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에서는 항상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승자에게는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기쁨이 있고 패자에게는 패자만이 간직해야 하는 아쉬움이 따라다니는 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일 것이다.
우리 속담에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라는 말도 있다. 경마에서의 승자와 패자간에는 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게 마련이다.
본지에서는 기쁨의 승리를 거둔 경우와 아쉽게 패배를 했던 사례를 모아 보도한다. 경마팬에게는 승패 뒤안길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기수에게는 승패에 대한 해명의 기회를 주고자 한다.

10월 9일 토요일 제1경주
신예 ‘하이파피’, 짜릿한 추입으로 2위 차지
신예마들의 접전이었던 토요일 제1경주에서 최기홍 기수의 ‘쏜힐래드’와 우창구 기수의 ‘하이파피’가 인기마 ‘센터플레이’를 밀어내고 동반입상에 성공, 복승식 8.9배를 기록했다. 경주 경험이 5전 미만의 신예마로 편성된 이날 경주는 1200m레이스로 펼쳐진 가운데 잠재력 인정받은 ‘센터플레이’와 ‘쏜힐래드’가 인기마로 떠올랐다. 두 마필간 능력 우위가 드러나지 않아 엇비슷한 인기를 모았고 ‘쏜힐래드’가 근소한 차이로 인기순위 1위를 마크했다.
출발신호와 함께 게이트가 열리자 발빠르게 선행에 나선 것은 순발력 탁월한 ‘쏜힐래드’. 그 뒤를 ‘센터플레이’와 ‘보우내시’등이 따랐고 4코너까지 순위변동없이 경주가 진행됐다.
결승선 직선주로 접어들자 거리차를 벌리며 앞서 갔던 ‘쏜힐래드’는 여유있는 발걸음을 유지한 반면, 우승후보로 거론된 김정년 기수의 ‘센터플레이’는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틈을 노리며 추입을 시도한 마필은 ‘하이파피’였는데 역시 추격의 불을 당긴 ‘째즈누아’와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반마신차 승리를 거둬, 데뷔후 2전째를 2위입상으로 마무리지었다.

승리의 뒷얘기
이종구 조교사 - ‘하이파피’, 3군까지는 무난히 승군할 듯
▲데뷔전에서 어느 정도 추입력을 보여줘 앞으로의 잠재성을 확인했지만 이번 경주에서 입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못했다.
마필 능력보다 레이스 운이 많이 따라 의외의 입상이 가능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일단 입상한 만큼 마필에게도 자신감이 생겼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 보이는 능력으로 가늠했을 때 3군까지는 승군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미지수다.
최근 ‘울프사일런서’를 비롯해 마방의 기대주들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해 답답한 심정이다. 신예마들이 기대치 못한 입상을 해줌으로써 어느정도 위안이 되고 있다.

패배의 뒷얘기
지용철 조교사 - ‘센터플레이’의 부진한 결과 납득 어려워 재출전으로 점검
▲소속조의 신예마 중 비교적 기대치가 높은 마필 중의 하나다. 더욱이 이번 경주를 앞두고 새벽훈련을 지켜 본 결과, 1군마인 ‘젊은태양’에도 지지않고 오히려 파워가 넘쳐 우승을 자신하고 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실망이 매우 크다. 실전에서 그토록 부진했던 이유를 찾고, 정확한 능력을 진단하고자 다음주 쯤 다시 한 번 경주에 출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재출전했을 때, 의외로 손쉽게 우승을 차지할 경우 경마팬들로부터 오해를 사지 않을까 하는 점이 다소 우려된다. 어쨌든 정확한 능력진단을 위해서라도 조만간 경주 출전시켜봐야 할 것이다.

10월 10일 일요일 제4경주
‘수리치’, 지하주 기수에게 40승째 선사
일요일 제4경주에서는 지하주 기수가 ‘수리치’로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 수습해지에 1승만을 남겨둔 40승째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경주는 뚜렷한 능력마 없이 엇비슷한 능력마필들 간의 혼전 양상을 띤 채, 김태경 기수의 ‘건곤일척’이 인기를 모았다. 추입형 마필들이 대거 편성된 가운데, 특히 막판 추입력 일품인 ‘건곤일척’과 ‘마답비연’은 동반입상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됐다.
게이트가 열린 후 선행에 나선 것은 출발지 이점 살린 1번‘소원성취’였다. 추입마가 대부분이었던 입상 가능마들은 중위권 내·외곽에 포진해 역전 드라마를 펼치기 위해 체력안배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4코너까지 별 변동없이 진행된 레이스는 결승선을 앞두고 추입마들의 거센 도전이 몰아치며 치열한 양상으로 치달았다.
결승선을 200여m 앞두고 외곽에서 추입을 시작한 ‘수리치’와 ‘건곤일척’이 역전극을 펼치며 동반입상, 내내 선두를 고수했던 ‘소원성취’를 3위로 밀어냈다.
이번 경주를 통해 ‘수리치’는 한결 성장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물론 7전만에 첫 승을 기록하게 됐고, 또한 기승한 지하주 기수에게는 40승째라는 선물을 안겼다.

승리의 뒷얘기
지하주조교사 - 어려운 레이스 우승으로 마무리, “기뻐요”
▲편성이 강한 편은 아니라 생각대로 레이스가 풀린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 순발력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3∼4번째로 따라붙어 안쪽에 자리 잡을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이날은 스타트가 빨랐다. 그래서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초반부터 조금 무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안쪽에 붙지도 못하고 외곽에서 무리하는 바람에 입상여부가 불투명해 보였는데 우승으로 마무리해서 다행이지만 다소 미흡한 전개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우승으로 40승째를 달성하게 됐는데 41승 달성을 위해 더 좋은 레이스를 펼치겠다.

패배의 뒷얘기
‘박진호 - 마답비연’ 입상실패했으나 좀 더 지켜봐도 좋을 듯
▲이번 레이스의 경우, 편성 강도가 높지 않아 우승을 목표로 출전시켰다. 경주 전개에 있어서나 마필의 컨디션 면에서 흠잡을 만한 데는 없었다고 본다.
그동안 컨디션이 저조한 듯 보여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출전주기를 조금 길게 가져갔다. 마필 능력으로 봤을 때, 이번 레이스의 우승은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으며 의외로 마필이 뛰어주질 못해 실망한 상태다.
몇 차례 더 경주를 치러본 후 정확한 능력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진단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작 성 자 : 취재팀 wohaha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