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일요일, 서울 경마공원에서 그랑프리(G1) 다음 가는 역사를 지닌 제41회 일간스포츠배(L) 대상경주가 제8경주로 개최되었다. 레이팅 80 이하의 3세 이상 경주마 12두가 출전해 총상금 2억 원을 두고 1800미터 장거리 승부를 펼친 이번 경주에서, `지구라트`가 조재로 기수와 함께 우승하며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주는 뚜렷한 선행마 `이클립스더킹`을 필두로 `지구라트`, `우승콩코드`, `만대로`가 인기권을 형성했다. 오전에 내린 비로 함수율 20% 이상의 불량주로에서 펼쳐진 이번 경주는 예상대로 `이클립스더킹`이 경주 초반을 이끌며 시작되었다.

`이클립스더킹`은 문세영 기수의 노련한 페이스 조절과 함께 12초대의 펄롱 타임을 유지하며 선두를 지켰다. `만대로`와 `지구라트`는 선입 그룹에 자리 잡았고, `정우포에버`가 외곽에서 선두를 압박했다. 뒷 직선주로 구간에서 경주 페이스가 잠시 13초대로 늦춰졌으나, `이클립스더킹`과 `정우포에버`의 선두 다툼이 다시 시작되면서 전체적인 흐름이 빨라졌다.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각축전이 펼쳐졌다. 선두를 지키려는 `이클립스더킹`을 따라잡기 위해 `지구라트`가 외곽에서부터 속도를 올렸고, 최후미에서 기회를 엿보던 `에클레어파워` 역시 마군을 뚫고 격렬한 추입을 선보였다. 종반 13초대의 끈기 싸움 끝에, `지구라트`가 반 마신 차이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씨씨웡 기수와 호흡을 맞춘 `에클레어파워`, 3위는 `이클립스더킹`이 기록했다.

이날 우승 기록은 1분 53.9초로, 경주 거리가 1800미터로 고정된 1996년 이후 가장 빠른 일간스포츠배 주파 타임이다. 이는 작년 우승마 `늘가을`의 기록(1분 55.4초)보다 1.5초 빠른 기록이다.

2023년 6월 데뷔한 4세 거세마 `지구라트`는 그동안 `라라케이`, `은파사랑`, `원평스톰` 등 강자들과의 대결에서 꾸준히 입상하며 `명품 조연`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조연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당당히 주역으로 올라서며 1등급 승급을 확정 지었다.

`지구라트(Ziggurat)`라는 이름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계단식 탑 `지쿠라툼(Ziqquratum)`을 연상케 한다. `높이 솟아오른 건축물`이라는 뜻처럼, `지구라트`는 마침내 가장 높은 등급으로 올라섰다. 조연 시절 보여준 끈기와 주역으로 발돋움한 능력을 바탕으로, 최상위 무대인 1등급에서도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경마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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