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행산업 관리체계 발전방안) 토론회는 오만방만한 사감위의 운영방침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 사감위 권한 및 조직확대 주장에 토론자 및 참석자 거센 비판
- 한국산업개발연구원, 부실과 방향 엇나간 연구자료 제시

불법도박·게임물 등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탄생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김성이, 이하 사감위)가 그동안 제기돼온 스스로의 정체성 확보는 뒷전으로 돌리고 몸집 불리기와 위상 강화에 주력하면서 각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감위는 지난 7일(수)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사행산업관리체제 발전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국산업개발연구원(원장 백영훈)의 주관으로 거행된 이번 공청회는 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방향과 관리체제 등을 논의하고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한국산업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사행산업 관리체제 발전방안에는 사감위가 사행산업을 통합 관리하고, 소관 부처의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 소속 공무원 인력을 대거 충원하고 자체 예산을 확대하는 한편, 사행산업의 인허가권은 물론이고 특별사법경찰권을 통한 불법 사행영업 단속 인력 강화,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을 현재보다 수십배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사감위의 연구용역으로 마련된 ‘사행산업관리체제 발전방안’은 사감위의 권한 강화와 조직 확대를 기본으로 예산 확대 시도가 주요 내용이 되고 있다.
이번 공청회에는 사감위, 시민단체, 언론, 시행체, 소관부처 등에서 추천한 6명(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 장병호 내일신문 팀장, 김문영 한국전문신문 이사, 김규호 도박규제네트워크 사무총장, 김양례 체육과학연구원 박사, 이상근 세림회계법인 이사)의 토론자들이 참석해 토론에 나섰다.

문광부 추천으로 참여한 류광훈 실장(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외형적으로 국내 사행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은 사감위에서 확보하고 있으나, 실질적 권한은 사감위 출범이전과 크게 변화되지 않은 구조로 사감위 기능개편은 필요하지만 사행산업의 업종별 도입배경과 현재의 관련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단기적 접근보다는 중장기적 접근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감위의 정책이 사행산업의 무조건적 확산 방지로 간주되는 경향을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불법도박 영역에 대한 근절을 위한 사감위 기능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도박중독예방치유에 대한 기능도 실제 예방치유는 민간 또는 기존의 의료 등의 영역에서 담당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마사회 추천으로 토론자로 나선 김문영 발행인(한국전문신문협회 이사, 본지 발행인)는 사감위의 탄생 배경이 불법사행성게임물인 ‘바다이야기’ 파동으로 인해 출범되었지만, 사감위는 불법게임 산업의 현황은 파악조차 하지 못하면서 제도권내 합법적인 사행산업에만 강한 규제책을 강행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형국’이 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각 산업은 규제하고 통제하는 법이 존재함에도 옥상옥의 법을 만들어 이중으로 규제하고 있다며, 사감위가 불법적인 사행산업은 나몰라라 한 채 합법적인 일부 산업들에 대해서만 규제를 일삼는 것은 큰 모순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국무총리 산하의 위원회중 사감위는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폐지되는 것이 국가나 사회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고, 경마는 국가의 합법적인 사행산업 중에서도 사행성이 거의 없는 산업이라고 강조하고, 모든 산업이 융합되는 복합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거대한 경제효과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발행인은 현재 사감위는 국민의 자유권과 재산권, 행복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많다며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고, 만약 존속을 한다면 불법사행행위를 근절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추천으로 참석한 김양례 박사(체육과학연구원)는 2년차를 맞이한 사감위가 발전방향에 앞서 종합계획안의 효과에 대한 공청회가 되었어야 한다며, 이번 공청회의 초점이 틀렸다고 지적을 시작으로 검토의견을 내놓았다.
공청회의 근간이 되는 연구자료가 기존 사감위 자료 중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부분을 그대로 활용했고, 조사의 중립성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데, 한국산업연구원의 국민 인식 조사에서는 사감위 직원과 극히 사감위에 우호적인 언론과 시민단체를 선택해, 사감위가 의도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방안이 모색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정부가 조직 축소와 규제 완화를 기조로 하고 있음에도 사감위는 조직 확대에 초첨을 맞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사감위 탄생을 주도한 시민단체 도박규제네트워크의 김규호 사무총장(목사)는 김문영 발행인의 토론이 주제에 빚나갔다고 지적하더니, 자신도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를 하겠다고 밝히고, 김 발행인의 발표 내용에 반박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도박중독자를 양산한 것이 경마라며 감정적인 대응으로 경마산업에 대한 공격에 치중해,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토론자들의 토론이 끝난 후 방청객 의견 제시가 있었는데, 참석자들 대부분이 연구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사행산업 관리체제 발전방안’의 부실성과 오류를 지적했다. 또한 제주도에서 참석한 양성주 사무장(사감위 철폐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은 중독예방치유를 위한 예산 46억원이 모자란다는 사감위측 주장에 대해 “제주에서는 도가 중독예방센터를 운영한다”며 사감위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제주농민이 사감위원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교만하고 오만한 사감위원장과 사감위의 자성을 촉구했다. 또한 공청회를 할 때마다 농민들 가슴이 철렁거린다고 밝히고, 마사회의 사주를 받고 데모를 벌였다는 김규호 목사의 주장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며, 또다시 억지주장을 한다면 도박규제네트워크와 내일신문 앞에서 농민들이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에 끝난 후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사감위의 발전방안에 대해 사감위 자체 권한 확대를 통한 위상 강화에만 힘쓰고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불법도박에 대한 실효성있는 대책은 찾아보기 힘든 부실한 방안이라며 이대로 추진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불법사행행위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보이지 못하는 사감위가 몸집과 권한을 키우려는 시도를 나타내면서 사회각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