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유 사단법인 서울경마장기수협회장의 자서전 제목은 `경마장은 아름답다`다. 필자는 이책의 발문을 쓴 경험도 있어서 정독을 했다.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과연 경마장은 아름다운가라는 것이었다. 홍대유 회장 개인의 경마장을 아름답게 만들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이해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마장을 아름답게 만들려는 의지가 결국 아름답지도 않은 경마장을 아름답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책을 모두 읽고나면 미래의 아름다운 경마장을 꿈꿀수 있어서 좋았다.
필자는 사석에서 저자와 함께 경마장은 과연 아름다운가라는 주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아름다움은 시작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홍회장은 자신의 자서전에 대한 자녀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초등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경마장은 매우 더러운 곳이었는데 왜 책의 제목은 경마장은 아름답다인가를 의아해하더라는 것이다. 경마장의 어디가 그렇게 더럽더냐고 물으니 여자화장실을 예로 들었다는 것이다.
화장실은 이상한 아주머니들의 흡연장소로 전락해 있으며 경마전문지와 신문지 등을 깔고 앉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어찌 아름다울수 있으랴. 어디 여자화장실 뿐이랴. 남자화장실은 어떠한가. 일일이 사례를 열거하지 않더라도 경마장의 화장실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독자들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와 친분이 있는 언론학자 L씨는 한나라의 문화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나라의 화장실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화장실이 얼마나 깨끗한가에 따라 선진국인가 후진국인가를 구분할 수 있으며 문화가 발달한 나라인가 그렇지않은 나라인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L씨의 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해전부터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 환경이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꽃병이 등장하는가 싶더니 향수가 나타나고 인생에 유익한 각종 명언들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용변을 본 후 청결을 신경 쓴 각종 시설들도 보기 좋다.
이전의 화장실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변해 있는 현실이 그야말로 아름답다. 이렇게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더럽히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전의 고속도로 휴게소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마장은 어떠한가. 어린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적인 시인도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노래한 바 있다. 어린이의 눈에 비친 더러운 경마장을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마장으로 바꾸어야할 책임이 어른들에게 있다.
환경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은 모두가 함께 해야 가능한 것이다. 아무리 청결한 화장실을 만들어 놓더라도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럽힌다면 아무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된다.
우선 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은 깨끗해졌는데 경마장이라고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 또한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마팬 스스로도 화장실은 자신의 얼굴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청결을 유지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경마는 `왕들이 즐기던 스포츠`에서 `스포츠의 왕`으로 변화된지 오래되었다. 이제 경마장을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드는 일에 모두가 함께 나서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출 판 일 : 2001.05.13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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