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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경우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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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의 세상 윤 한 로 하나가 여럿을 위해 죽는 세상 여럿이 하나를 위해 죽는 세상 그런데 잘난 하나가 못난 여럿을 위해 죽는 세상 못난 하나가 잘난 여럿을 위해 죽는 세상 또 못난 여럿이 잘난 하나를 위해 죽는 세상 마침내 잘난 여럿이 못난 하나를 위해 죽는 세상 내가 꿈꾸는 세상 시작 메모 하나가 여럿을 위해 죽거나 여럿이 하나를 위해 죽는 경우도 있지만, 여럿이 하나를 죽이거나 특히 하나가 여럿을 죽이는 경우도 있겠구나. 그런 경우에 대한 상상은 씁쓸타. ... More >> 2015.06.07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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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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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에 부쳐 윤 한 로 남신의주 유동에 있는 박시봉씨 집 백석 선생, 바람벽 홀아비로 사글세 살며 이제 시는 안 나오고 밑천도 바닥나고 서글프고 처량타는 신세타령 겸 넋두리 한 자락 그걸 아주 대수났구나 고매한 정신이니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니 해가며 최고 시로 치는 권력(?) 있어 즈이가 딱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걸 아예 즤네랑 비스름하다 생각했는지 괴이쩍게 끌어다 두드려 맞췄구나들 선생 살아계시면 좋아하실까? 어렸을 적 먹고 자고 냄새 맡고... More >> 2015.05.30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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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56) - 말이 뛸 때의 그 역동성을 그녀는 인생에 활용해 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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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는 뒷돈이 좀 있어 보이는 김 감독과의 만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스트레스도 풀 겸 해서 젊은 사내놈과 시간을 좀 보내기로 하고 논현동 커피숍에서 강호영이라는 자와 앉아 있는 중이었다. 시시한 조연배우를 하다 어느 년을 만나 사업자금을 삥쳤는지 재건축 시행 일 등 갖가지 사업에 발을 뻗치고 있음을 과시하던 놈은 저녁이나 하지고 했고 뭘 먹고 싶냐고 했고 이에 장화자는 참치나 문어로 하겠다고 정확하게 대답한 터였다. 문어는 퓨전 일식집에서도 나오지만 제대로 된 것을 먹으려면 현지에서 ... More >> 2015.05.30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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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55) - 부모님은 왜 나를 이렇게 낳으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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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왜 나를 이렇게 낳으셨나?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가 논현동의 커피숍에서 젊은 사내를 만나 노닥거린 지도 어언 두 시간이 지났다. 사내의 나이 37세, 이 자가 왜 젊은 사내인가 하면 최근에 장화자가 만나고 있는 김 감독의 나이가 43인데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이었다. 또 김 감독에 비해 젊음의 냄새와 섹시 어필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돈에 관해서는, 김 감독이 뒷돈이 상당한 것 같은 것에 비해 이 사내는 약간 허세가 낀 것 같고 공중에 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따라서 돈이라면 사내보다는 김 감독의 ... More >> 2015.05.24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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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서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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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요 윤 한 로 하늘 같은 진평대왕 셋째 따님 선화공주님은 착하고 이쁘고 세상에 없는 게 없겠구나 무주라 골짜기에 마퉁이란 놈 노래 보소 밤이면 밤마다 날이면 날마다 지 오히려 안겨간다는군 쫀득쫀득 남몰래 공주 품에 흐흐, 마퉁이란 놈 저는 대이구 싫다는데도 일없다는데도 미욱한 놈들, 심심한 놈들 마나 캐면서 나무하단 말고 그따위로 눈에 삼삼 그려봤겠구나 그냥 딱, 뒤웅 한번 쳤겠구나 시작 메모 서동요니 이런 민요 시들, 마퉁이니 이런 쌍것 애들, 참 좋다. 마... More >> 2015.05.24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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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돌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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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맛 윤 한 로 장국에 밥 말아 먹다 말고 대우 동생 곤지캉 싸우는데 마빡에 주먹만 한 짱돌 난생 처음 돌을 맞았네 얼얼한 따귀 맛 눈부신 별 맛 꽃 피고 새 울고 바람 부는 맛이랄까 곤쟁이 새우젓 맛에 쫄밋쫄밋 별의별 맛 다 나더라 어쭈, 오히려 용기백배 염생이처럼 곤지를 발로 차곤 내가 이겼네 깨진 마빡에는 나아종, 아버지 담배가루나 듬뿍 이겨 발라라 시작 메모 인천 산동네 8번지에 살 때는 거의 날마다 싸웠다. 그건 엄마들도 아버지들도 너나없이 마찬가지였다. 때리고 차... More >> 2015.05.17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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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54) - 나도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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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논 오랜만에 논현동 커피숍에서 젊은 사내와 대화라는 걸 나누고 있었다. 건축 시행 일 및 각종 사업에 간여하고 있다는 놈은 매우 바쁘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인상을 풍기며, 짜증나게스리 간간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문자나 카톡을 날려댔다. 그러나 대놓고 하는 전화통화는 자제하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너를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경마도 여가 선용으로 하고 있다며 돈을 좀 잃어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했다. 장화자는 놈이 경마 할 돈이 있다면 나에게도 쓸 돈이 좀 있겠구나... More >> 2015.05.17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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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동네 시인선 028_윤한로 시집 ‘메추라기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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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추라기 사랑 노래’는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분교마을의 봄’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한로 시인의 첫 시집이다. 스물다섯에 등단하여 한가할 ‘한’ 늙을 ‘로’, 즉 한가하게 늙는다는 자신의 이름을 죄스럽게 여긴 시인은 세상의 가장 낮은 바닥에서 쓴 시들을 34년 만에 세상에 내놓았다. 동국대 교수인 박형준 시인은 “꽃에 비유하자면, 이 시집의 시들은 관상용 꽃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땀 냄새 가득 밴 꽃이다”라며 “자신을 씻겨주는 며느리의 손길 앞에서 대야에 둥둥 떠다니는 꽃잎을 건져내며... More >> 2015.05.11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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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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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윤 한 로 옛날 홍명희 선생이 쓴 임꺽정에 쇠도리깨 도둑 곽오주가 나오는데 이 오주가 도둑되기 전 머슴 살 때던가 장에 지게지고 쌀팔라 갔다 오단 산적 놈을 만났겠다 한바탕 씨름을 벌이다 말고설라무네 얘, 우리 좀 이따가 하자 하더니 두말없이 바지를 까뭉개곤 끄응, 길섶 똥 한 삼태기 싸 놓더라아 눈까정 찌긋째긋거리는데 산적 놈 그만 어이없어 쇠새끼, 엄청 구리구나 그때부턴 우리나라 길섶마다 민들레 별처럼 쏟아진 게로다 시작 메모 이상이 쓴 수필 ‘권태’... More >> 2015.05.0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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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53) - 오늘은 다른 경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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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른 경주가 있다 장화자가 논현동 커피숍의 흡연실에서 담배 한 대를 빨고 있자니 만나기로 한 사내가 값나가 보이는 코트를 입고 커피숍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사내는 두리번거리더니 빈 의자에 가서 앉았다. 장화자는 이제 막 들어선 것처럼 녀석 앞으로 걸어갔다. 녀석은 눈이 부신 듯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아무리 녀석이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녀도 장화자 같은 여자를 만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었다. 거기다 성숙미가 더해져 농염함마저 풍기고 있으니 녀석은 숨이 멎을 것 같았을 것이다. “에스프레소... More >> 2015.05.09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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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로詩)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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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윤 한 로 전철 역 가는 길 기름 먼지 다 먹었다 뜯겨나가기도 하고 뚫리기도 하고 개중엔 가래침도 뱉더라 담배꽁초도 비벼 끄더라 그러나 일어서지 않았다 가냘픈 대궁 한 줄기 밀어 올려 노랑 꽃 한 송이 피워 낼 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풀 나부랭이들 시작 메모 일주일에 한 편씩 시를 쓴다. 그런데 시를 쓰는 날은, 공부도 못 가르치고 책도 못 읽고 미사도 못 하고 기도도 못 바친다. 진종일 억지로 억지로 시 한 편을 탄생시키곤 녹아떨어진다. 쀼루퉁 화가 난 얼... More >> 2015.05.02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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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신사(252) - 더 나이 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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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이 들기 전에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가 논현동의 커피숍에 들어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 놓고 흡연실에서 담배를 한 대 빨고 있자니 먼저 와서 흡연 중이던 양복 차람의 두 사내가 그녀를 흘끔흘끔 쳐다봤다. 30대로 보이는 두 사내는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티 타임을 가져보자 싶어 여기 와, 온 김에 담배나 실컷 피우고 가자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압도적인 미모의 30대 여인이 나타나 좋은 냄새를 풍기며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입과 눈이 함께 호강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장화자는 남자들의 그러한 시선은 10대... More >> 2015.05.02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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