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사는 보통 동물이 물 속에서 호흡하기에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중노동이다. 사람은 스노클링 장비를 사용해 어느 정도 호흡할 수 있지만, 그것도 겨우 50cm 정도의 깊이에서만 가능하다. 물론 숨을 참고 깊이 잠수하면, 유명한 잠수부인 고(故) 자크 마욜(Jacques Mayol. 1976년 세계 최초 무호흡 잠수로 수심 100m에 도달한 인물이다. 뤽 베송의 영화, 〈그랑블루〉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처럼 100m 정도까지 잠수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포유류에 국한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웨델 해표나 향유고래처럼 1000m 정도의 심해까지 잠수가 가능한 포유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동물은 물 속에서 오래 잠수할 수 있도록 특별한 진화를 해왔으며, 보통의 육지동물이 수면 근처를 헤엄치는 것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 서러브레드의 호흡

호흡은 흉곽을 넓혀 흉강의 용적을 넓히는 것이다. 흉막은 흉벽에 딱 붙은 폐를 부풀려야 할 필요가 있다. 흉강의 용적이 커지면 흉강 내 압력은 대기압보다 낮아진다. 즉, 대기압을 760mmHg이라 하면 숨을 들이마실 때 흉강 내 압력은 760mmHg보다 낮아(760mmHg을 0으로 하면 압력은 마이너스가 된다: 음압), 공기 그 자체가 폐 속으로 들어간다.

육지에서의 안정 시 호흡은 흉강 내 압력을 대기압보다 약간 음압되어 공기를 자연적으로 폐 속에 넣는 구조로 이뤄져있다. 전력 질주를 할 때에는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보다 많은 공기를 들이마셔 흉강 내 압력을 낮춰야 한다(음압의 정도가 커진다). 주로에서 전력 질주 시의 흉강 내압 변화를 살펴보면, 숨을 들이마실 때의 흉강 내압은 기준 대기압 0에서 마이너스(-) 50mmHg 정도까지 음압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한편, 숨을 들이마실 때 흉강 내 압력은 플러스(+) 40~50mmHg까지 양압이 되어 폐 속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는 역할을 한다.

서러브레드가 주로에서 전력 질주 중일 때 1회 호흡량(1회 호기량)은 15~18ℓ. 분당 호흡 수가 120~140 정도면 1분간 폐에 들어갔다 나오는 공기량(분시 환기량)은 1800ℓ를 넘는다.

■ 수영 중 호흡

동물이 물에 들어가면 수압을 받는다. 육지에서 호흡할 때보다 수압이 흉벽에 가하여져서 흉곽을 넓히는 것이 어려워진다. 즉,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한편, 숨을 내쉴 때 흉벽이 수압으로 밀리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숨을 내쉬게 된다. JRA 경주마 종합연구소는 수영 중 말의 호흡 순환 기능을 평가했다. 그 데이터에 따르면, 수영 시 가장 큰 특징은 우선 호흡에서 변화가 드러난다.

[그림 1] 수영 중 서러브레드의 내압 변화.
대기압을 0점(0mmHg)이라고 했을 때, 흡식할 때 내압은 마이너스(-) 20mmHg 정도이며, 호식할 때에는 플러스(+) 100mmHg 정도다.

주로에서 주행 중 호흡은 보폭과 일치한다. 한 번의 보폭에 1회의 관계가 있다. 호흡수는 분당 120~140회 정도다. 한편, 수영 중의 호흡수는 분당 30회 정도였다. 수압에 의해 흡식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흡기 시간이 짧아지고 숨을 들이 쉬는데 고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흡식시 흉강 내압은 무려 마이너스 20mmHg 정도로, 육상 주행 때 보다 확실히 음압의 정도는 작다. 한편, 숨을 내쉴 때 흉벽이 수압에 밀려 크게 숨을 내뱉고, 호식할 때 흉강 내압은 플러스 100mmHg 가까운 양압이 되어 있다(그림 1).

서러브레드의 폐활량은 40~45ℓ다. 한껏 숨을 들이마셔도 1회 흡입량에는 상한이 있다. 수영 중 1회 호흡량이 얼마나인지 측정되지 않지만, 육상에서 주행 중보다 많아 폐활량보다 적은 값인 것은 확실하다. 약 30ℓ로 추측하자면 1분에 30×30ℓ로, 분당 환기량은 약 900ℓ 정도가 된다. 이 수치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폐활량 가득히 들이마셔도 분당 1200ℓ이며 야외를 질주하는 데 비해서는 환기량이 적다.

환기량이 적은 것은 동맥혈의 성상에 크게 영향을 준다. 폐에서 받아 들이는 산소량이 줄어들 기 때문에 동맥혈의 산소 분압은 크게 감소했다. 즉, ‘답답한 상태’에서 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영 운동의 큰 특징 중 하나다.

(경마북 2010.10.3호 게재)

감수 = 최귀철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