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도 승마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부산경남 초‧중학생들로 이루어진 ‘렛츠런 유소년 승마단’의 이야기다.

토요일의 렛츠런파크 부경 승마랜드 실내마장. 후덥지근한 모래판의 열기 사이에서 또랑또랑한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갈색호걸, 조심조심. 오늘도 우리 잘해보자” 승마단 막내 안유빈 학생의 애교 섞인 인사에 승용마 ‘갈색호걸’이 고개를 내밀어 화답한다.

6월 결성한 ‘렛츠런 유소년 승마단’ 구성원은 부산경남에 거주하는 초‧중학생 9명이다. 부산경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유소년 승마단’은 부경지역에 승마 문화를 알리고 지역 출신 엘리트 승마선수를 육성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7월까지는 주말에만 승마훈련을 했으나 본격적으로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평일에도 훈련에 임한다. 승마 교관의 말 한마디에도 학생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유소년 승마단을 이끄는 강인호 승마 교관은 “9월에 대한승마협회가 주관하는 유소년 승마대회에서 장애물 종목 출전을 목표로 구보를 포함한 장애물 넘기 등 고급 기술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훈련할 때에는 말이 무서워 곁에 다가가지도 못한 아이들이 많았고 심지어 우는 친구까지 있었다는 후문. 그때만 해도 승마대회 출전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서서히 말과 교감을 하고 승마를 놀이로 느끼면서 아이들이 열정을 다하기 시작했다. 말과의 짜릿한 교감이 아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 것이다.

렛츠런파크 부경 유소년 승마 교관들은 승마 기술을 주입하지 않는다. 팀별 대항 릴레이게임 등 다양한 단체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협동심과 승마 자세, 기술을 습득하도록 유도한다. 김정근 유소년 승마단 운영팀장은 “학생 시절 승마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말과 교감을 통해 안정감과 자신감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세아 학생은 “말을 타고나서 속이 뚫리는 기분을 느꼈어요. 말과 함께 뛰어노는 것이 기다려져요”라며 승마에 애정을 드러냈다.

▲ 승마 문화를 알리고 지역 출신 엘리트 승마선수를 육성하고자 부산경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유소년 승마단’. 승마단 구성원들이 유소년 승마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사진 제공=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김정후 기자 jhbbbb@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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