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도 조용히… 한국마사회, 서울 경마공원 축제 축소 운영

입력 : 2025.04.02 09:01

한국마사회가 4월 4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렛츠런파크 벚꽃축제의 운영 방식을 대폭 조정했다.(사진=최현성 전문기자)

한국마사회가 4월 4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렛츠런파크 벚꽃축제의 운영 방식을 대폭 조정했다. 산불 피해와 희생자 발생으로 국가적 애도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당초 계획했던 개막식과 일부 행사를 취소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행사를 이어가겠다는 결정이다.

이번 벚꽃축제는 지난해에만 3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았던 대표 봄맞이 행사다. 그러나 올해는 대규모 인파와 흥겨운 축제 분위기보다는, 시민들이 봄의 정취를 조용히 느끼고 갈 수 있도록 구성 방향을 전환했다.

당초 화려한 점등행사와 맥주부스 운영 등도 기획됐지만, 모두 전면 취소됐다. 대신 과천시민오케스트라가 차분한 연주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시끌벅적한 이벤트보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조용히 산책을 즐기고, 지역경제와 연계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축제의 대표 명소인 벚꽃길과 말 테마 포토존은 예년처럼 그대로 운영된다. 밤이 되면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는 야경도 즐길 수 있다. 또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의 우수 상품을 소개하는 기획전과 건전한 경마문화를 알리는 홍보 이벤트도 일부 진행된다.

올해 축제는 4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지며,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과 바로 연결되는 접근성 덕분에 시민들의 방문이 용이하다. 행사 기간에는 과천과 서울대공원 일대를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순환 운행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국가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안전한 행사 시행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고 밝혔다.

벚꽃은 여느 해처럼 만개했지만, 올해는 그 아래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한층 조용해질 전망이다. 마사회는 생동감 넘치는 봄날에도 함께 나눠야 할 ‘배려의 감정’을 축제에 녹여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