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A(동물보호협회), “에이트벨, 경주 중 이미 골절부상 있었다” 사망 진상 규명 촉구
래리 존스 조교사, 결승선 통과시 귀(ear) 세우고 있어 PETA측 터무니 없는 주장

켄터키더비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앞다리 골절로 경주로에서 안락사된 암말 ‘에이트 벨’의 부상시점을 놓고 북미대륙이 들썩이고 있다.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즉,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에이트 벨’에 기승했던 가브리엘 사에즈 기수에 대한 기승금지 요청 공문을 켄터키 경주협회(KHRA)에 보냈다고 밝혔다.
PETA측은, 이 공문을 통해 “경주장면을 분석한 결과, 에이트 벨이 부상을 입은 시점은 경주를 마치기 전임에 분명하다”고 전제하며, “가브리엘 사에즈 기수는 그러한 사실을 묵인한 채 경주를 치른 결과 이러한 비극을 낳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PETA는 켄터키 경주협회가 면밀한 재조사를 통해 ‘에이트 벨’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PETA의 길레르모 대변인은, 만약 ‘에이트 벨’의 죽음과 관련해 사에즈 기수의 고의성이 밝혀진다면, 켄터키 더비 준우승 자격박탈은 물론이고 40만불의 상금 전액도 회수되어야 할 것이라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에이트 벨’의 래리 존스 조교사는 사에즈 기수를 옹호하기에 나섰다.
그는 “에이트 벨이 결승선을 통과할 당시 전혀 부상의 징후를 감지할 수 없었고, 우리는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었을 뿐이다. ‘에이트 벨’의 결승선 통과 당시의 리플레이 장면에서도 귀(ear)를 쫑긋 세운 채 아주 훌륭한 경기를 치렀다는 자부심이 엿보였다”고 말해 ‘에이트 벨’이 경주가 끝나기 전 부상을 입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으며, “만약 내일 다시 <더비>가 열린다 하더라도 나는 사에즈 기수를 기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가브리엘 사에즈 기수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될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가브리엘 사에즈 기수는 올해 20세의 파나마 출신으로, 켄터키더비 경주에는 이번이 처녀출전이다.
동물권리 보호협회로 잘 알려진 “PETA”는 1980년 동물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세계적 단체로, 100만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된 미국 내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단체중 하나다. 실제로 PETA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우리나라 개고기 도살 장면 UCC를 유포해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개고기 식(食)문화”를 도마위에 올려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더욱이 이번 PETA의 도발(?)은 미 대선을 앞둔 시점이란 점에서, 켄터키 주정부와 경마관련단체 그리고 북미경주마협회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무척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PETA측이 켄터키 경주협회에 보낸 공문에는, 경주중 채찍 금지, 경주마의 연령별 출전제한, 모든 경마장의 인공주로 설치에 대한 의견도 함께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관경주의 두 번째 관문인 <프리크니스 스테익스>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현지 언론들은 이번 ‘에이트 벨’의 비극을 비중있게 다루면서, 과연 암말이 수말과 함께 경주를 치르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쟁도 불거지고 있어 암말 ‘에이트 벨’의 여파는 상당기간 지속될 듯 보인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