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우승과 패배에 따른 스트레스,,,***

현대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직업은 없겠지만 기수란 직업도 유난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직업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기수들보고 달리는 말을 타니 항상 신이 나서 좋겠다는 말들을 하고 부러워들 하며 기수란 직업은 참 좋겠다고 하는데, 기수들은 스트레스에 죽겠다고 한다. 기수들은 말에 기승 하는 것이 일반인 마냥 말을 취미로 타는 것이 아니고 경마날 많은 경마팬들 앞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그 경주 결과에 따라 우승과 패배가 항상 교차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것 같다. 그래서 기수들은 경마날만 되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가는데 어떤 기수들은 경주전날인 금요일부터 무언지 모르는 압박감이 가슴을 진 누르며 머리가 아파 오기 시작한다고도 한다.

세상일이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일에 대하여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은후 한참 후에야 결과가 나오는 것이 보통인데, 기수에게 있어 말을 타는 것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일의 과정에 대한 결과물이 빨리 나오고 그 결과에 대하여 기수가 모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기수가 받는 압박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경마가 매주 이루어지는 만큼 승패에 따른 결과물에 대하여 매주, 매경주 심판을 받다보니 기수이면서도 말을 기승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항상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다. 그러기에 기수들은 경마가 종료되면 그 주에 경주를 한번도 기승하지 않았던 기수나 한번이라도 기승하였던 기수나 한주일의 경마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무언가 모르게 해방되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한주의 경마가 끝나면 술을 좋아하는 기수는 한잔의 술을 마시며 피로를 풀곤 한다.(기수뿐만 아니라 경마팬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말 한필을 경주에 출전시키기 위하여 한 보름정도 사양, 조교등을 열심히 하여 이긴다는 마음으로 경주에 출전시키며 마주, 조교사, 관리사등 출전하는 말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에서 기수가 경주에 나가서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말을 가지고 자신의 실수나 또는 타인의 방해로 인하여 경주에 지고 들어오면 그에 따른 마음적 부담은 기수가 모두 지어야 되기에 한숨만 푹푹 쉬며 괴로워할 뿐이다.

기수대기실에는 매 경주가 끝날 때마다 일등을 하거나 또는 자신이 기승한 말이 예상보다 좀더 낳은 성적을 올렸을때 기뻐하는 기수도 있지만 어이없이 패배하여 패배한 것에 대하여 스스로 분에 못 이겨 한숨만 푹푹 쉬고 앉아 있는 기수들도 있다. 경주에서 지고 들어왔을 때 위로하여 주는 사람은 없고 조교사로부터 야단 맞을 일만 걱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길 수 있는 경주에서 졌을 경우는 실패에 따른 아쉬움의 경주 장면만이 머리 속에 그려지며 한탄을 할뿐이다. 경주에 패한 원인을 잘 알기에 더 답답하며 그 패인의 원인을 그려보며 미리 서둘러 나왔어야 좋았는데, 또는 조금만 더 참았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하며 버스 지나간 뒤 아쉬움만 토한다.

이번주 일요일 2경주에서 필자는 "황금나팔"에 기승하여 2등은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윤승을 하고 발주기로 갔다. 발주기뒤에서 윤승을 하는데 마침 옆에는 김혜성 기수가 있었다. 김헤성 기수가 이번 경주에 어떤 말이 잘 뛰냐고 묻기에 "빅토리사인"이 휴양은 하였지만 제일 잘 뛸 것 같고 2등은 주어 먹기일 것 같다고 하고는 나의 말도 2등은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니 혜성이 왈 그러면 내 말만 쫒아 가면 등수에는 들어 올 수 있겠네 하며 농담을 한다. 헤성이 얘기를 듣고 혜성이가 기승한 말을 생각하여 보니 성적이 별로인 말이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경주에 임하였는데 막상 라스트에서 결승선을 향하여 달리는데 헤성이가 기승한 "은공주"와 2등 싸움을 하다. "은공주"가 2등을 오고 필자는 3등을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1등한 말은 능력이 있다고 보았기에 그렇다손 치고 "은공주"한테 패한 것이 아쉬워 내가 어디에서 불리하게 기승하여 패했나 레이스에 대하여 이리저리 분석하여 보지만 패한 것에 대한 아쉬움만 남는다.(기수들은 말을 기승하고 윤승중에도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농담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오해는 하지 마시길,)

기수대기실 쇼파에 앉아 지긋이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기수들이 `어어 김형수 죽이네`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눈을 뜨니 모니터에 김형수 기수가 기승한 "맘에들어"가 코너를 돌면서부터 밖으로 많이 삐지며 크게 사행을 하는 것이다. 최고의 인기마인데 선행을 가다가 그냥 말이 사행을 하니 당연히 성적은 엉망이고 아무튼 기수들은 모니터를 보면서"김형수 죽네 죽네" 한다. (경마팬들은 말이 이렇게 사행을 하는 것을 보고 기수가 고의로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말이란 동물은 한번 사행을 하면 기수가 어떻게 하려고 하여도 듣지 않고 갑자기 이렇게 사행을 하게 된다).

말을 타는 기수입장에서 최고의 인기마를 갖고서 선행을 가다 갑자기 사행을 하였으니 기수 자신도 어이없고 미치겠는데 말이 사행을 하였다는 변명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저 이럴 때 항상 기수들이 하는 말, "말이란 동물은 믿을 수가 없어" 아무튼 김형수 기수 기수대기실에 들어오면서 머리가 팡팡 쥐가 난다.

AJC트로피특별경주 "로빙"과 "샤이닝타임"의 선행싸움이 어떻게 될까 생각하는데 아니 "로빙"은 쉽게 선행을 가고 "샤이닝타임"이 보이지를 않고 늦발주를 하여 맨 뒤에 있는 것이다. 순간 필자는 김창옥 기수 얼굴이 떠오른다. 기수라면 누구나 선행마를 가지고 저렇게 늦발주를 하면 누구에게도 변명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자기 자신이 너무나 비참하며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기에 동기생이어서 그런지 갑자기 암담해할 김창옥 얼굴이 떠오른 것이다.

"로빙을 선두로 4코너를 돌면서 말들이 모두 뭉치는 근래에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지기에 뒤에서 추입을 하는 말들이 뚫고 나올 공간이 없어서 추입 말들이 라스트에서 이리저리 헤메다 아쉽게 "로빙"과 비슷하게 들어오며 2등, 3등을 한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기수들이 대기실에 들어와서 한마디씩 한다. 김헤성 기수 왈, "너무나 아쉬워, 아쉬워, 이길 수 있었는데` 방춘식 기수 왈, "정말로 매우 아쉬워하며, 완전히 밖으로 빼서 추입하자니 너무나 도는 것 같고 그래서 공간으로 뚫고 나오려다 보니 추입이 늦어서 졌다고 아쉬워한다"

늦발주한 김창옥이나, 2등, 3등을한 기수들 모두가 아쉬움 속에 괴로움을 토하고 있다. 이거 정말 제대로 레이스가 풀리지 않네 하면서, 기수들은 하루에도 말을 여러 번 기승 하다 보면 경주가 잘 풀리면 기분이 좋았다가 레이스가 엉망이 되어 잘 풀리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여러 번 오고가니 쌓이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겠냐,,,,

기수에게 쌓이고 쌓이는 스트레스도 경주에서 우승을 하면 단방에 싹없어진다. 기수들이여 우승을 많이 하여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기수들이 되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