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체제 일원화&발전도약기(1966~1970년)

국제친선경마대회 개최 이어 ARC가입 국제 위상 제고

해외교류 다각 추진 한국경마 국제 위상 제고 모색
매출 신장에도 경영 적자…운영체제 단일화로 귀결

우리나라 경마가 해외경마와 최초로 접촉한 것은 1966년 한일친선경마와 뒤이은 1968년 뚝섬경마장에서 개최된 국제친선경마(기수초청)였다. 그 이전까지는 마사회가 경영불황에 허덕이면서 해외교류에까지 관심을 기울일 겨를이 없었다.

■ 최초의 국제친선교류

그러나 덕마가 발족한 뒤 1966년 일본산 경주마를 도입하면서 한일경마종사자들의 접촉이 시작되어 도쿄 오오이경마장의 조교사 나카노의 주선으로 한일친선경마를 갖게 됐다. 나카노는 광복 전 신설동경마장에서 활약한 기수여서 한국경마에 향수를 느끼던 조교사였다.
친선경마는 마침 호주마 66두가 6월 6일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6월 25~26일과 7월 2~3일 나흘간 개최했는데 일본기수 4명이 내한, 우리 기수들과 친선경주를 벌였다. 이 때는 아직 공식적인 교류가 아니어서 일본기수들은 관광비자로 입국해 경마에 출전했다.
1968년의 아시아국제친선경마대회는 1967년 마사회가 호주에서 경주마 90두를 처음으로 수입하면서 마필구입차 호주에 간 김덕승 회장과 그 곳 마필상인 프랭크 포드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져 성사됐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일본·호주·필리핀·말레이시아 등 6개국 기수가 참가한 제1회 아시아국제친선경마대회는 5월 25일~6월 3일사이 6일간(토, 일, 월) 개최됐다. 우승기수에게는 대통령상이 시상됐다.
이 대회를 위해 마사회는 이 해 봄 주로내 골프장 건설과 클럽하우스 건립을 서둘렀으며 식당을 개조해 투표장을 확장하는 등 대대적인 준비를 했다.
당초 마사회는 국제친선경마에 입장객이 몰려들어 1일 2000만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마권을 첫날 100원권에서 200원권으로 올려 판매하는 등 기대에 부풀었으나 매출액은 1500만 원에 머물러 이틀째부터 100원권으로 환원시켰다.
이 국제친선경마는 1969년에 두 번째로 개최됐으나 1970년에는 중단됐다.

■ ARC 가입

마사회가 아시아경마회의(ARC·Asian Racing Conference)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1969년 3월 제8회 도쿄대회 때였다. ARC는 1960년 일본중앙경마회의 제의로 동남아 7개국(일본, 홍콩, 미얀마,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이 도쿄에 모여 출범했다. 이후 오세아니아주까지 확대되어 각 나라별 경마시행체간 친선회의로서 회원국을 순방하면서 회의를 열고 있다. 회원국은 일본,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뉴질랜드, 호주, 터키, 바레인, 홍콩, 마카오, 한국 등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아시아지역 뿐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등 구미 각국에서도 회원국 또는 옵서버로 참석하여 세계적인 경마교류기구가 됐다.
마사회는 창립대회 때부터 초청장을 받았으나 국내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다가 1969년 도쿄회의에 비로소 참관인 자격으로 경마관계 국제회의에 한국대표로 처음 참석했다.
제8회 도쿄호의에서 한국과 터키의 가입안이 추가의제로 채택됨에 따라, 본회의에서는 한국과 터키의 경마 현황 설명자료를 제시받아 1970년 9월에 열리는 제9회 회의에서 결정짓기로 의결했다.
제8회 회의에서 돌아온 한국은 즉시 ARC 가입을 위해 도쿄대회조직위원회를 통해 가입신청서를 제출해 제9회 말레이시아·싱가포르회의부터 정식 ARC 회원국이 됐다.
이후 마사회는 덕마흥업의 인수문제로 번거로웠던 1972년 제10회 시드니회의를 제외하고는 매년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1980년에는 제15회 회의를 서울에 유치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마사회의 국제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2005년에도 제30회 ARC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는 마사회는 한층 더 발전한 한국경마의 수준을 적극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경마개최국간의 교류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 임원교체와 마필관리협정

덕마㈜의 시설투자에 의한 이원체제로 날이 갈수록 마사회와 덕마 간의 불편한 관계가 심화되는 가운데, 1970년 3월 경영진이 개편됐다.
6년 3개월간 마사회의 회장직을 맡아온 김덕승 회장은 민자유치의 주역이었으며 회장인 동시에 투자자인 덕마 4인주주 중 1인이기도 했다. 이러한 위치에서 마사회와 미묘한 관계를 지속해온 김덕승 회장은 마사회의 경영체제 개선방안을 두고 농림부와 번번이 의견차이를 보여오던 중 퇴임하게 됐고, 후임으로는 최재홍 회장이 임명됐다. 신임회장의 임명과 동시에 이사와 감사 전원도 교체됐다.
마사회는 1970년대에 들어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게 됐다. 그러나 청량리와 명동 장외발매소의 개장(1970. 9~12), ARC가입(1970. 9), 기수양성소의 개설(1971. 5)등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덕마㈜와의 불편한 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불편한 문제는 마필문제였다. 1971년 7월 마사회는 우선 마필관리의 일원화를 시도했다. 마필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은 개인마주제를 시행하는 것이라 판단했지만, 우선 잠정조치로서 마주를 단일화해 소유, 관리, 보충 등의 문제를 통일하고 책임의 소재를 명백히 하자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덕마와 마필이관에 관한 협정을 체결(1971. 7. 29)하고 마사회 소유 경주마와 관리인력 등을 모두 덕마에 이관했다. 이 협정에 의한 덕마 단일마주는 약 1년간 계속됐는데 전문 12조로 된 협정의 요점은 다음 몇 가지였다.
① 경주마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앞으로 2년내에 개인마주제를 실시한다 ② 모든 마필은 덕마가 관리하고 경마일마다 100두 이상을 출주시켜야 한다 ③ 마사회는 조기단상금을 포함해 매출액의 8%를 시설임대료로 덕마에 지불한다 ④ 조교사, 기수의 자격은 마사회가 관리하고 고용은 덕마에서 관장한다.

■ 회장 경질과 체제 개선 시도

제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1967~1971)이 끝날 무렵인 1970년대 초, 국가경제의 고도성장 속에 점점 왕성해진 레저붐은 경마에도 큰 성장촉진제가 됐다. 더욱이 제7대 대통령선거(4. 27)와 제8대 국회의원선거(5. 25)가 잇달아 시행된 1971년, ‘행운의 공원’(HAPPY PARK)으로 이름붙인 뚝섬 서울경마장은 전년대비 34.2%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회는 빈곤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1971년에만 마사회가 덕마에 지불한 시설임대료는 2억 1000만 원이었고, 상환이자는 7600만 원으로 6900만 원의 적자경영을 기록했다. 과도한 덕마시설의 임대요율, 은행채, 사채 등 고율의 이자상환으로 인해 부채규모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었으며 운영자금에까지 압박을 받았던 것이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마사회는 경리부정사건까지 발생, 물의를 빚은 끝에 1971년 11월 최재홍 회장이 1년 7개월의 단명으로 물러나게 됐고, 후임으로는 김동하 회장이 임명됐다.
김동하 회장은 부임 즉시 덕마시설에 의한 이원체제하의 마사회 재무실태를 파악하고 경영진단을 철저히 하고자 했다. 먼저 감사원에 마사회에 대한 감사를 의뢰하는 한편 공인회계사를 동원해 1971년도 결산을 겸한 회계감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작업은 현 경영상태를 진단, 정리하고 새출발을 하기 위함이었다.
경영진단을 통해 현행 고율의 시설임대차요율로는 마사회의 지속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마사회는 덕마의 시설임대료를 대폭 재조정하거나, 경마시설과 재산을 인수해 운영체제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호에 계속>

기획취재팀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이용준 cromlee21@krj.co.kr