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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02) - 돈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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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말한다 40대 영화감독이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에게 “요즘 뭐 어려운 일 있습니까?” 하고 물었고 장화자는 “사는 게 다 그렇죠 뭐”라고 답하였는데 감독은 “그래도 살기 나름이죠.”라고 묘한 대답을 했다. `살기 나름이라`, 하긴 살기 나름이다. 꾀죄죄하게 살아도 사는 거요, 떵떵거리며 살아도 사는 거요, 미움 받으며 사는 것도 사는 거요, 사랑받으며 사는 것도 사는 거요, 울면서 사는 것도 사는 거요, 웃으면서 사는 것도 사는 거였다. `어떻게 사는냐`는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한 방에 귀인의 도움으로... More >> 2014.05.10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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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01) - 여자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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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마음 "화자 씨, 요즘 뭐 어려운 일 있습니까?" 왕년의 영화감독이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씨에게 이렇게 안부성 물음을 던졌을 때 장화자는 사실 가슴 속에서 찡하며 올라오는 게 있었다. 여자의 어려움에 대해, 즉 아이를 데리고 홀로 생활하는 여자의 어려움에 대해 물어오는데 그 누가 가슴에 파문이 없으리오. 사실 곁은 화려해 보여도 실사정을 알면 동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여배우라는 존재의 사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영화 몇 편에 출연했다고 허드렛일이나 얼굴 팔리는 곳에서 일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잘난... More >> 2014.05.04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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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00) - 여인의 어려움에 대해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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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어려움에 대해서 묻다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는 30대 후반의 이혼녀로 딸 하나를 키우며 특별한 수입 없이 지내고 있는 바, 한때 그의 영화에 출연한 적 있는 감독의 호출을 받고 깊은 밤 산낙지를 먹으며 술잔을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여자로서 한창 성숙한 경지에 이른 장화자는 스스로 그 재능과 외모와 열정이 천하에 나설 만 하다고 여기고 있었으나 아직 때가 아니거나 이르거나 귀인을 못 만나 그 재능을 썩히고 몸매를 놀리고 열정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해서 누군가 그녀를 알아... More >> 2014.04.1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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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왕오천축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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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오천축국전 * 윤 한 로 이레를 가고 보름을 가고 또 한 달을 가고 훅훅 찌는 숲을 지나 모래벌판 검은 바람 살을 에듯 추운 고개를 넘어 여러 왕과 수령들 거의가 가난하고 무식한 백성들 흙과 나무와 풀로 집을 짓고 밀, 보리 심고 양이랑 말이랑 당나귀랑 키우면서 보릿가루와 떡을 먹으면서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 때로는 산비탈 바위 틈에 때로는 땅 구덩이 속에 누워 자는 별떨기 같은 이들 누이도 어머니도 아내로 삼는 이슬 같은 이들 맨몸에 발가벗은 맑은 이들 우걱... More >> 2014.04.1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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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풀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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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윤 한 로 늦을지라도 김치국에 밥 말아 먹고 간다 간밤에 봄비 내리고 두 닢 세 닢 네 닢 두 닢 한 닢 반 닢 마치 *핵교 가는 길에 피듯 푸르게 피었네 우린 이런 날 비록 늦을지라도, 구질구질할지라도 끝까지 걸어간다네 * 핵교 : 교도소의 은어 시작 메모 오늘도 배낭에 등산화를 신고 산에 가듯 출근한다. 걷고 또 걸어서 간다. 이제 우리겐 걷는 게 힘이리. 옛날에 지각의 대명사 오형이 ‘지각하는 날은 아스팔트 뚫고 나온 풀들 보며 한 발짝 한 발짝 철학자가 된... More >> 2014.04.12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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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199) - 하나 하긴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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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긴 해야 해요 30대 후반의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는 40대 동영상 제작자 즉 영화감독이 야밤에 연락을 해와 차를 한 잔 하였다. 그리고 계단에서 넘어지려는 영화감독을 팔을 뻗쳐 구하고, 구한 김에 술자리까지 따라가 함께하게 되었다. 소맥에다 안주로 산낙지 두 접시를 먹은 장화자는 평소에 해산물을 먹어보지 못한 여자처럼 다소 게걸스럽게 먹어댔고, 그 왕성한 식욕은 보기에도 좋고 건강미와 활기를 느끼게 하는 바가 있었다. 잠시나마 감독은 주머니에 복권 탄 돈이 들어 있는 걸 잊고 있었다. 여자와의 술자... More >> 2014.04.12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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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신사(198) - 산낙지 먹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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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낙지 먹는 밤 계단에서 굴러떨어질 뻔한 40대의 동영상 제작자, 소위 영화감독은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가 팔을 뻗어 잡아주는 바람에 최소한 뇌진탕은 면하게 되었다. 게다가 술자리까지 동행해주겠다는 미소 띤 대답을 얻어냈으니 발을 한 번 헛디딘 것치곤 그 결과가 크게 만족스런 것이었다. “산 낙지 먹을게요.” 해산물 종합판매 식당에 들어선 그녀는 벽 메뉴판을 길게 볼 것도 없이 바로 산낙지를 택했다. 산낙지로 말하자면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워낙 인상깊게 섭취하는 바람에 전세계적으로 충격적인 영... More >> 2014.04.05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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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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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윤 한 로 우리 같이 삽시다 하면 그래, 삽시다 하면 되고 나 그만 나갈라요 하면 그래, 가소 하면 되고 다시 드갈라요 하면 다시 들오소 하면 되고 애 좀 낳아야겄소 하면 언 놈의 애건, 낳으소 하면 될 거고 애 좀 키울라요 하면 언 놈의 애가 됐건, 키우소 하면 될 거고 이눔이 하면 네년은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세상 크게 웃을 일도 울 일도 없을 뿐더러 더더군다나 노할 일도 없소다 새처럼 먹고 토끼처럼 누니 재미는 워낙 적소만 시작 메모 예언자는 미래를 말해야 하는가 삶... More >> 2014.04.05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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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197) - 선행에 선행을 베푸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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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에 선행을 베푸는 여자 술이나 한 잔 하자고, 40대의 동영상 제작자 즉 영화감독이 한때의 여배우 장화자에게 건의했으나 그녀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거절하였다. 밤이 늦었다는 건 이유가 되지 않는데도 그러한 이유를 들어 술자리는 곤란하다고 하니 남자는 달리 방법이 있어 그만 일어나고자 했다. 아무리 눈앞의 여자가 뇌쇄적이고 사람의 가슴을 고동치게 하는 그런 존재라 하더라도 남자가 자존심이 있지 울며 매달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다음에 한 번 봐요.” 이런 대사를 남기고 일어서려 하자 장화자는 ... More >> 2014.03.2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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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사설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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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 윤 한 로 넘어지고 자빠지고 미끄러지고 코 깨지고 뛰고 날고 기고 소 잡고 닭 잡고 개 잡고 이 잡고 뻔뻔하고 능글맞고 고약하고 징글맞고 쌀 팔고 술 팔고 집 팔고 논 팔고 몸 팔고 응모깽깽, 거지 깡깽이 가락으로 보리 밭고랑 질컥질컥 똥장군 힘으로 니나노 나이니 난실, 니나노 갈보 색정으로 씩둑깍둑 뭉태 무숙이 개꾼 객쩍은 잇빨로 죄 쓸어담아 흥글항글, 얕은 물에 땅 짚고 헤엄치기 알량한 요량으로 아따 이년 말 듣거라 굽고 남아 잦힐 년아 * * ‘아따 이년 말 듣거라 굽고... More >> 2014.03.2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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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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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 윤 한 로 봄이 오고 날이 풀리니 왠 날이 빨리도 밝으니 곳곳에 새들 마구 울어라 개나리 덤불 골목 쓰레기 노친네 자개장롱 속 노래하는 것도 아니고 나뭇가지 물어 날라 집 짓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니고 큰 놈이 작은 놈 덮치는 것도 아니고 쪼으고 때리고 맞는 것도 아니고 암놈 위에 수놈이 세고 센 놈이 올라탔구나 대이구 좋댄다 입에 겨우 풀칠만 하는 작것들 아, 츄리닝 바람에 맹하게 듣고 있노라니 삼십년 전 대학교 때이구나 연못시장 ‘새집 여인숙’ 마치 그 새들이 날아... More >> 2014.03.22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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