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수

입력 : 2013.07.01 15:37

명마목장 박성구 대표

박성구 명마목장 대표와 말산업저널과의 인터뷰는 올해 교배시즌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시점과 이전 준비 관계로 밖에서 이뤄졌다.
박 대표는 인터뷰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에 오락가락하던 안개비 방울에 옷이 젖는 것도 모를 정도로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내 보이고 풀어 격정적으로 들려주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종빈마사 등 주요 시설을 차례로 안내하기 위해 육성마 방목장인 초지를 횡단하며 습관처럼 웃자란 잡초를 제거하고, 발에 밟히는 조그만 돌들을 주어 목책 밖으로 던져냈다.
“방목장에서 무리지어 풀을 뜯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망아지들을 가까이서 살펴보고, 근접 촬영을 해도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대표는 “괜찮다”면서 특유의 자상한 표정과 목소리로 망아지들을 향해 ‘오라~’ ‘오라~’ ‘오라~’고 세 번을 외치며 손짓을 곁들였다.
곧 말들이 움직였고, 마치 애완견들이 다투어 주인의 품으로 달려들 듯 신기한 광경을 연출하며 주인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리고 하나같이 박 대표와 친밀하게 대면을 하고 부드럽게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는 낯익은 손길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어 하는 행동을 보였다.
무리 중에 한 녀석은 다른 녀석들과 주인의 대면이 길어져 지루하게 느껴졌었는지 갑자기 무리 사이로 파고들어 얼굴을 박 대표에게 밀착하고 맑은 눈망울을 굴리며 아양을 떨기도 했다.
“이제 그만들 하고 가서 쉬어라~”는 지시에 아쉬운 듯 발길을 돌렸던 망아지들의 행동은 주인과 목장장을 비롯한 관리사들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지극한 사랑을 먹고 자라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박 대표는 “망아지들을 생산, 예비경주마로 육성하면서 말들이 사람이 건네는 말귀와 베푸는 사랑을 얼마나 알아듣고, 느끼는가를 실감했다”면서 “원래 사람을 잘 따르고, 순종하는 동물이지만 사랑을 베푼 만큼 대견스럽게 성장하고, 경주마로 데뷔 후 기대에 부응하며 성장 과정에서 받았던 사랑을 기쁨으로 되돌려 준 녀석들 때문에 직원들에게 사료 급이 시, 참사랑을 필히 첨가할 것을 진즉에 주문했었다”고 말했다.
또 “명마목장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자질이 우수한 씨암말 확보와 국내에서 종마로 활동 중인 씨수말들과의 배합에 기술적 자문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혈통 전문가와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고,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면서 감사와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경마산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한 데다 경마 감독 기구의 규제일변도 정책기조와 입장이 우리 경주마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충격이 간과할 수 없을 만큼 커 답답하고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면서 깊은 우려를 나타냈었다.

작 성 자 : 이준영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