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음식 앞에서는 쫄아야(?) 되는 기수들!
일반인들은 먹기 위하여 일을 하고, 일을 하고 난 후에 먹는 즐거움을 가진다고 하는데 기수란 직업은 굶어야 짤리지(?) 않고 일을 할 수가 있고, 일을 하고 나서도 또 굶어야 직업을 유지 할 수가 있는 것이기에 정말로 먹는 음식 앞에서는 매우 괴로운(?) 직업이다.
초대를 받아 가거나 어디에 갔을 때 차려 놓은 음식을 많이 맛있게 먹어 주는 것이 미덕이라는 얘기가 있듯이 많이 맛있게 먹어 주어야 누구나 좋아하는데, 음식을 앞에 놓고 젓가락질만 깔짝깔짝 하고 있으니 누가 좋아하랴!
필자도 기수 초창기에는 필자가 기수인 것을 잘 모르거나 그리고 기수가 체중 조절을 하고 있다는 것을 주위에서 모르던 시절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음식을 앞에 두고 잘 먹지를 않다 보니 음식이 맛이 없어서 먹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받곤 했다. 필자는 지금도 그렇지만 체중조절을 하다보니 기수 하면서부터 위가 상당히 작아졌다. 위의 양이 작아지다 보니 위가 작은 만큼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기에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 편이다.
필자의 처가가 멀리 있다 보니 자주 가지는 못하고(그리 멀지는 않은 대전이지만..) 가끔 가는데 갈 때마다 그래도 사위가 왔다고 장모님이 상을 거나하게(?) 차려 오시건만 줄어든 위 때문에 젓가락 몇 번 왔다갔다하고는 손을 놓으니, 장모 왈! “음식이 맛이 없어서 그러냐”며 서운해하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조금만 더 먹으라고 음식을 필자의 앞에다 갔다 놓을 때마다 난처하고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 주에도 경마는 어김없이 열린다. 체중 조절하는 기수들은 체중을 빼느라 고생해야 하는데 엊그제 추석날 가족들과 오손도손 모여 송편을 비롯해 맛있는 음식이 거나하게 차려 있는 것을 보고는 어떻게 보냈을까(?)... 앞에 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고생하며 체중을 뺄까(?) 아니면 조금 먹고 부담 없이 체중을 뺄 것인지...침을 꿀꺽꿀꺽 넘기며 무수히 많은 고민과 번뇌를 수도승처럼 했을 것이다....
체중 조절을 해야 하는 체급별 운동 종목으로는 태권도, 레슬링, 유도, 권투 등이 있는데 이러한 종목들은 몇 개월에 한번씩 벌어지는 시합을 앞두고 체중을 맞추면 되기에 시합 직전을 제외하고 그래도 먹을 때는 마음 것 먹을 수 있는 기회도 있지만, 기수는 경기가 1년 365일 매주 이뤄지다 보니 1년 내내 마음놓고 음식을 먹을 수가 없다. 필자가 보기에 체중을 조절하는 직업 중에서도 기수란 직업이 가장 힘든 직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수시절에는 이렇게 일년 내내 아니 기수를 하는 동안은 계속해서 체중을 조절하기에 조그만 체구를 유지하고 지낼 수 있는 것이다. 기수를 하다가 은퇴해 조교사가 된 사람 중에는 지금은 체격이 너무나 크기에 주위에서 어떻게 저런 덩치에(?) 기수를 하였는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무튼 기수시절은 체중에 있어서는 항상 긴장을 하고 살기에 체중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기수를 그만 두면 긴장도 풀어지고 음식도 마음껏 먹을 수가 있기에 먹는 것마다 살이 되어 갑자기 몸이 불어나는 것 같다.
P,S: 기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가 있냐고 가르쳐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현역 기수들은 기수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모두가 자기 자신의 체질을 잘 알기에 각자의 체질에 맞는 운동방법을 갖고 체중 조절을 하고 있다. 필자가 볼 때 체중을 빼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활동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로 무식하게 적게 먹으라는 것이 아니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음식만을 먹고는 그리고 먹은 만큼의 칼로리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살이 쉽게 빠지게 된다.
필자는 식사를 하루 두끼 먹을 때가 많다. 아침을 먹으면 점심을 굶고, 아침을 굶으면 점심을 먹고 그리고 저녁은 항상 먹는데 이렇게 두끼를 먹고는 또 여기에 걸 맞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필자의 몸무게가 일년 전까지만 하여도 56kg을 넘었으나 지금은 맨몸으로 51kg을 쉽게 유지하고 있다...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