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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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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인 윤 한 로 가운데 서자 이쪽 저쪽 양쪽에서 돌이 날아왔다고 한 시를 보고 깨달았다 긴 얼굴에 말처럼 슴벅거리는 두 눈을 보곤 느꼈다 쉽게 살기도 어렵고 어렵게 살기도 어렵고 요즘 세상 적당히 살기는 더욱 어렵다는 걸 좀체 웃잖는 시인 박 아무개 귀 밑 나룻 면도도 덜 됐군요 우걱우걱, 짧은 웃음만 씹어 먹누나 재미없이 시작 메모 너무 많이 쓰지들 마세요. 시인이며 소설가이며 평론가이며 대학 교수인 박아무개 시인은 특강 때마다 너무 많이 쓰지 말라고 강조하는데... More >> 2015.04.26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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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51) - 커피숍 흡연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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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 흡연실에서 오랜만에 강남의 냄새를 맡으니 공기도 다르고 좀 잘 살아보자는 생각까지 들었다. 강북하고도 저렴한 동네의 서민냄새를 주로 맡다가 질 좋은 커피냄새와 고급물품 냄새가 나는 강남, 그 중에서도 물 좋기로 이름난 논현동에 오니, 나는 이런 곳에 살아야 하는 체질이라는 걸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돈만 있으면 이런 동네에서 노닥거리며 오전 오후를 보내는 게 정답인 거 같았다. 장화자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몸매와 미모에서 압도적인바 오히려 그 빛을 약간 여... More >> 2015.04.26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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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50) - 홈쇼핑에서 지르기로 마음만 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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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에서 지르기로 마음만 먹으면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는 영화감독 김에게 뜯어낼 돈을 생각하다, 돈만 생각하면 몸이 달아오르는지라 달아오른 몸을 좀 풀기 위해 알고 지내는 젊은 놈을 논현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무 약속이 없었지만 논현동에서 미팅이 있다고 둘러대고 그리로 오라고 함으로써 매우 바쁘신 신분인 척 하자, 오두식이라는 34세의 사내놈은 논현동도 자기 나와바리라고 말함으로써 활동영역이 강남 전역에 걸쳐 있음을 과시하였다. 시간이 좀 남은 관계로 장화자는 집에서 요리를 한답시고 라면에 ... More >> 2015.04.1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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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왠지 새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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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새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윤 한 로 새들한테서 모이를 빼앗지 말아라 거저 줘도 먹을 거 뭐 있더냐 어스레 저녁이면 드럼통 가운데 놓고 째째거리는 좀놈들이다 잘못 훑치면 숲으로 날아가고 전봇대 위로 튀고 굴뚝 속으로 숨는다 하긴 년석들 쪼아먹는 알갱이란 게 깨알보다 잘디 자니 재주 있으면 어디 한번 뺏어보시라지 더군다나 지렁이도 먹고 굼벵이도 먹고 콩나물에 초고추장에 담배꽁초에 방사능도 먹는당 시작 메모 새란 놈들 무얼 먹고 사나. 좁쌀 알갱이에 싸... More >> 2015.04.1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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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49) - 그녀의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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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속셈 복권 탄 돈 12억 5천을 놓고 영화감독 김과 왕년의 여배우 장화자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장화자는 그저 이 사내가 돈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고만 봤지, 그게 복권 당첨된 돈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칼자루는 김이 쥐고 있었지만, 사내가 칼자루를 쥐어 봐야 여자 앞에서 오히려 자결의 형태를 취하게 되기 십상이어, 김이 장화자에게 빠져 있는 한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즉 12억 5천 중 10억이 장화자에게 건너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화자는 아침에 일어나 아... More >> 2015.04.11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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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벚꽃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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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축제 윤 한 로 온통 흰 백발(白髮)에 더욱 붉어지는 동안(童顔) 터무니없게시리! 비탈길 내려오자니 긴 팔 노추(老醜)가, 노염이 싫구나 서푼어치도 되잖는 왠, 양재기 웃음만 흘러나오고 시작 메모 가수, 연예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도 아주머니들도 기사분들도 사진사분들도 요식업계종사자분들도 검침원분들도 산모분들도 신세대이다. 연구해보면 풀도 물도 나무도 꽃도 바람도 쌀도 신세대 종일 게다. 나완 점점 멀어진다. 나이 먹어 더욱 추해지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격하게... More >> 2015.04.11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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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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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윤 한 로 해야 솟아라 동에 동산 보리 밭고랑 질컥질컥 똥장군 지던 힘으로 우둘투둘 피마자 끝 이슬뱅이 힘으로 안짱다리 굵은 땀 눈물범벅 힘으로 곰배팔에 새앙 손에, 말간 사팔 힘으로 느릅나무 껍데기 허구한 날 벗겨먹던 힘으로 지게작대기에 대이구 두들겨 맞던 힘으로 접시 물에 코나 박고 칵, 빠져 죽을라던 힘으로 퉤퉤, 시린 손 발 옹그려 봉당 바닥 산네끼 꼬던 힘으로 평생 요 모양 요 꼴 쪽박 힘으로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힘으로 썩은 추녀 끝 뚝뚝 듣는 지스락 물 한 바가지 힘으로... More >> 2015.04.05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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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48) - 꼭 남자가 아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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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남자가 아니어도 영화감독 김은 복권 탄 돈 12억 5천 중 100만원은 현금으로 준비하고 100만원은 상품권을 구입해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에게 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걸 받을 때의 장화자의 놀람과 기쁨을 생각하며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그런 생각만으로도 신체적 흥분상태에 이르게 되어 열기를 좀 식히려 화장실를 방문해 소변을 보게 되었는바 이때 하나의 깨달음이 떠올랐다. 즉, 장화자도 여느 여자와 마찬가지로 용변을 보는 여자이며, 이 말은 곧 그 뇌쇄적인 몸매와 빼어난 미모와 화사한 웃음 뒤에 일상을 살아가... More >> 2015.04.05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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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47) - 큰돈은 어떻게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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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은 어떻게 써야 하나 영화감독 김은 복권 탄 돈이 통장에 12억 5천만 원이 넘게 있었지만 보름 동안 쓴 것은 채 300만 원이 되지 않았다. 마음 놓고 돈을 써 본 경험이 없는데다 이 돈을 어떻게 쓸까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느라 돈을 소비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는 여배우들을 불러내서 회도 먹고 낙지도 먹고 보쌈도 먹고 카페에도 가고 영화관에도 가고 그랬지만 그런다고 돈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복권 1등에 당첨되기 전까지만 해도 300만 원이면 월세 내고도 4개월은 살아가는 인간이었다. 동네 식당... More >> 2015.03.28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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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시(詩)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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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도깨비 윤 한 로 지난 밤 씨름하며 열심히 쓴 곳 아침에 뜯어보니 영, 딴 판일세 난장질일세 시(詩) 독갑질 떨었구나 썩은 새끼줄에 칭칭 동인 듯 낯 뜨거워라 시작 메모 홍두깨니 신짝이니 빗자루니 몇 십 년 묵으면 사람 마음 배고 때가 묻어 도깨비가 된다던데. 밤중만치 괜 사람 홀리고 붙잡아 노래시키고 얘기시키고 길 막고 씨름 하자 든다던데. 시란 것도 몇 십 년 깔짝거리다 보면, 자기 시가 자기한테 씨름하자 들고 홀리려 들고 밤새 쿵쾅거리며 구들 돌 던지고 묶어놓고 요강 단... More >> 2015.03.28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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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46) - 돈이냐 상품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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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냐 상품권이냐 영화감독 김은 새벽 다섯 시도 넘어 겨우 잠들었다. 영화를 찍다 보면 밤을 새기도 하고 심지어 아침 8시에야 눈을 좀 붙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냥 방구석에서 사색에 잠기고 잔머리를 굴리느라 새벽 네 시를 넘긴 건 드문 일이었다. 그 사색은 돈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돈을 잘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돈을 여자에게 잘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주로 이런 문제에 집중되어 있었고, 잔머리는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하면 여자의 환심을 더 크게 얻을 수 있나 이런 방법론에 치중되어 있었다. 그 돈은 다름 아닌... More >> 2015.03.21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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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고전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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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사 윤 한 로 구운몽 속에 나오는 양소유와 팔선녀와 구름 이렇게 해서 즤네들을 양팔구라 했는데 그중 어리뻥뻥한 척, 구름이 가장 셌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구름은 애초 공부랑은 담을 쌓았으며 밥 먹듯 지각하고 담배 피고 출석부로 얻어맞고 근신 정학도 몇 개 먹되 감성은 여렸는지라 놀아도 시 하나만큼 기막히게 잘 썼더랬지 쉬는 시간이면 양소유 등에 업고 전 교실과 복도를 누비며 두둥실, 삼년 동안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린 그 구름 (남자일까요, 여자일까요?) 황혼... More >> 2015.03.15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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