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하숙집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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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리는 향기누나의 등쌀에 못이겨
결국 남자 한명을 소개시켜 주기로 했다.
도하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남자인데...도하말로는 정말 괜찮은
남자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약속날이였다.

-- ## 커피숍 --

약속시간이였던 7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커피숍에 들어왔다.
도하와 오늘의 주인공이신 남자분께선 이미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도하야...일찍왔네?" ^^

"어..공사야...아! 인사해..이쪽은 예전에 내가 학원다닐때
가장 좋아했던 선생님이셔...그리고..이쪽은 제 친구 공사예요.."

"안녕하세요...공사입니다..." ^^

"네...반갑습니다...이원이라고 합니다."

한참 위일듯한 나이에도 불구하고...일어나선 90도로 깍듯이 인사를
한다. (무지 결혼하고 싶은가 보다..-,.-)

이름이 외자였다...`이원` 일원도 아니고 이원이란다.-,.-
혹시 형이름이 일원이구..동생은 삼원이 아닐까? --;

"으헤헤..."

"왜 웃으시죠?"

"아..아니예요...그냥 좋아서요..." -_-;;;

아...실수였다...속으로만 웃는다는게..그만..
도하가 눈치를 챈듯...살짝 째려보며 내 옆구리를 꼬집는다.

향기누나가 드디어 왔다.
약속있다고 나간 내가 여기 앉아있는걸 보고는 어리둥절 하더니
이내 자리에 앉는다.

향기누나의 모습....호오~ 상상도 못할 변신이였다.
이뻤다....그게 화장발이든..조명발이든..하여튼 이뻤다.
이원님도 맘에 든듯 했다. (쯔쯧...화장발인줄도 모르고...-,.-)

도하가 양쪽을 소개한뒤...대충 대화를 할만한 분위기를 만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분 얘기나누세요..저희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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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누나의 건투를 빌며 커피숍을 나온 우리는 대빈이와 만나기로
한 분식집에 있다.

대빈이..
대학 2학년으로 내가 다니는 학교 후배이다.
한때 도하에게 반해서 졸졸 쫓아다니다...도하가 꿈쩍도 안하니깐
도하네 집이 하숙집이란걸 알고는...그곳으로 아예 거처를 옮긴 넘이다.
지금은 닭쫓던 개 신세지만....(흐흐흐...)

대빈이란 이름을 꺼꾸로 하면 빈대가 된다.
이름때문일까?...이녀석 정말 엄청난 빈대이다.
전화비 50원으로 세상 모든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늘상 말하는데..
몇일 겪어보면...그 말이 사실임을 알수 있다. --;

학교에서나 집에서나...왕빈대...개빈대(?)로 통하는 이녀석은
빈대 붙는 방법도 가지가지라...피할 방법도 없다.
그냥..걸리면 똥밟았구나..하고 생각해야만 했다.

빈대 녀석이 왔다.

"공사형...향기누나 선본다면서? 누구랑? 어디서?"

"(쌩~~~) 도하야..그만 가자..."

"(쌩~~~) 그래..."

"형...어딜가...밥 안먹어? 나 배고프단 말야..."

이 녀석이 약속장소를 분식집으로 정하는 수법...많이 당한 수법이다.
냉정하게 일어나 나가려는 우리를 보면서 빈대녀석의 한마디..

"으응...돈 미리 내고 갈라고 하는구나...알써..5000원만 내구가...
아줌마...여기 비빔밥 하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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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하숙집에 사는 사람중...장모님을 제외하곤 제일 연장자 이신
빡빡이 아저씨..(물론 머리가 버껴져서 빡빡이다. )
하지만...아저씨 앞에서...빡빡이란 소리를 했다간..그 즉시
머리털이 한줌이나 뽑히는 고통을 격게된다.
(아저씨는...남의 머리털 뽑는일이 가장 행복하단다..)

아저씨는 `아리랑 옷` 이라는 계량한복점을 운영하신다.
때문에...아저씨 앞에서는..아리랑아저씨...줄여서...아랑아저씨라고
부른다.

이렇게 하숙집 주요 멤버들이 모였다.
도하와 나의 1년째를 축하해 주기위해서였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향기누나의 선 에대한 기대감(?)과 상대 남자에 대한
궁금함 때문이였을것이다.

-- 호프집 --

당연한 이야기겠지만...주 대화내용은 향기누나였다.
첨엔...둘이 잘 되었으면 하는 대화였는데..
가면갈수록....이야기는 과연 향기누나가 채이지 않을까? 였다.

"얘들아...근데...만약 향기가 차이면 그 뒷감당은 누가하냐?" --;

"오옷...아랑아쮜...왜 절 쳐다보고 그러시나요..." -_-;;

아아...정말 향기누나가 채인다면...큰일이다.
노처녀히스테리 + 실연의슬픔 = 하숙집의 폭팔 -_-;
그 누가 감당하랴..--;

하지만 그 와중에도...사악하기로 소문난 우리 하숙집 사람들

"내기하자...향기가 차일것인가 안차일것이가로..."

"오케~~~" ^^

아랑아쮜에 갑작스런 제안...모두들 좋다구나 찬성했다.
하지만...먼저 내기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왜들 말이 없어?...걸어...어느쪽이야?"

"아랑아쮜가 먼저 걸어요.." --;;

"좋아..그럼 하나둘셋 하면..동시에 말하자...하나, 둘, 셋~!"

공사,도하,아랑,빈대 => 채인다에 2만원!!

공사,도하,아랑,빈대 => 허거걱 -_-;;

그랬다...이런걸 먼저 말했다간..나중에..무슨 봉변을 당하랴...-_-;;
나도 사악하다지만...우리 하숙집 사람들은 너무 사악한거 같다..-_-;;
내기는 성사되지 않았고...건배내용은 하숙집의 안녕을 위하여~ 였다.
대화내용은 불쌍하게도... 오늘 어디서 잘까? 였다. -_-;

그때...
나의 뒷주머니에 있던 삐삐가 요란하게 울렸다.
음성....
들어보니..향기누나였다.
이거..아주 좋은 소식...

삐삐음성 => [공사야...지금 어디야? 나 지금 원이씨랑 ##호프집 가고
있걸랑? 도하랑 거기로 와...술 한잔 사줄께..얼렁...]

##호프집?...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이였다.
이곳으로 둘이 같이 온다는건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둘이
잘 되었다는 뜻?
소식을 들은 모두들...안도에 한숨을 내쉰다..-_-;;

그리고..잠시후...장모님을 제외한 하숙집 사람들이 뭉쳤다.
첨에 좀 어색했던 원이님도 어느덧 친해지고..
아니..아니..그보다...향기누나랑 원이님이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우리 하숙집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안도를 하는 동시에 처절한 후회를 했다.

`데길...안채인다에 2만원 걸껄....` -_-;;;

암튼...두 사람...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쌍에 바퀴벌레가 될꺼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