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산업 육성법’(가칭) 입법이 본격 추진된다. 내년까지 입법을 목표로 국회와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경마산업에 치우친 마필산업의 구조개혁을 모색하기 위해 15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말산업 육성 입법,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의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중앙일보가 주관하고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후원한 토론회에서 국회 농수산식품위 소속 의원들과 농식품부 관계자들은 말산업 육성법의 조속한 제정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는 마필산업 관련자에 대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근거를 명시하는 ‘말산업 육성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말 생산 농민, 승마산업 종사자, 말산업 추진 지자체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과 이상득 의원도 예정에 없이 참석하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말산업은 농업 개방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농촌의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안성맞춤의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우남(민주당) 의원은 “시장 개방으로 도탄에 빠져 있는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新)성장동력산업이다. 국가적 지원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공동 주최자인 조진래(한나라당) 의원도 “말산업은 파급효과가 투자 대비 세 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필산업에 대하여 정부나 국회가 이처럼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이만큼이나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경마를 포함한 마필산업에 대하여 일부 몰지각한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부정적인 편견으로 매도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세계적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한국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말산업 육성법’ 입법 추진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따라서 하루속히 ‘말산업 육성법’이 제정되기를 기대한다.

여기서 한가지 필자가 지적할 사항은 경마산업을 도외시한 마필산업 발전은 자칫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마를 배제한 마필산업 발전은 세계 어느나라도 성공시킨 예가 없다. 경마가 발전된 나라일수록 승마산업도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말산업 육성법’에 담겨질 내용에 대해 벌써부터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대체산업으로써의 마필산업, 신성장동력으로써의 마필산업, 녹색성장 모범으로써의 마필산업 발전이 이뤄지려면 올바른 ‘말산업 육성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한국마사회법,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은 물론이고 그 외의 축산관련법령들과는 어떤 관계 설정이 가능한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과 법끼리의 충돌로 인해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혼란만 가중시키며 위법자만 양산하여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만 잘 해결하여 ‘말산업 육성법’이 제정된다면 한국의 마필산업은 세계와 당당하게 경쟁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광원 한국마사회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말산업 육성법’을 강조한 바 있다. 모쪼록 이 법이 잘 제정되어 한국 마필산업의 일대 전환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