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눈이 아주 나쁜 여성입네다.
평소 안경을 끼지 않고는 바로 앞의 사람도 알아 볼수가 없어 실수도 많이하는데여.
제가 20살 한창 나이였을때. 회사가 늦게 마쳐 목욕탕 문닫을 시간을 한시간 앞두고 급하게 들어갔습니다.아무도 없는 목욕탕에서 열씨미 때를 밀고 있는데 누군가 들어오는것 같더군요. 얼핏보니 꽤 나이가 드신 할머니 같은데 허리가 굉장히 굽으셨더라구요 안보이는 눈을 찡그리며 대충 분위기 파악하는데 아시죠 아무도 없는 목욕탕이 얼마나 무서운지 근데 머리가 허연 할머니와 단둘 뿐이라니 정말 겁나더군요... (그냥 왠지 공포스럽지 않나요)
한참 때를 미는데 뽀시락 뽀시락 비닐봉지소리가 들리더군요 무심결에 옆을 봤는데 뭔가 빨간가 보이더라구요 순간 긴장했습니다. 대충 물로 헹구고 빨리 나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경을 찾아 재빨리 끼고 조심스럽게 유리너머 탕안을 봤습니다.
아! 이럴수가! 글쎄 할머니가 고무장갑을 끼고 빨래를 하시고 있지 뭡니까... 세상에 다 벗고 고무장갑은 왜 끼신겁니까? 어찌나 황당하고 웃기던지 저는 그자리에 쓰러져 숨넘어 갈뻔하고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