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정책 입안자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이 스포츠 정책에 대한 국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한국스포츠개발원(원장 박영옥)과 함께 체육 분야 중장기 비전 수립을 위한 ‘체육청책(聽策) 포럼’을 9월 14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파크텔 2층 서울홀에서 개최했다.

처음 열린 이번 국민 포럼에는 체육 정책에 관심을 가진 150여 명의 국민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과 성과를 냈다. 일선 체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스포츠 강사부터 운동선수, 체육 교사, 대학교수, 관련 산업 종사자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포럼에 나와 다채로운 제안을 했다.

이날 열린 포럼은 체육 정책을 만드는 기존 틀을 깨고 문체부 관계자들이 국민의 생각을 직접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행사였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의 체육 정책을 돌아보면 공무원이나 일부 체육계 종사자들이 하고 싶은 대로 정책을 만들어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했던 건 아닌지 하는 반성에서 포럼을 개최했다. 오늘은 어떠한 시나리오도 없으며, 문체부 담당자들은 입은 닫고 귀만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들을 아무런 장애 없이 들려주시길 부탁한다”며, “국민의 좋은 제안들을 모아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스포츠 정책을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들을 앞다퉈 풀어냈다. 생활체육 분야에 대한 의견 개진을 시작으로 학교체육, 전문체육, 스포츠산업, 국제스포츠 외교, 체육행정 등 다양한 영역의 기발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생활체육 분야에서는 체육지도자와 스포츠클럽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였다. 한 참가자는 현재 체육지도자 자격시험은 최근 3년간의 사례를 들며 체육지도자 자격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자격관리에 대한 문체부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필요하다는 제언을 했다.


▲이날 열린 포럼은 체육 정책을 만드는 기존 틀을 깨고 문체부 관계자들이 국민의 생각을 직접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행사로 듣겠다는 뜻을 강조해 ‘청책’이란 이름을 붙였다.

한국 스포츠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학교체육 분야는 가장 뜨거운 이야기들이 오갔다. 이미 시대에 뒤처진 체육특기자 제도에 대한 수정, 학생선수들의 인성강화를 위한 대입 생활기록부 첨부 의무화, 심판의 국가 공인화를 통한 공정성 제고 등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직접 학생체육의 현장을 경험한 이정호 군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이정호 군은 국내 고교야구 선수 출신으로 서울대에 진학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로 주말리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야구 선수 최초로 서울대에 진학한 자신에 대한 ‘주말리그의 성공’이란 기사를 보고 의아했다고 말했다. 본인은 초·중학교 시절부터 계속 공부를 해온 과정에서 ‘주말리그’란 체육 제도를 맞이하게 됐고, 이와는 별개로 공부를 지속한 덕분에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었단 말이었다.

이 군은 “주말리그는 개편이 필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안 해온 상태에서는 공부의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공부를 안 한다”며, “어린 시절에 운동을 할지 공부를 할지 학생선수가 선택할 수 있는 체육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체육 분야에서는 항상 화두인 스포츠 종목의 양극화와 전문체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하는 말들이 나왔다. 학생 탁구선수를 자식으로 둔 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은 “전문체육 중 비인기종목에 대한 지원은 많이 하되 관섭은 말아달라”는 말과 함께 학교 스포츠 강사의 정규직화, 일본 체육성과 같은 기구의 마련, 엘리트 체육의 소통 창구 마련 등을 요청했다.

승마 전반에 대한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본지 기자도 참가자로 나서 승마와 관련된 제언을 했다. 일선 승마 현장에서는 해당 부처가 어디인지 생각하기보다는 동일한 정부의 일관된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지만 실상은 부처간의 갈등이나 이해관계로 인해 잘 이뤄지지 않는 점에 대해 얘기했다. 당장 유소년 승마만 보더라고 교욱부, 문체부, 농림부의 교집합이 있다는 점이 사실을 증명한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수도권 포럼을 시작으로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을 돌며 포럼을 이어간다. 전국을 돌며 체육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한 뒤 11월 전문가 포럼을 여러 대안을 마련한다. 더불어, 12월에는 취합한 결과를 국민에게 발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한국스포츠개발원(원장 박영옥)과 함께 체육 분야 중장기 비전 수립을 위한 ‘체육청책(聽策) 포럼’을 9월 14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파크텔 2층 서울홀에서 개최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