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근대화를 이끈 핵심 주역은? 바로 르네상스 시대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발행한 백과사전이다. 18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출현한 현대적 백과사전은 알파벳순 배열과 상호 참조 방식 등을 채용하며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다.

일본·미국 등지에서 무차별적으로 유입, 정체성을 잃은 말산업 용어들이 우리말로 정립하는 과정에 있는 가운데 말산업 용어 사전이 발간, 우리 말산업계의 르네상스를 기대하게 한다.

국립 한국농수산대 말산업학과 학과장으로 본지에 기고를 하며 배움을 실천하고 있는 마학자(馬學者, hippologist), 양재혁 교수(47)는 지난 1월, 『말산업 용어사전 –마학·수의학·축산학·경마 및 승마 용어』(2017, 학예사)를 발간했다.

지난해 9월 한국마사회가 표준 매뉴얼 보급 차원에서 발행한 『말산업용어집』이 ㄱㄴㄷ순으로 영어와 한자를 병행 표기하며 단어를 설명한 차원이었다면, 양재혁 교수의 『말산업 용어사전』은 알파벳순으로 단어를 나열하되 되도록 쉬운 우리말로 번역한 전문 사전이다.

특히 누구나 다 알고 있어서 굳이 쓸 필요가 없거나, 어려운 한자말의 이중표기로 더 헷갈리게 하는 방식을 벗어나 관련 용어의 영어 표기를 우리말로 쉽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알파벳순으로 단어를 정렬해 그야말로 보기 편하고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뛰어난 ‘사전다운 사전’이라는 평.

양재혁 교수는 “말과 그 산업에 관한 용어들이 오늘날까지 자유롭지 못하고 우리말로 번역할 때 적절한 용어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말과 관련한 용어를 담았는데 말을 배우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말산업 발전에 작은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양재혁 저, 『말산업 용어사전』(도서출판 학예사: 2017).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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