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몬트 참패로 의혹과 억측 난무한 가운데 헤스켈 대회 출격
- 우승은 기본, 감동을 주는 화끈한 경주력 절실

“실력으로 증명하겠다.”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참담한 결과를 낳았던 2관마 ‘빅 브라운’(Big Brown)이 4일(우리시간) 몬마우스 경마장에서 열리는 “헤스켈 인비테이션 핸디캡”(1800M, GⅠ)에 출전한다. 벨몬트 이후 2개월만에 컴백이다.
이해할 수 없는 벨몬트의 참패에 대해 여전히 의혹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빅 브라운’으로서는 당초 23일 “트래버스 스테익스”에 출전을 계획했지만 출전일정을 앞당기면서 까지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켄터키더비 와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를 연이어 우승하며 30년만에 삼관마 탄생을 기대했지만, 마지막 벨몬트 대회에서 최하위 실격의 수모와 함께 역대 2관마 가운데 가장 치욕스러운 패배를 경험했던 ‘빅 브라운’이다.
기대가 많았던 만큼 실망도 컸던 법일까. 언론은 물론 팬들은 일순간 싸늘한 반응을 보이며 ‘빅 브라운’의 어이없는 패배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억측과 의혹들을 제기하며 ‘빅 브라운’을 곤경에 빠뜨렸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빅 브라운’에 대한 애증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었지만, 설상가상 ‘빅 브라운’의 스테로이드 투여를 인정하는 듀트로우 조교사의 발언이 파문을 더욱 확대시키고 말았다. 듀트로우 조교사는 자신의 관리마 모두에게 월 1회 “윈스트롤”(Winstrol)이라는 근육증강제를 투여해 왔으며, 켄터키 주에서는 경주마의 60%가량이 동 종류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던 것.
이에 팬들과 언론은 일제히 ‘빅 브라운’ 측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사태 진화를 위해 북미 약물규제 표준위원회 측에서는, “윈스트롤”은 말의 식욕을 다소 증진시켜 건강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될뿐, 경주마의 근력을 향상시키는 약물류는 아니라며 ‘빅 브라운’측을 옹호했고, 켄터키주 경마위원회 측도 현행 경마법상 스테로이드 투여가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나섰지만 일파만파 커진 팬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제는 그 비난수위가 극에 달해 ‘빅 브라운’의 2관달성 마저도 평가절하 되는 위기에 내몰리며 경주마 생명까지도 위협당할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기속에서 ‘빅 브라운’에게 이번 헤스켈 인비테이션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들을 잠재울 좋은 기회다. 그러기 위해선 단지 우승이라는 결과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물할 필요가 있다. 대회 출전이 예상되는 상대마 가운데 ‘콜 플레이’(Coal Play)가 최대 난적으로 꼽히고 있지만 ‘빅 브라운’의 명성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그만큼 상대가 약하다는 것은 보다 확실하고 인상적인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6월 벨몬트 직후부터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던 ‘빅 브라운’은 현재 고질적인 발굽질환도 완전히 회복되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언론은 전하고 있다. 과연 ‘빅 브라운’이 모든 의혹을 불식시킬 화끈한 경주력으로 다시금 신화 재건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빅 브라운’의 스테로이드 파문을 계기로 삼관경주가 열리는 켄터키주, 볼티모어주, 뉴욕주 경마위원회는 내년부터 경주마에 대해 모든 스테로이드 투여를 전면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캘리포니아 경마위원회(CHRB)는 7월부터 스테로이드 위반행위에 대해 벌칙을 강화하는 방침을 정했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