 출장로 점거 시위를 벌이는 등 적지않은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수) 경주 보문단지에 위치한 힐튼모텔에서 부경경마공원의 故 박용석 조교보(6조)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모텔 직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故 박 조교보는 지난 5일(토) 오전 마방에서 업무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언쟁을 벌이다 후임 마필관리사인 전모 관리사를 때려 폭행혐의로 경찰에 고소됐고 이후 마방을 나와 연락이 끊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에서 입수한 고인의 유서에는 열악한 근로환경과 부당한 대우 등을 토로한 동료 관리사에 남긴 글과 가족에게 남긴 글이었다.
부경경마공원측 관계자는 “부경 마필관리사는 조교사가 직접 채용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부경경마본부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박 조교보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폭행사건의 합의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관계자는 “단순히 폭행사건과 관련한 자살사건이라고 볼 수 없다. 업무상 발생한 폭행사건은 산재처리가 가능하다. 결국 유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시스템상 문제점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다. 지난해 여성기수가 자살을 한데 이어 또다시 자살 사고가 벌어진 것은 마사회가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는 ‘사람 잡는 선진 경마, 부경경마장을 개혁하라!’라는 성명서를 내고, 마사회의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故 박 조교보의 유가족은 경남 장유의 한 병원에 빈소를 차린 뒤 마필관리사의 처우개선 없이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발인 날짜를 무기한 연기하고, 11일 오후 1시경 부경경마공원에서 관리사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마필 출장로에서 점거 시위를 벌였다. 여파로 부경 금요경마 제3경주가 20여분 지연되었고, 부경경마공원측이 유가족과의 대화시간을 가지면서 이후 경주가 순연 시행되었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