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경주 미시행 될 경우 관계자들과 충돌도 예상
일방적인 경마취소로 발걸음 돌린 경마팬 최대 피해자

30일 경마 취소에 따른 서울경마공원의 손실규모는 약 300억 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추산된 규모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역시 마권 매출액이다.
서울경마공원이 30일 시행된 부산 6개, 제주 1개경주의 교차투표를 통해 올린 매출규모는 245.6억원이다. 이는 지난주 일요일 (23일) 매출액 539.1억원과 비교할 때 약 296억원 정도가 모자란 액수다.
또한 지난주 경마취소가 통상적으로 매출액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월말이었고, 봄시즌을 맞아 경마팬들이 소폭 상승하는 시기였다는 점에서 추정 손해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규모는 전월에 비해 5%가량 증가된 수치를 나타낸 바 있다.
2일 한국마사회(KRA)측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주 경마취소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30일 시행되지 못한 경주에 대한 보전 시행의 계획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마사회 관계자 역시 현재로선 보전경주 시행은 계획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30일 이날 하루 책정된 경주관련 상금은 4억 3천여만원으로 여기에는 출전수당 등을 제외한 수치다. 만약 보전경주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마주나 조교사,기수 등 관계자들은 상금수득을 하지 못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듯 보여 마사회와의 보전경주 시행을 놓고 한동안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경마취소의 불똥(?)은 본장 및 지점 내부에 입점식당을 비롯한 임대 상인들에게도 튀고 있다. ‘주말장사’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번처럼 경마가 중단 혹은 취소되기라도 한다면 상당수의 상인들이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임대형태로 운영중인 식당, 약국 등 매장의 수는 현재 서울경마공원 본장에서만도 어림잡아 20여개에 달한다. 여기에 KRA지점의 상가 및 주변에서 운영되는 매장을 포함하면 100여개는 족히 될 것으로 보인다.
KRA로부터 점포를 임대중인 한 상인은, 최근 들어 경마가 취소나 중단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데다 앞으로 경마가 중단, 취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애꿏은 임대매장들만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평을 호소했다.
경마전문지 업체의 피해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오전 경마취소 공지가 발표되자 각 사에는 교환,환불을 요청하는 경마팬들의 문의가 쇄도 했으며, 일부 팬들은 전문지 업체들이 경마취소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책자를 판매했다며 근거없는 항의를 해 당혹케 만들었다.
한국마사회는 이날 방송을 통해 구입한 전문지에 대해서는 2주간의 교환기간 동안 “표지 하단의 교환권”을 절취해 오는 팬들 모두에게 책자를 교환해줄 것이라고 공지했지만 아직 전문지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보상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손피해 사례와 함께 가장 큰 피해자는 아마도 경마팬 일 것이다. 이날 경마장을 찾았던 팬들은 불현듯한 경마취소 공지에 어찌할 수 없는 망연함으로 좀처럼 경마장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화창한 봄 주말 가족과 함께 경마공원을 찾았지만 더욱 무거워진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그들의 상처는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