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서울 최강 경주마 위력 발휘
-준우승의 ‘클린업조이’ 건재 확인, 3위 경쟁에선 ‘샴로커’ 우위

2018년 렛츠런파크 서울 상반기 최강자전으로 시행된 제17회 헤럴드경제배 경마대회에서 ‘청담도끼’(4세, 거, 미국, 김병진 마주, 박종곤 조교사)가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 시작 전의 배당을 보면, ‘청담도끼’는 단승식 1.4배, 연승식 1.1배, ‘클린업조이’는 단승식 3.1배, 연승식 1.1배가 형성됐다. ‘청담도끼’와 ‘클린업조이’의 최종 복승식 배당은 1.6배다. 경주 시작 전 이미 ‘청담도끼’는 우승, ‘클린업조이’는 준우승이 유력하게 점쳐졌고, 최종 결과도 이변 없이 막을 내렸다.

오히려 관심은 주요 경주마의 경주 내용에 있었다. 그동안 무적행진을 거듭해온 ‘청담도끼’가 12주 만에 출전한 경주에서 어떤 경주력을 발휘할지, 이번에도 특유의 선행력으로 경주에 임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클린업조이’는 2018년 3월 경주에서 오랜만에 우승을 기록해 실질적인 최강 ‘청담도끼’와의 경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여부와 3위 경쟁에선 5세 동갑내기인 ‘신조대협’과 ‘샴로커’ 중 누가 이길지가 관심이었다.

경주 초반 선행은 ‘청담도끼’가 주도했다. 발주는 ‘신조대협’이 상당히 우수했으나 ‘신조대협’의 선입 작전으로 인해 ‘청담도끼’는 예측대로 수월하게 선행을 나선 것. 관심을 모았던 ‘클린업조이’는 경주 중반부 순위를 끌어 올려 종반 승부가 가능할 정도의 여건을 마련했다. 우승마의 향방을 가른 결승선 직선 주로에선 선행을 나선 ‘청담도끼’, 선입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클린업조이’, 종반 추입력을 앞세운 ‘샴로커’, ‘신조대협’ 등이 경쟁을 펼쳤으나 최종 ‘청담도끼’ 우승, ‘클린업조이’ 준우승, ‘샴로커’가 3위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청담도끼’로선 의도한 대로 선행 전개가 주효했고, ‘클린업조이’도 7세의 나이에 건재한 모습을 보여줘 각각의 성적에 의미가 있었다. 3위 경쟁에선 ‘샴로커’가 앞선 탄력으로 ‘신조대협’에 우위를 점했다.

제17회 헤럴드경제배 경마대회는 서울 대표 8두가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조촐한 편성이었지만 단 한 경주를 통해 2018년 서울의 경주마 판도 예측이 충분히 가능할 만큼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우선 우승을 차지한 ‘청담도끼’의 독주체제는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에선 뚜렷한 적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준우승을 차지한 ‘클린업조이’도 건재함을 입증했다. 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위력적인 탄력으로 경주를 마쳤다. 4세마 ‘청담도끼’를 제치는 것에는 여전히 숙제가 남아 있다. 오히려 관심을 모았던 3위 경쟁에선 ‘샴로커’가 우위를 점했다.

‘청담도끼’는 선행 및 선입, 추입도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청담도끼’가 선행보단 추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선행력으로도 일반 경주 및 여느 경마대회에선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청담도끼’의 목표는 일반경주와 여느 경마대회가 아닌 그랑프리 경마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마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김병진 마주와 조교사로 20년차 이상이 된 박종곤 조교사 모두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은 최고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청담도끼’가 향후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추입을 고려한다면 앞선 경주에서 적응을 할 필요가 있다. 어느 시점에서 ‘청담도끼’가 선행이 아닌 다른 작전으로 경주를 펼칠지가 흥미로운 셈이다.

서울은 서열 구도가 정립된 가운데 향후 ‘청담도끼’에 맞설 수 있는 신예마가 탄생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박종곤 조교사 인터뷰

Q. 그랑프리 경마대회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은 것 같다. 우승 소감은.
A. 작년 그랑프리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오늘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

Q. 우승이 유력했고, 최종 우승을 했다. 조교사로서 경주 내용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A. 경주를 앞두고 임기원 기수와 1안, 2안을 짰다. 1안은 선행 작전이었고, 2안은 선행으로 못 갔을 때 작전이었다. 발주 등 혹시라도 발주 과정에서 예측못한 상황인 선행을 가지 못하면 (선행마) 뒤편이 아닌 옆으로 달리라는 작전을 했다. ‘청담도끼’는 모래 맞는 것을 싫어하고, 능력상 3C를 지나면 충분히 끌고 나갈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임기원 기수가 작전대로 잘 타줬다.

Q `청담도끼`는 발주능력이 탁월하다. 선행 전개로 연승을 이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혹시 향후 질주 습성을 변경할 계획이 있는지.
A. ‘청담도끼’는 처음 데뷔했을 때 추입을 잘 하는 말이었다. 첫 우승 당시에도 추입해서 우승했다. 그러나 이후 경주편성두수 자체가 작아서 어쩔 수 없이 선행 전개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작년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선 추입을 안했다. 선행 강공 작전을 펼쳤는데 그게 패인이지 않나 생각한다. 선행을 가니깐 너무 견제가 강해서 사실상 제 능력을 발휘 못 하고 우승을 못했다. 출전 두수가 어느 정도 되면 추입을 하고 싶다.
1월 경주를 뛰고 중간에 3월에 주행 연습을 했다. 임기원 기수를 기승시켰는데 충분히 따라가서도 합격하더라. 2018년 그랑프리를 대비해서 한 번쯤은 추입 작전을 쓸 생각이다.

Q. 제17회 헤럴드경제배 경마대회에 출전한 `클린업조이`와 `샴로커` 등이 올해 주요 대회의 상대마가 될 것 같다. 향후 전망은.
A.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청담도끼’가 독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클린업조이’와 ‘샴로커’는 이미 이번경주를 포함해 앞선 경주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에 서울에서 특출한 말이 나오지 않는 이상 우리말이 독주할 거라고 본다.

Q. 이제 4월이다. 이번경주 후 향후 경주 출전 계획이 궁금한데.
A. 이번에 59kg를 달고 선행을 가서 우승하긴 했지만 상당한 부담이 있었다. 현 상황에서 일반 경주는 갈 생각이 없고, 경마대회를 2~3번 더 뛰고 그랑프리에 안착할 생각이다.

Q. 제17회 헤럴드경제배 대회에서 `청담도끼`는 12주 만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청담도끼`의 컨디션을 몇%로 평가할 수 있는지.
A. 사실 출전 주기가 너무 길다보니 ‘청담도끼’가 경주 감각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임기원 기수가 큰 무리 없이 잘 타줬다. 말 체중이 473kg 정도 나갔는데 큰 대회 나가면 480kg까지는 나가야된다. 말이 뛰는 것에 90점. 체중은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제17회 헤럴드경제배 경마대회 성적
순위>경주마>산지>연령>부담중량>기수>조교사>마주>기록(도착 차)
1>청담도끼>미>거>4세>59>임기원>박종곤>김병진>2:07.0
2>클린업조이>미>거>7세>59>박태종>송문길>민형근>2:07.4(2½)
3>샴로커>미>수>5세>56>장추열>송문길>최몽주>2:07.7(1½)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2018 헤럴드경제배 경마대회 우승마 `청담도끼`의 경주 장면>
심호근 기자 keunee1201@horse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