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서울경마공원 관람대 6층에 마련한 외국인전용실에 대한 비난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당초 한국마사회의 외국인전용실 운영계획은 외국인들을 경마장으로 불러들여 외화획득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발상이었던 것 같다. 국가적 경제위기의 한복판에서 마련한 이러한 정책계획은 실제 상황에 돌입해서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떤 일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실천이 병행되어야 한다. 당위적 명제에 얽매여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뜻을 세웠다할지라도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호화롭게 외국인전용실을 꾸미면서 정작 외국인을 어느정도 유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사전 검토가 미흡했다. 개장 첫날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외국인만이 입장해 외국인전용실이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했다. 얼마나 홍보가 미흡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상황이었다.
이렇게 되자 신문과 방송 등 각 언론이 외국인전용실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내국인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마관람시설은 외국과는 달리 특색도 없고 장점도 없다. 모든 관람시설이 획일화, 평준화되어 있어서 관람하는데 많은 불편이 따른다.
선진 외국의 경마장들은 우선 마권구입 창구부터가 다르다. 다양한 경마팬들의 성향에 맞춰 마권 구입창구가 다양하게 나뉘어진다. 소액으로 경마를 즐기려는 경마팬들은 소액의 마권만을 판매하는 창구를 찾으면 된다. 그리고 고액의 마권을 구입하려는 경마팬들은 고액의 마권을 판매하는 창구에서 마권을 구입한다. 이렇게 분리 판매를 하면 마권구입 창구의 복잡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외국에는 일반실과 특별실을 차등을 두어 운영한다. 특별실을 운영함에 있어서는 회원제로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모든 관람시설이 획일화되어 있어 이용객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효과적인 관람시설 운영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외국인전용실을 가족실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지난 93년 개인마주제 전환이후 서울경마공원을 비롯한 지점에는 가족단위 경마팬이 부쩍 늘어났다. 그러나 경마장을 찾은 가족단위 경마팬들은 이내 실망을 금치 못한다. 가족들이 오손도손 경마를 즐길수 있는 공간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욱한 담배연기와 지저분한 주위환경 때문에 모처럼의 가족나들이를 망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두번 경마장을 찾은 가족단위 경마팬들은 결국 경마에 대한 매력을 잃고 경마장을 찾는 일을 포기하게 된다.
효용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외국인전용실을 가족단위 경마팬들이 편안하게 경마를 즐길수 있는 가족실로 전환하는 것은 효과적인 관람시설 운영방식이 될 수 있다. 가족실은 골프나 스키 등 다른 레저시설처럼 회원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회원제 운영이 어려울 경우 미리 예약을 받아 일반관람대 보다 비싼 입장료를 받고 입장시키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즉 가족실 입장 예약받는 날을 별도로 정해놓고 원하는 가족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아 운영하면 될 것이다. 만약 무단으로 예약을 지키지않는 가족에 대해서는 가족실 이용의 제한을 두면 보다 효과적인 운영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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