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승마계 수장이 선출되며 대한승마협회가 가까스로 관리단체 지정 위기에서 탈출했다.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내 KUSF 회의실에서 제35대 대한승마협회 보궐선거를 실시하고 손명원 손컨설팅컴퍼니 대표이사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단독 후보로 출마한 손명원 손컨설팅컴퍼니 대표이사가 유효투표 35표 중 찬성 33표, 반대 2표를 얻어 제35대 대한승마협회장에 당선됐다. 승마선수 출신인 손 당선자는 승마계 원로급 인사로 대내외적으로 곧은 인품을 지닌 걸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인해 승마계가 분열되고 위기 속에 빠진 가운데 손 당선자가 어떻게 위기를 헤쳐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궐선거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일부 승마계 인사들이 서울동부지법에 제35대 대한승마협회장 보궐선거 절차를 중지시켜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추진한 현 집행부에 정당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말 대한승마협회가 대한체육회에 임원 인준 요청을 할 당시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전 회장의 내부 결재도 없이 직원들이 임의대로 위조해 제출한 결과로 현 집행부가 구성됐다는 것이다.

법원은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6일 원고 측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를 통보받은 원고 측은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와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35대 대한승마협회장 보궐선거 투표장을 찾은 한 승마인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선거를 위해 투표장을 찾은 한 승마인은 “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돼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보다는 내부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엉킨 실타래를 잘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투표하러 왔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승마인은 가처분 신청 건에 대한 내용을 전해 듣고 “승마인이 화합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시점에 꼬투리를 잡아 훼방을 놓으려는 일부 세력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125명으로 구성된 선거인 중 35명만이 투표장을 찾아 28%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치러진 통합 회장 선거 당시 기록한 43%의 투표율보다 15%나 낮은 수치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승마인들이 정작 승마계　수장을 뽑는 선거에는 무심한 모습은 아쉬움을 남겨야만 했다.

▲손명원 손컨설팅컴퍼니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KUSF 회의실에서 열린 제35대 대한승마협회 보궐선거에서 유효투표 35표 중 찬성 33표, 반대 2표를 얻어 회장에 당선됐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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