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경마(12일) 제5경주에서는 근래 보기 힘든 아주 위험한 낙마사고가 발생했다. 20기 신인 여성기수인 이신영 기수가 발주후 약 250m 지점에서 안쪽으로 급격히 사행하여 오명섭 기수의 1번마 `커런시캐쉬` 최봉주 기수가 고삐잡은 3번마 `핵함대` 이정선 기수와 호흡맞춘 4번마 `트릿티`의 주행을 방해하여 모조리 낙마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방해받은 마필 3두는 모두 전도되는 대형사고였다. 3두중 2두는 경주마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필자는 낙마사고를 목격하면서 김태성기수와 이준희기수의 낙마사고가 떠올라 곤혹스러웠다. 서울경마공원은 뚝섬에서 과천으로 이전한후 벌써 2명 기수의 목숨을 앗아갔다. 김태성 기수는 코너웍시 집단적인 마필들의 전도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이준희 기수는 마필의 악벽으로 인해 주로밖 콘크리트시설에 머리를 다쳐 아까운 인생을 마감했다.
이번 낙마사고도 바라보는 사람 모두의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위험한 것이었다. 실제로 낙마사고를 당한 3명의 기수중 최봉주 기수는 1차 의료기관의 응급진료 결과 대형병원으로의 이송이 의뢰되어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정밀진단결과 최봉주 기수는 폐와 가슴사이에 공기와 물이 차면서 출혈증세까지 보여 즉시 응급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경과가 좋아 최기수는 3주 정도 진료후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병원측은 밝히고 있다. 한편 오명섭 기수는 골반부 및 경추부 부상, 이정선 기수는 허리 부상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기수는 흔히 `경마의 꽃`으로 불린다. 경마에서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수들은 화려한 스타로 각광받는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는 항상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경마의 꽃`으로 아름답게 피어나기 위해서는 생명을 내놓고 경주로를 질주해야 한다. 그래서 일부 보험회사들은 기수들의 보험가입 마저도 꺼리고 있다.
이번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지지않아 정말 다행이다. 아울러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이번 사고를 거울삼아 보다 적극적인 기수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신인기수의 미숙한 말몰이에 있었다고 볼수 있다. 현재 한국마사회는 신인기수에 한해 위험한 사고에 대비하여 실전 30회까지는 여러 기승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예를들면 신마경주 특별경주 경마대회와 1700m 이상 경주, 야간경마시 제9경주 이후의 경주에는 기승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만으로는 불의의 사고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률적으로 30회까지로 못박는 제한보다는 5회, 10회, 20회, 30회 등으로 나눠 각각에 맞는 제한규정을 두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를들면 실전 5회까지는 1000m 경주에만 출전하고 10회까지는 1200m, 그 이후는 1400m까지 출전토록 하는 방안을 권해보고 싶다. 이번사고의 경주거리를 살펴보면 1400m 레이스였다. 생애 2번째로 실전에 나서는 신인기수 특히 여성기수의 입장에서 1400m 레이스를 소화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있지는 않았을까.
또한 이번레이스를 분석하다보면 적절하게 마필제어를 하지못한 김명근 기수(해당경주 준우승마 마판전설에 기승)의 책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수가 제어를 잘 했더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다보면 더 빨리 달리기 위해 양보운전 또는 방어운전이 필요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초보운전자의 미숙한 운전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통이 남겨진다는 교훈을 잘 새겨야 할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신인기수와 관련한 효과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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