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마의 경매에서 최고가 5천9백만 원짜리가 생기더니 내륙산 경주마 경매에서는 최고가 6천2백만 원짜리가 탄생해 질좋은 경주마 구매에 대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경마산업의 순환과정을 생각해볼 때 고가의 경주마가 탄생하는 것은 반드시 나쁜 것만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 경주투입 다시 경주마 생산으로의 전환 사이클을 이루면서 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주마 한 마리의 가격이 6천2백 만원이라면 서민 가정을 생각해볼 때 전재산과도 맞먹는 고액임에 틀림없다. 이제는 경주마도 소중한 재산가치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소중한 재산을 다루는 과정에서 소비자(현행 제도하에서는 마주)에게 제공하는 상품의 정보와 질의 검증 과정이 너무 소홀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매에 상장되는 경주마에 대해 고작 혈통 정도와 육성과정의 기본적인 정보만을 습득한 후 경매에 참여하는 모순이 있다. 경매장에서 보행하는 모습을 보거나 예시장에서 보행하는 모습을 보고 구매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선진경마국의 유명한 경매장에서 제공하는 각종 자료들과 비교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열악한 수준이다.
적어도 선진경마국의 이어링세일(1세마 경매) 등 순치가 되지않은 경매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처럼 2세마 경매를 시행할 경우 일정한 거리를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기록을 공개하며 혈통을 비롯한 각종 자료들도 풍부하게 제공된다.
보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도 우리처럼 경매장이나 예시장에서 잠시 보여주고 경매를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 마방에 소비자가 직접 가서 마체를 살펴볼 수 있고 경매가 열리는 동안에도 경매장 밖에서 계속 보행검사를 지켜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마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 너무도 자세하게 해당 경주마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몇 번이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자신이 소유하게 될 애마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아직 우리나라는 경매의 역사도 짧고 경험도 미흡해 여러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개선해야 할 점들을 방치해둔 채 미루어 나간다면 그만큼 우리의 경마산업은 낙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마주제가 되기 이전의 우리나라 경마는 한국마사회가 모든 경주마의 소유를 한 채 주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저질의 경주마를 수입해왔기 때문에 경주마에 대한 소유가치가 비교적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민간인들이 마주로 참여하면서 경주마 거래가 자유화 바람을 타고 고가의 경주마들이 속속 출현해 경주마에 대한 재산가치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가의 재산가치가 부여되는 경주마를 매매하는 데 있어 이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상품 판매자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경마산업의 순환과정을 생각해볼 때 아직 우리나라의 경마는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과정이 원활하게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매과정의 미흡한 부문만 문제 삼는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세계경마의 흐름을 볼 때 우리의 경마산업이 체질을 개선해야할 것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모든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우선 직접적인 문제점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면 눈부신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경매방법의 개선을 통해 다른 분야도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마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경주마들이 씨수말과 씨암말로 투입되고 이들이 생산한 경주마가 세계의 경주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