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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전문인력 양성 시급하다
-지방화 시대에 대한 준비는 이뤄지고 있는가
-미래지향적인 계획 수립과 이를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Ⅰ.“삐그덕”대는 경마산업, 바람 잘 날 없다!
Ⅱ.조교사협vs노조, 협상은 타결됐지만 갈등은 여전
Ⅲ.흔들리는 마주협회號, 최종 종착지는?
Ⅳ.경쟁의 벼랑 끝에 몰린 기수들…“탈 말이 없다?”
Ⅴ.열악한 생산환경 한국경마 기반이 멍든다
Ⅵ.“강 건너 불 구경 하나!”, 마사회가 나서라!
Ⅶ.경마산업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세우자!
사업의 성공 열쇠는 얼마나 계획성 있게 준비하고 이를 실천하는가 하는데 달려있다. 하물며 경주마 생산에서부터 육성, 경주 시행, 마권발매 등 종합적 요소가 개입하는 경마산업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기본적으로는 경주마 생산육성 계획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중장기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경마산업은 근시안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각종 사업이 일회성, 단발성에 그치는 일이 많았다. 이에 따른 예산 낭비, 사업 차질 등 부작용도 많았던 것은 물론이다. 이제는 미래지향적 안목으로 경마산업의 거시적 발전 계획을 수립,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경마전문인 양성 기관 설립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기수, 조교사, 관리사, 경주마 전문 트레이너, 심판, 발주, 핸디캐퍼 등 경마종사자의 체계적인 양성 기관 설립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 돼왔다.
기수양성에 관해서야 한국마사회가 양성소를 별도로 운영, 일정 자격 이상이 되면 2년 간 교육과정을 실시해 배출해 내고 있지만 이외 경마의 메커니즘을 좌우하는 주요 전문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교육 과정이 없어 문제로 지적된다.
그동안 전문인의 분야에서 배제돼왔던 경마예상가도 마찬가지다. 체계적인 이론과 실전적 경험, 경주의 맥을 짚을 수 있는 감각까지 두루 필요하기 때문에 경마예상가의 교육 과정이 다소 까다로울 수 있으나 많은 경마팬이 믿고 의존하는 직업이다보니 검증의 절차와 시간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국마사회가 독점적으로 경마전문인력의 양성과 배출에 관여하다보니 경마팬의 종사자에 대한 불신은 물론, 경마전문인들 간에도 크고 작은 알력이 생겨나고 있으며, 매끄러운 경마시행에도 차질을 빚는 등 파생되는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제는 한국마사회 내 전문 부서를 아웃소싱하면서 경마전문인 양성을 위한 경마학교 설립을 검토해야 할 때다. 경마산업을 이끌어 갈 동량(棟梁)을 발굴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작업은 한국경마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경마지방화 시대에 대한 철저한 준비
경마지방화는 단순히 마사회 지점의 설치를 통한 베팅 활성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복수 시행체가 복수의 경마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경마를 시행함으로써 경주마 생산 분야는 물론 사회적으로는 고용창출, 성인레저산업의 활성화 등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오는 2005년에 개장할 부산경남제2경마장은 비록 한국마사회의 독점 시행이지만 서울경마장의 2/3 규모에 달하는 경주마 자원으로, 특히 선진 모델을 시범적으로 도입, 서울과는 다른 독자적 경마를 시행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과부하 상태에 달한 경주마 생산 분야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며, 상금제도나 경마관련 종사자의 고용제도 등 서울경마장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제2경마장의 운영 상황에 맞춰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마팬 확대나 매출액 증대 등 당장 드러나는 결과는 물론이고 경마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마지방화라는 오랜 숙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치밀한 준비와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도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현재 한국마사회는 제2경마장과 관련해 경마시행의 규모와 시행규정 상 큰 틀만을 정해 놓은 상태다. 세부 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존 경마종사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상금제도나 고용제도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경마팬들에게 가장 큰 메리트가 돌아 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금요일 경마 부활, 후진적 제도 폐지 통해 경쟁력 배양해야
그동안 성인레저산업으로써 경마의 위치는 독보적이었다. 한국의 경마산업이 80여 년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내용적인 면에서 거의 정체상태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과천 시대가 열린 이후 매출액과 입장인원은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독점 우월적 지위도 그리 오래 갈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게 많은 경마관계자들의 견해다.
경마의 가장 큰 경쟁상대라 할 수 있는 경륜이 공격적 경영으로 이미 상당수 경마팬을 잠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토일 주중 3일 시행을 하고 있는 경륜은 지난 2000년 창원경륜장 개장으로 지방화를 먼저 이뤘으며 여기에 지점 설립 속도마저 경마보다 빨라 올 해 매출액 3조 원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카지노의 이익창출 속도는 이보다 빠르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인 경정, 스포츠토토 등도 자리를 잡을 경우 경마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이러한 위기감에 맞설 수 있는 카드는 금요일 경마 시행이다.
경륜에 비해 상대적으로 흥행 요소가 높은 경마가 경륜과 같은 조건으로 시행된다면 그 경쟁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마권구매상한선제 폐지, 승식 다양화 등은 경마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켜 줄 수 있다.
경주질 향상을 위해 경주마 생산 및 도입 수준을 높이고 경마시행계획을 효율적으로 마련하는 것에도 신경써야 한다.
한국의 경마산업은 내용에 비해 지금까지 드러난 성과는 매우 크다.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만큼 성장 가능성도 무한한 셈이다. 당장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중요하지만 넓은 안목으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계획들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마사회 민영화가 핵심
이 모든 과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은 현재로선 마사회의 민영화다.
공기업으로써 마사회가 갖는 영역은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경영의 자율권도 보장받기 어렵고, 이에 따라 공격적인 경영 역시 어려운 상태다.
경마전문인 양성 기관 설립, 지방화 및 인터넷 베팅제 도입 등 공격적 마케팅 전략, 각종 선진 제도 입안 등은 정부의 관장 아래 놓여 있는 마사회가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 경마의 부활도 마찬가지다. 현재 서울경마장의 인력, 경주마 자원 등을 볼 때 주 3일 경마 시행은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
지금 앓고 있는 경마단체들 간 내분 사태도 마사회의 민영화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사회 전 분야가 자율 경쟁을 통한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경마산업도 보조를 맞춰 근본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연간 매출액 40조 원의 일본 경마가 제도적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사양길에 접어든 것을 타산지석 삼아 우리 경마산업의 나아갈 바를 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