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의 과학 1~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푹푹 찌는 여름이었다. 9월인 지금도 더위가 남아있다. 그래도 계절이 계절이고,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라 수영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영 트레이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경주마 트레이닝은 기본적으로 달리는 것으로, 다양한 변화를 주는 트레이닝은 기본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수영은 달리는 것과 다르게 운동의 질이 다르고, 트레이닝의 다양성을 줄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경주마 트레이닝으로서 수영이 깊은 역사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은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트레이닝이 되었다. 이번 연재에서 수영 운동의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하기로 한다.

■ 수영의 역사

말의 수영에 대한 일화는 옛날 겐페이 전쟁(1180년부터 1185년까지 겐지(源氏)와 헤이시(平氏)가 일본의 패권을 두고 벌인 내전. 겐지 무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가마쿠라 막부를 수립했다 - 편집자 주)에도 기록이 있을 정도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것은 틀림없다. 과거부터 근대까지 쓰인 군사용 말은 물에 대한 적응 훈련도 필요했다.

경주마 트레이닝의 목적으로 수영을 도입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에서 시작,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JRA는 1975년 경주마종합연구소 상반지소에 바깥 둘레로 약 50m의 수영장이 만들어진 것이 최초다. 당시 ‘말 온천’이라 불렸다. 이후 1988년 릿토 트레이닝 센터에, 1991년 미호 트레이닝 센터에도 도입돼 지금은 빠질 수 없는 경주마 트레이닝으로 사용됐다.

연구소 상반지소에 수영장이 설치된 가장 큰 이유는 경주마 재활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경주마는 ‘직업병’이라 할 정도로 하지 골절이나 건·인대 장애가 자주 생기며 장기 휴양이 필요한 원인이 된다. 하지에 질병이 생겨 휴양하는 경우에는 잘 알려져 있듯이 운동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치료 과정 중 운동을 재개할 때, 가능한 하지에 부담이 덜 가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수영인 셈이다. 수영을 하면 지면에 착지할 때 충격이 없고 직접적으로 체중이 실리지도 않기 때문에, 적어도 하지에 관해서는 좋은 운동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뿐만 아니라 트레이닝으로도 유용한 운동이다.

■ 물에 뜨는 서러브레드

[그림1] 수영하고 있는 말. 거의 머리 하나만 내놓은 채 헤엄치고 있다.

JRA 경주마종합연구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서러브레드의 비중은 0.95다. 물의 비중이 1이기 때문에 보통의 서러브레드는 물에 뜬다. 비중 0.95의 물체가 물에 뜰 때, 물에 잠겨있는 부분은 전체의 95%다. 즉, 떠 있는 부분이 5%다. 서러브레드의 전체 밀도가 균일하다고 가정하면, 500kg 말의 5%는 25kg다. 서러브레드 머리 무게가 20kg이므로, 머리 하나가 뜨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림 1)

■ 수압

물에 들어가면 압력을 받는다. 이를 수압이라 한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압은 높아진다. 수면에서 1기압을 받는다면 수심 100m에서는 약 10기압, 200m에서는 약 20기압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다이버용 시계에는 ‘20기압 방수’라 쓰여져 있다. 일반 손목시계에 20기압 방수라고 쓰여 있어도, 실제 수심 200m의 심해에서 활동하기는 어렵다. 실제 심해에서는 손을 이용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더 많은 수압을 받는다. 다이버용 시계에는 200m 방수라고 쓰여 있는데, 이런 시계는 만들 때부터 수심 200m에서의 작업을 고려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23~25기압 정도로 20기압보다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압이 증가한다고 말해도 다이버들이 실제로 압력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다만, 동물이 물에 들어가 있을 때 일어나는 기능의 변화를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더 큰 힘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극 드라마를 보면, 암살을 청탁받은 자가 깊은 연못 바닥에 갈대 줄기처럼 가느다란 관을 사용해 숨어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는 정말 가능한 것일까. 사람이 스노클링 장비들을 사용해 호흡할 수 있는 수심은 50cm까지다. 수영은 보통의 동물에게도 에너지가 꽤 필요한 운동이다.

(경마북 2010.9.12 호 게재)

감수 = 최귀철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