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경마가 생명의 은인이라...

등산을 하다보면 얻는 게 참 많은 것 같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충분한 운동을 할 수 있고 같이 가는 사람과 얘기할 시간도 많고 경비도 적게 들뿐만 아니라 세상사는 이치를 그대로 배울 수가 있다.

우선 시작이 중요하다는 점이 그것이다. 아득한 산봉우리를 향해 산행을 시작하다 보면 숨이 매우 차진다. 그럴 때면 " 시작이 반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들을 떠올리게 된다. 실체로 얼마 지나고 나면 산 오르기가 훨씬 수월해 진다. 산은 높은 데로 올라갈수록 시야가 넓어진다. 정상에 서면 모든 것이 발 밑에 깔리게 된다.

산을 오르면 이렇게 얻어지는 것이 많은데 행복하게도 기수들은 산을 매우 많이 오르는 편이다. 체중조절을 하느라고 산을 타고, 체력단련을 하느라고 산을 오르다보니 산은 기수들에게 좋은 친구인 것 같다. 특히. 김성현 기수는 대한민국의 산을 오르지 않은 데가 없다고 할 정도로 산을 매우 좋아한다.

기수에게 있어 관악산은 휼륭한 친구이다. 관악산을 오르지 않은 기수는 없을 테니까. 관악산을 오르는 등반코스는 여러 곳이 있지만 필자는 3곳의 등반로를 가봤다. 서울대 뒤 등반로에서, 안양유원지 입구에서, 그리고 과천성당 뒤 등반로로 관악산을 올라가 봤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올랐던 것이 과천 성당 뒤 입구에서의 등반이다.

필자는 운동을 크게 3가지를 주로 한다. 경주로를 2-3바퀴정도 달리는 운동과 또는 기수들과 덕천초등학교에서 모여서 축구를 하고( 매주 수, 목, 금요일 오후 5시에 가면 기수들이 항상 공을 차고 있다) 그리고 하는 것이 관악산 등반이다. 하루에 하나 정도는 필히 하는 입장이다. 체력이 딸리면 말을 못 타기에 먹고살기 위하여 체력단련훈련을 한다(?).

필자는 과천 향교 뒤의 등산로로 주로 관악산을 오르는데 상당수의 기수, 조교사가 이코스로 많이 오른다. 오전 10시를 전후하거나. 오후 3시를 전후하여 이곳을 한번 오르면 등산하는 도중에 여러 명의 기수, 조교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매표소 입구에서 얼린 물병을 가계에서 한 병 사 가지고 오르다보면 얼음이 조금씩 녹으며 물이 대기에 그 물을 한번 마셔보면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것이 있을까 할 정도로 물이 아니라 꿀맛임을 느낄 것이다. 중간정도 가면 전신에 땀으로 목욕을 하며 한발한발 발을 옮길 때마다 정상이 가까워지기에 지치면서도 힘이 쏟는다. 보통 기수들은 올라갔다 오는데 1시간 반 정도를 잡는데 필자는 그보다는 조금 느리게 올라갔다 내려오는 편이다. (올라가는데 1시간 10분 그리고 올라가서 10분 정도 쉬고, 내려오는데 40분 정도를 소요하여 2시간정도 걸린다)

연주암을 지나 연주대에서 경마장을 보면 경마장의 모든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주로며 관람대가 한눈에 들어오기에 산 위에서 경마장을 보는 의미는 또 다른 것 같다. 경마팬들도 연주대에서 경마장을 한번 내려다보면 경마가 한눈에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경마에 너무나 빠져서 경마를 소위 외통수로만 보고 있는 경마팬이 있다면 이곳에 와서 경마장을 내려보며 경마를 여유 있고 넓게 즐기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정상에 올라 연주대의 바위에 등을 기대고 바람을 맞으며 쉬고 있는데 문득, 어느 경마팬의 이야기가 생각나기에 웃음을 머금으며 그려본다. (지금의 내용은 실제 있었던 사연입니다. 이름은 가명입니다).

몇 년전 일요일 마지막 경마가 끝나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필자를 찾는 전화가 왔다. 누구야고 물으니 나를 잘 아는 사람인데 나를 한번만 만나자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김영수라는 경마팬을 경마장네 구내식당에서 만났다. 김영수씨는 자신의 아내와 같이 왔는데 그 동안 필자를 한번 만나고 싶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경마가 자신의 목숨을 살렸다는 이상한 얘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 경마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는 사람은 봤어도 경마 때문에 자기 목숨이 살아났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기에 호감을 갖고 듣게 되었다.

사연인즉, 김영수씨는 젊었을 때 청과물 시장에서 청과물 장사를 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한다. 지금은 서울에서 큰 식당도 하는데 크게 할 일이 없어서 경마장에 와서 즐기는게 취미라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많기에 1주일에 3번 정도는 관악산을 오르는데 하루는 꼭대기에서 낮잠을 자다가 내가 일등으로 들어오는 너무나 신기한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마날 내가 기승한 인기가 전혀 없는 "기백"에 베팅을 하였는데 "기백"이 1등, "꽃님"이가 2등을 하여 3660배가 터졌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후착마는 "꽃님"이를 빼고는 마권을 샀기에 맞추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고 하는 게 아닌가!

또 한번은 꿈속에서 어느 레이스에 9번, 7번 말이 들어와 마권을 샀는데 그대로 맞추게 되었다며 다소 신비한 얘기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중요한 얘기라며 말을 하는데, 하루는 이정표 기수가 7번을 타고 일등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그 주에는 친구들과 "위도"로 바다낚시를 가기로 하였는데 꿈이 하도 이상하여 경마장에 가고 싶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는 경마장에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 종일 경마를 즐기고 집에 오니 위도에서 유람선이 침몰하여 사람들이 죽는 대형사고가 일어난 사실을 알게 되었고 , 그 때 위도에 낚시를 하러 갔던 친구들은 죽고만 아픈 상처도 간직하고 있었다.

김영수씨는 꿈속의 경마 때문에 `위도"를 가지 않아, 이렇게 목숨이 살아 있기에 경마가 생명의 은인이라 생각하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참선하는 기분으로 매일 경마장에 온다고 한다. 젊었을 때 열심히 생활한 덕에 생활에 여유가 있는 그를 와이프도 경마가 남편을 살렸다며 용돈을 두둑히 주며 경마날만 되면 등을 떠민다는 것이다.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었다 아직도 와이프 몰래 경마를 하는 경마팬들도 있는데 김영수씨는 얼마나 좋을까(?). 그 이후로 필자는 김영수씨를 몇 번 만났는데 정말로 경마를 재미있게 하고 있었다.

어는 경마팬은 필자에게 구구구 한번 맞추어 보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경마팬들이여 경마를 하려고 하여도 체력이 좋아야 되니 시간 나는 데로 등산을 하여 체력도 다지고 산 정상에서 구구구를 맞추는 꿈을 꾸어 소원을 풀기를 바란다. 힘들게 정상(연주대)에 오르고 나면 경마팬의 육체적 정신적인 변화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산을 오르다 필자를 만날 수 있는 행운도 있기를 바란다(?)

PS. 지난호 글의 내용중 몽키자세의 유래가 1984년이 아니고 ...1894년임을 정정합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필자에게 전화를 주신 것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