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레저화·매출 정체 벗어날 획기적 시스템
국내 승마투표 8종…해외는 중단승식 등 다양해

취임 후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4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ICT 기술을 활용한 경마 시스템 스마트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경마 고객 고령화로 매출 정체는 물론 경마의 스포츠레저화도 요원해지는 등 한국마사회가 직면한 위기 타개책 중 하나.

‘보는’ 경마에서 탈피, ‘쉽고 즐기는’ 경마로 전환해 젊은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이때 다양한 승마투표방식(이하, 승식)을 도입하는 일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한국마사회는 이미 지난해 12월, 오토벳 2.0을 선보인 바 있다. 초보 고객들에게 어렵기만 한 우승마 추리 대신 경주와 금액, 승식만 선택하면 베팅할 말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추첨해주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경주 추리의 과학적 요소를 저해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소액으로 초보 고객들이 경마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다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어려운 승식 명칭 개선은 물론 오토벳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고객 주도형 승식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다양한 승식을 개발·도입해 매출 정체 타파에 일조하고 있는 경마 선진국처럼 우리도 다양한 승식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한국마사회법상(제7조) 운영 가능한 승식은 단승식부터 지난해 도입한 삼쌍승식 등 총 8가지. 문제는 2008년 11월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삼쌍승식 방식이 추가됐고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 승인하며 도입됐지만, 기존에 포함됐던 ‘중단승식’은 폐지됐었다는 점이다. 2009년 5월 전문 개정을 통해 ‘삼쌍승식 및 특별승마식’을 명문화하며 다양한 승식 도입의 문을 열어뒀다.

미국의 경우 매출 중 단승식의 비율이 가장 높을뿐더러 단승식을 활용한 베팅 방식이 적극 발달했다. 연속 경주의 1등을 맞추는 중단승식(daily double), 지정한 세·네 경주의 1등을 맞추는 삼·사중단승식(Pick-Three or four)이 대표적인 예. 이외에도 사쌍승식(super-fecta), 한 경주마에 단승과 연승을 동시 선택해 적중 확률이 높은 단연승식(each way)이 있다.

11개의 승식을 운영하는 홍콩과 호주는 지정 2·3개 경주의 1~3위 말을 맞추는 더블·트리플 트리오(double·triple trio), 6개 경주의 1위 또는 2위를 맞추는 식스업(six-up) 등의 특별 승식이 있다.

국내에서도 2015년 부경에서 ‘Pick6 이벤트’, 2014년 서울에서 ‘Top7 적중 이벤트’, ‘특별승식 Double&Pick6 이벤트’ 등 종종 특별승식을 적용한 이벤트를 시행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별승식 도입과 관련한 현안은 한국마사회법을 일부 개정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고배당 발생 비율에 따른 세금(22% 기타소득세) 부담과 경주 영향에 미치는 영향 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시범 도입하며 모바일에서만 발매하는 쌍승식 경우처럼 다양한 승식 도입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더 컸다는 사실, 불법사설경마 단속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할 한국마사회의 향후 행보를 고려할 때 특별승식 도입은 이제 시대가 요구하는 목소리라는 평이다.

▲‘보는’ 경마에서 탈피, ‘쉽고 즐기는’ 경마로 전환해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이때 다양한 승마투표방식을 도입하는 일은 필연 수순이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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