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지난해 9월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마사회 전 간부 이모 부장 유족들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를 고소했으나,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담당 검사 정영주)은 1월 31일 이용준 기자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증거불충분에 따른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15일 사건을 접수한 경기안양동안경찰서도 두 차례 출석 조사와 추가 조사 이후 불기소 의견으로 관할 검찰에 송치했다.

이모 부장 유족은 2018년 9월 13일 오전 사건이 일어난 시간과 기사 입력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고, 망인에게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며 사망 원인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명 불상의 한국마사회 기사 제공자가 기사를 정리해 기자에게 넘겼다고 주장하며 10월 15일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를 고소했다.

이용준 기자는 사건 당일 비극이 발생하자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두 건의 기사를 송출했다. 당시 사건을 보도한 여러 매체도 일률적으로 고인 행적과 근황을 밝히고, 의혹을 제시했었다. 추가로 사건의 팩트 체크를 위해 그리고 유족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유족 요청에 따라 후배 기자들을 교체하면서까지 후속 취재했고, 두 차례에 걸쳐 유족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인한 고소.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정정 보도 요청도 없었고, 회사가 아닌 기자 개인을 고소한 배경이 ‘의아’한 대목이다. 수사 막바지에는 한국마사회 홍보실 관계자까지 입건해 기사 제공이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적으로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2017년부터 말관리사 및 조교사, 한국마사회 임직원 등 말산업 관계자들이 계속 스스로 목숨을 끊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용준 기자는 약자의 편에 서서 그 배경과 원인을 집중 취재·보도해왔고, 근본적으로는 한국마사회 조직 개선 문제를 기획, 보도를 준비 중이었다.

이용준 기자는 조사에서 “언론이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상인 정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마사회가 기사 내용을 작성해 보내서 그걸 받아썼다는 고소인 주장에, 중차대하고 엄한 사건에 대해 책상에 앉아 받아주는 대로 기사를 썼다는 허위 주장에 대해 공인인 언론인으로서, 유족 입장에서 취재하고 기사 작성을 지시한 당사자로서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한 “그럼에도 유족의 아픔을 다 덜어줄 수 없었다. 언론 기관에 대한 이해 부족도 있다고 생각한다. 말이 오가는 과정에서 오해도 있었을 것”이라며, “단, 기자 개인을 고소한 배경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물증을 잡고 있는 단계다. 기자의 펜 끝은 저항 적폐 세력을 향해 있다”고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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