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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39) - 쿨 해서 어디에 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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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해서 어디에 쓰게 복권에 당첨되었으나 그 사실을 숨기고 있는 영화감독 김은,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가 밤도 늦고 이만 집에 가겠다고 하자 치근대지 않고 "다음에 연락드리겠습니다" 하고 신사답게 말했다. 장화자는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론 섭섭한 면이 없지 않았다. 좀 치근대면 어떤가. 푼수처럼 매달리다가 거절을 당하고 울상을 지으며 돌아서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남자가 들이댈땐 들이대야지. 쿨 해서 어디에 쓰게. 그러나 그녀는 사내가 앞으로 그녀에... More >> 2015.01.25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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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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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윤 한 로 닭보다 크지만 거위보다 작아 거위보단 착하지만 닭보단 무서워 작고 착하고 게, 크고 무섭당 왠지 기뻐 우리 오리 나한테는 선생뻘일레 뒤뚱뒤뚱 십리 절반 오리 나무 * 십리 절반 오리 나무 : 민요 시 나무타령에 나오는 구절 시작 메모 장자에 나오는 남곽자기는 성 안에는 발도 못 붙이는 천민이다. 애태타는 곱사등이이다. 지리소는 두 어깨가 머리보다 높이 솟았는데 배꼽이 이마에 가 붙었다. 멋진걸. 장자한테는 이런 사람들이 도를 아는 사람, 곧 선생이시다... More >> 2015.01.17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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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38) - 사내의 머리를 이상하게 만드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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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의 머리를 이상하게 만드는 건?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는 늦은 밤 카페에서 휴대폰을 작동하는 척 상체를 숙여 가슴을 일시 노출하여 영화감독 김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김의 의식 깊숙이 육체적 갈증을 심어줌으로써 김이 그녀를 더 알고 싶다는 욕구에 시달리게 하는데 일차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위하고 있었다. 김은 그녀가 상체를 바로 하여 가슴의 일시 노출을 거두었음에도 멍하니 가슴이 있었던 자리를 응시하고 있었던 것인데, 김이 받은 충경은 상당한 것이었다. 사실 장화자가 벌거벗고 가슴을 완전히 드러냈다... More >> 2015.01.17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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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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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윤 한 로 꿀꿀이죽 먹고 타마구 주워다 불 때면 등 따습고 배 불렀네 빵에 갔던 형도 나오고 누나들 와리바시 깎으며 ‘내 빤스 이 두 마리’ 이딴 노래 부르며 즐거웠네 팔번지 날망 바람에 훨훨 루핑 지붕 날아가던 밤 단칸짜리 뜯긴 하늘엔 맨몸 들키듯 화들짝 놀란 별들, 천장이여 억수로 아름다웠지라 땡전 한 푼 못 건지곤 그해 긴 겨울 가고 말아 우린 학교를 꿇었네 그깟 것 국 끓여 먹었제 시작 메모 내가 살았던 1960년대 겨울나기 모습은 인도에 대면 새 발에 피였구... More >> 2015.01.11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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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37) - 가슴과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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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과 시선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가,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숨기고 돈냄새만 계속 풍기는 영화감독 김을 유혹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 휴대폰을 작동하는 척 몸을 숙이고 가슴을 강조한 것이었다. 김은 물론 그녀의 가슴을 보았다.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왜 동서고금의 시인이 그토록 여인의 가슴을 찬양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동서양의 화가가 왜 여인의 풍만한 가슴을 즐겨 화폭에 옮겼는지 그 이유도 알게 되었다. 참을 수가 없고 찬미하지 않을 수 없는 그 무엇이 그녀의 가슴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성... More >> 2015.01.11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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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36) - 이혼녀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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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녀가 어때서?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는, 여배우라는 스펙에 한 미모와 몸매 하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때 지금보다는 훨씬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사내들이 자기 같은 여자를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마저 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이혼녀에 자식이 하나 딸려 있긴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그게 무슨 큰 흠이 되겠는가. . 국가적으로 봐도 여성이 자식을 낳아 기르고 있다면, 그 애비가 어디에 있건 일단 애국녀 아닌가. 국가가 선진국으로 들어섰네 하지만 인구... More >> 2015.01.03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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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귀거래사(歸去來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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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歸去來辭) 윤 한 로 들, 나보러 철밥통이라고 하던데 이제 나는 가야 하리 사라져야 하리 나보다 훨씬 젊고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나보다 훨씬 재미있고 나보다 훨씬 잘 놀고 나보다 훨씬 꿈 많고 나보다 훨씬 잘 가르치고 나보다 훨씬 업무 잘 보고 그런데도 나보다 훨씬 가난하고 나보다 훨씬 착한(?) 이런 애들이 와야 하리 시작 메모 옛날 도연명은 에서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을 간절하게 읊었다. 가난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려니. 자연이나, 가난이나. ‘가난한 자는 걱정을 하... More >> 2015.01.03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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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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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윤 한 로 안양 시내 하늘 다 덮으며 올 들어 처음 눈이 나리는군 모퉁이 개버즘나무 비산동 고주망태 술꾼 하나이 가다 멈추공 오줌을 눈다 밑둥 돌쳐 오줌을 준다 딴엔, 나무에 눈 녹으라는 게다 글씨 몇 자 쓸 만큼 길고 뜨겁고 굵어 나쁜 사람 같으니 다 나오라는군 시작 메모 눈에 볼 것 하나 없고 들을 것 하나 없고 말할 것 하나 없고 마음도 다 닳았는데 했더니 눈이 나린다. 봉고차들, 가겟집들, 헐벗은 개버즘 껍데기 플라타나스 나무들 두세 시간은 먹고 살겠다. 지난 해 ... More >> 2014.12.27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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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35) - 남자의 돈을 지켜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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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돈을 지켜주기 위해 영화감독 김은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를 만나 데이트를 하고 마지막 코스로 카페를 들렀다가 지갑을 분실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신고를 했으나 27만원이 이미 사용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장화자는 왜소하고 궁기에 찌들었던 김 감독이 카드 부정사용의 상황을 알고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뒷돈이 보통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돈의 상당부분은 자신 같은 여성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이 어리숙한 사내가 돈을 다 쓰기... More >> 2014.12.27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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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34) - 남자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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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영화감독 김이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와 저녁 식사와 산책, 커피 타임, 그리고 로맨틱 멜러물 영화 한편을 감상한 후 감정적으로 매우 고조된 상태에서 장화자의 집 앞 카페로 가 오늘의 데이트를 차분히 마무리 지으려는 찰나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가 든 지갑을 분실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는바, 장화자의 현명한 조언에 힘입어 김이 카드 분실신고를 하고 그 사이에 도둑 결제된 금액이 27만원에 달한다는 카드 상담원의 급박한 통보를 듣고도 침착하게 앞으로의 사용을 제한해달라는 말을 남기는 것을 보... More >> 2014.12.20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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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묵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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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 기도 윤 한 로 하루에 이백 단씩, 오백 단씩 밭 매면서도 바치고 장에 가면서도 바치고 아리고 쓰린 맴 아궁이 불 때면서도 바치고 굶으면서도 바치고 이불 속에서도 바치고 아플 때도 바치고 자면서도 바치고 봉금이, 아기, 조이, 음전이 이런 꼬부랑 할매들 이따금 어떤 할매들은 장롱 속에 들어가서도 바치고 다섯 시간씩, 열 시간씩, 스무 시간씩 아무나 무조건 다 잘 되십사 바치고 또 바치고 돌리고 또 돌리고 벼락맞은 대추나무 묵주 가실 때 잘 가지고 가시겨 시작 메모... More >> 2014.12.20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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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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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름 윤 한 로 사촌이 땅을 사 배가 아픈감 처갓집 복 지지리도 없는가 염생이 낯을 한 자들에 애숭이들까지 덩달아 올챙이 배 걷어붙였다 지게작대기며 고리짝이며 괭이서껀 팽겨치곤 씨근덕대는 불두덩 쌍놈 씨름에 겨운 시름 몽조리 잊었구나 산네끼 댓발은 빠져들었구나 하나같이 콕 콕 찍어 바른 듯 먹물 눈알도 좋거니와 윗목에서는 막 메다꽂아라 소리지르는 서방 아래뜸에선 땅바닥에 손짚어 놀래자빠지는 총각놈까지 주둥이 벌려 깍 깍 우짖느니 까마귀처럼 무슨 누메 거위처럼 그렸... More >> 2014.12.13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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