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토), 3마신 차 낙승으로 공백 후 첫 승
공들인 사양관리와 감량 기수 기용 맞물려 선전

과천벌 최고 레이팅마 ‘원더볼트’가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2월 19일(토), 서울 제12경주는 1등급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 경주로 관심을 모았다. 제1회 ACC 준우승마인 ‘원더볼트’를 비롯해 포입마계 강자 ‘미래영웅’, SLTC(말레이시아)트로피 우승마 ‘라온모리스’ 등이 라인업을 채우고 나선 것.

게이트가 열리고 중후미권 외곽에서 따라가는 전개를 택한 ‘원더볼트’는 3코너 진입 구간부터 본격적으로 걸음을 살려나갔다. 결승주로에 들어서며 ‘원더볼트’는 전성기 때의 위력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큰 추진 없이도 스스로 탄력을 살려 질주를 이어갔다. 막판 ‘미래영웅’이 강하게 추입을 시도했으나 ‘원더볼트’는 3마신 차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인 ‘미래영웅’과 3위였던 ‘러시포스가’ 10마신의 차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더볼트’가 다시 살아났다는 표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2016년부로 6세를 맞이한 ‘원더볼트’는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의 대표 외산마로 군림한 바 있다. 싱가폴과 일본의 강자들 사이에서도 투지를 불태웠던 모습은 경마팬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 특히 ‘원더볼트’가 450kg대의 작은 체구를 지녔다는 점에서 그 전력은 더욱 높게 평가된다.

그런 ‘원더볼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날이 갈수록 괄괄해지는 성격 탓에 능숙한 관리사조차도 쉽사리 제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상황으로 치달은 것. 다양한 시도 끝에 2015년 3월, ‘원더볼트’는 5세의 늦은 나이에 거세를 감행하게 됐다. 거세 후 치른 복귀전에서 ‘원더볼트’는 예전의 투지있는 걸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성적을 기록해, 항간에서는 “‘원더볼트’의 시대는 갔다”는 혹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높은 레이팅 탓에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높은 부담중량을 부여받는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용훈 조교사는 공들인 훈련과 더불어 수습기수 기용이라는 파격적인 대안책을 마련했다. 안팎의 작전이 맞아떨어지며 ‘원더볼트’는 11월 1일 경주에서 3위를 기록해 안정세를 보이더니 마침내 우승의 영광을 거머쥐게 됐다.

‘원더볼트’와 호흡을 맞춘 조재로 기수는 경주 후 인터뷰에서 “훈련 당시 걸음도 탄력적이고 힘이 넘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말이 살아난 것 같다는 마방 식구들과 선배님들의 격려를 믿고 훈련했던 그대로 편하게 탔다.”고 전했다. 또, “서울의 대표말을 탄다는 것에 중압감도 컸지만 그 무게만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되살아난 ‘원더볼트’. 은빛 갈기를 휘날리며 제2의 전성기를 질주할 그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