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여운이 가시면서 한국마사회가 준비한 가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렛츠런파크 곳곳은 열혈 팬들과 말들의 질주로 가득해질 전망이다.

한국마사회는 매해 약 40회의 대상경주를 운영한다. 일반 경주 수천 회와 달리, 이 대회들은 높은 상금과 승점이 걸려 있어 연도대표마 선정의 핵심이 된다. 은퇴한 뒤 씨수말로 데뷔할 때는 이들의 몸값마저 결정짓는 중요한 무대다.

올해 상반기에 국산 3세마, 스테이어, 스프린터 시리즈 우승마가 이미 가려진 가운데, 남은 4분기는 연도대표마의 향방을 가를 코리아 프리미어 시리즈와 신예 스타들의 등장이 관전 포인트다. 10월 19일에는 대통령배(G1)가, 11월 30일에는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그랑프리(G1)가 예고돼 있다. 이와 함께 2세마의 가능성을 엿볼 쥬버나일 시리즈도 함께 달린다.

`트리플나인`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대통령배를 네 차례 제패하며 전설이 됐고, 그랑프리는 ‘포경선’, ‘동반의강자’, ‘위너스맨’ 등 명마들의 무대로 기억된다. 특히 그랑프리는 2,300m 최장 거리를 달리며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드라마를 만들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모두 석권한 `글로벌히트`는 올해도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다. 강력한 경쟁자로는 ‘석세스백파’ 등이 거론되며, 이들의 맞대결이 가을을 뜨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쥬버나일 시리즈에서는 농협중앙회장배 및 김해시장배가 2관문으로, 브리더스컵 루키가 3관문 무대로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특히 그랑프리일에는 단거리 대상경주 KRA스프린트@서울/영남이 함께 열리며, 레이팅 80 이하 경주마들이 경쟁을 펼치는 무대도 처음 등장한다. `빈체로카발로` 이후 새 단거리 강자가 누가 될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펼쳐지는 경마의 전쟁. 열정의 질주는 이제 막 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