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느낀 사랑 ― 조용배

어느날 문득 그댈 보았다네
그대는 사파이어 보다도
맑고 깨끗한 눈을 지녔지
온몸을 휘감은 듯
어깨위로 흘러내린
검은 머릿결을 보노라면
그 언젠가 꿈속에서나 그려왔던
이상형의 여인이 아니던가!
나 아름다운 그대를
보았다네

어느날 문득 그대에게 흠뻑
취해버린 날 보았다네
그대에겐 향기가 난다네.
싱그럽고도 온화한 향기가…
그대 향기는 장미보다도 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팔꽃보다도 연하지도 않은
라일락 같이 싱그러운 향기라네
나 그태 체취에
흠뻑 취해버렸다네

어느날 문득 그대로 인해
사랑에 빠져버린 날 보았다네
왠지 그대앞에 다가갈수록
자꾸만 작아지는 내모습을 보았다네
머얼리 떨어질수록
그대곁으로 다가서는 내맘을 보았다네
비어있는 그대자리를 보노라니
가슴 미어지도록 쓸쓸하고
허전함이 젖어드네
한 잔의 술로 떨쳐버리려 해도
더욱 더 다가오는 그대여!
그건 아마도
이 맘속에 시나브로
그대가 가득차 있기 때문야!
나 그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네

〈시작노트〉
많은 이들이 현대는 각박하고 정없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젊음이 농익을 무렵 나는 한 여인에게 사정없이 끌려들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뇌리를 떠나지 않고, 길지 않은 시간조차도 옆에 없음에 허전함을 느껴야 했다. 결국 나는 그 여인을 평생 반려자로 맞이했다.
이 글은 한잔 술에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쓴 사랑타령이다.
― 지금은 두아이의 엄마가 된 사랑하는 아내를 그리며…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